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프랑스 등 3개국 미술기관 참여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프랑스 등 3개국 미술기관 참여
  • 정인서 객원기자
  • 승인 2018.06.06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내작업 진행예정, '파빌리온' 특성 시민과의 소통 미흡해 아쉬움

2018광주비엔날레 기간 중 해외 미술기관과 국내작가들이 참여하는 2018광주비엔날레 위성 프로젝트인 파빌리온 프로젝트(Satellite Project)가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는 본 전시와는 별도로 광주지역 주요 공간에서 해외 미술기관이 직접 자기부담으로 전시를 여는 프로그램이다.

광주시 남구 구동 광주시민회관에서 프랑스의 팔레 드 도쿄, 서구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 남구 양림동 이강하미술관에서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 등이 역동하는 현대미술의 장으로 엮어내면서 광주비엔날레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니스비엔날레가 각 국가에서 국가관을 운영하면서 자국 미술을 소개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이번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광주비엔날레 기간과 맞물려 해외 미술기관들이 자국 신진 작가와 한국 작가들을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2008년 타계한 무등산 작가로 불리우는 이강하 서양화가를 비롯하여 현재 활동 중인 이매리 설치작가, 이세현 사진작가 등 지역 작가들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다만 이번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실내공간에서 주로 설치작업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파빌리온’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시민들과의 소통의 폭이 넓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3년 동안 실내행사 위주로 진행되어 미술인들의 잔치로만 끝날 뿐 광주지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지역의 공간에 남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본전시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열려 역시 실내전시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주요 전시내용을 사전에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 팔레 드 도쿄/광주시민회관

‘Today Will Happen’ = 시와 노래의 변형 통한 의미 창출 ‘경계 파괴 시도’

Julien Creuzet, Ricochets
Julien Creuzet, Ricochets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시관인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는 남구 구동 광주시민회관에 ‘Today Will Happen’을 주제로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전시는 팔레 드 도쿄와 주한프랑스문화원의 프로그램으로 팔레 드 도쿄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ㆍ아시아문화원(ACI)이 공동제작 및 공동기획한다.

지난 2015년 재개관한 광주 근대 건축물인 광주시민회관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대항한 시민군이 사용하던 공간이다.

‘Today Will Happen’ 전시는 장 드 르와지 팔레 드 도쿄 관장과 김성원 아시아문화원 전시사업본부장이 큐레이터를 맡았다.

참여작가는 베다르거&페주스, 최윤, 줄리안 크루제, 데이비드 두아르드, 니하오, 미셸 우엘벡, 타릭 키스완슨, 권하윤, 이미래, 루이즈 사토르, 장영규 등이다.

‘Today Will Happen’은 프랑스 시인 미셸 우엘벡의 1996년 시집 ‘The Art of Struggle’ 속 동명의 시에서 빌려왔으며, 이 시는 전시기획 시발점이 됐다.

미셸 우엘벡의 시와 작가가 쓴 시에 대한 글은 한국 시인의 참여로 한국어로 번역될 예정이다. 이 한국어 텍스트에 작곡가가 곡을 붙이고, 광주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작가가 리믹스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전시에 출품되는 시각예술 신작을 위한 또 하나의 재료가 된다.

전시를 기획한 장 드 르와지는 “시인이 빌려준 하나의 작품이 번역되고, 독특한 형태의 노래로 바뀌게 되는 과정 전체는 전시에 참여하는 다른 시인, 작가, 뮤지션, 관객과 공유된다”며 “이러한 변형은 이번 전시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원래 의미를 새롭게 창출하면서 기존 경계들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무각사 로터스갤러리

