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무병균·무충 육묘 재배에 집중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무병균·무충 육묘 재배에 집중
  • 김다이, 박어진 기자
  • 승인 2018.04.19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ED 식물농장 시설로 농민과 상생하는 전략 찾아 연구
4차 산업혁명시대, ‘LED식물공장’에 주목하라(3)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폐쇄적인 열악한 공간에서 꼬리 칸에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식물을 재배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상상속의 비현실적인 모습이 아니다. 미세먼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머지않아 다가올 우리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햇빛이 없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어떻게서든 식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급변하는 날씨 변화로 일조량, 온도 등 재배조건이 열악한 유럽지역에서는 식물공장이 각광받고 있다. 원전사고 이후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식물공장의 부흥기를 맞이하지 못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식물공장이 아니어도 저렴하고 싼 가격의 친환경 농산물을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 없다. 지금부터 식물공장을 준비하고, 연구해야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도 점점 사계절의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지구온난화를 대비하고, 안정적이고 균일한 식품 생산을 위해서 발전되어야 한다.

농업 및 바이오 등 LED접목 시켜 연구하는 센터

바로 LED식물공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장’이라는 부정적인 단어에서 거부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최근 IT, 커넥티드 기술 등의 농업기법이라며 용어를 바꿔 ‘스마트팜’이라고도 부른다.

전북대학교 익산캠퍼스에는 2층 규모의 LED식물공장이 있다.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는 농업 및 바이오 관련 산업을 우선적으로 특화해 LED와 접목시켜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

전북대 익산캠퍼스 정문에 들어서면 떡하고 바로 오른편 입구 쪽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LED식물공장의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소규모의 농업인부터 대기업, 해외기업의 관련부서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통제된 시설에서 빛, 공기, 열, 양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자연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 LED광원을 이용해 다양한 채소들을 깨끗하고 빠르게 재배할 수 있는 것.

이곳에서 생산된 야채는 현대그린푸드의 유통을 통해 현대백화점에 납품되기도 했다.

LED농생명융합기술 연구센터 박재영 팀장의 안내로 연구센터 내 식물공장 시설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아쉽게도 연구센터는 새로운 육묘를 재배하기 위해 업그레이드 중에 있어 공간이 비어있었다. 100평 규모의 식물공장은 다른 작물의 재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식물 재배, 보광 역할 등 두 가지 역할

다행히 아직 몇몇 남아있는 파프리카 육묘 등은 살펴볼 수 있었다. 연구센터는 재배목적만이 아닌 LED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연구하고 있다.

박재영 팀장은 “재배하는 식물에 따라 빨간 빛을 더 줄지, 파란 빛을 더 줄지도 다르다”며 “센터에서는 빨간 빛, 파란 빛을 섞어 식물을 재배하는데 적절한 비율을 찾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홍창희 LED농생명융합기술 연구센터장

LED식물공장에서 키운 식물은 좀 더 달고, 부드러운 식감을 지녔다고 한다. LED 광원을 통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포도당을 많이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식물공장의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홍창희 LED농생명융합기술 연구센터장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홍창희 센터장은 “LED식물공장 시설로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하나는 식물을 생산하는 역할, 또 하나는 요즘 일조량이 부족하니까 온실에서도 LED를 이용해 보조등으로 보광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는데 후자 쪽은 요즘 떠오르는 시장이