‘Fictional Frictions’ = 5명 참여작가들의 중첩된 경계와 상호 의존성의 시각화

Elina_Vainio_Spells-5_photo_Maija_Toivanen
Elina_Vainio_Spells-5_photo_Maija_Toivanen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핀란드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HIAP - Helsinki International Artist Programme)은 서구 로터스갤러리에서 큐레이터 제니 누르메니에미가 기획한 ‘Fictional Frictions’을 주제로 핀란드와 한국작가 5명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주제 ‘상상된 경계들’의 다양한 양상들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조각과 사운드 기반 설치작업이 주를 이룬다. 5명 참여 작가들의 중첩된 작업은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 미시적 시선과 거시적 시선까지 전시 공간인 무각사의 환경과 조우하면서 균열되고 확실한 경계보다는 상호 의존성과 연속체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광주 기반 작가 이매리는 신작 조각 설치를 출품한다. 개인적인 동시에 집단적인 상상력을 반영하며 기념비적인 풍경을 유리 등을 활용해 형상화한다.

헬싱키 출신 엘리나 바이니오는 과거, 현재, 미래의 문명에 대한 암시를 담은 대형 모래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공간 인근에서 가져온 모래가 활용되며, 전시가 끝나면 모래는 본래 장소로 돌아간다.

네스토리 쉬자랴는 인간 활동이 세계 기후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한다. 두 바위 사위에 끼워진 자동차 유리 여러 점으로 구성된 조각 설치 작품은 인간이 초래한 환경 변화 상황을 형상화한다.

암스테르담 라익스아카데미에서 레지던시 중인 이미래의 추상적인 조각 작업은 경계와 분류 체계를 해체하려는 듯한 형상을 띤다. 조각의 키네틱 요소는 예측하기 힘든 하나의 안무로 작동하며 조각적 요소들은 특정 경계에 치우쳐 있지 않다.

안정주와 전소정은 협업 프로젝트인 밴드 검은밤의 정규앨범 ‘망상의 산’을 LP 레코드 형식으로 선보인다. 광주의 과거와 현재를 개인의 기억과 감각으로 포착해 가사와 음악으로 재구성하며 일련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법을 산을 오르는 행위에 은유한다.

한편 헬싱키의 대표적인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HIAP은 1998년 설립된 비영리 예술가 연합으로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제공해오고 있다.

●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이강하 미술관과 북구 위치 신생 미술공간

‘Hothouse’= 필리핀작가와 광주작가가 보여주는 자연과 인공, 감성과 공간의 경계

이강하, 이강하미술관 전시장 내부
이강하, 이강하미술관 전시장 내부

필리핀 현대미술기관 연합체인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Philippine Contemporary Art Network)는 ‘Hothouse’라는 주제로 남구 양림동 이강하미술관 및 북구에 위치한 신생 미술공간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마크 살바투스, 인디 파레데스, 도미니크 망길라, 렌즈 리, 이강하, 이세현 등 6명이 참여한다.

2015베니스비엔날레 필리핀관 큐레이터, 2008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등을 역임한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 대표인 패트릭 플로레스가 기획을 맡았다.

제철이 아닌 식물을 자라게 하는 구조를 뜻하는 단어 ‘Hothouse’는 생명체가 예외적으로 빠르게 자라게끔 조성한 자연과 인공 사이의 접촉지대이며 유리로 된 환경인 온실을 의미한다. ‘뜨거움(hot)’이라는 감성적 요소와 ‘집(house)’이라는 공간 사이를 가로지르는 상황에 주목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선정 작가인 마크 살바투스는 원예와 시위의 관계를 살핀다. ‘구조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작가 작업 전반은 사회 속 일상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사진, 비디오, 설치, 관객 참여형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개입한다.

인디 파레데스는 건축에서 유리라는 소재에 집중한다. 필리핀 도시문화의 현실에 주목한 작가는 거대 도시의 밀집된 주거환경 속 응집된 에너지에 주목한다.

도미니크 망길라는 텔레비전 속 영상이 만드는 추상의 형태를 형상화하며, 렌즈 리는 주거와 관련된 전 지구적인 행동에 대한 콜라주 이미지를 선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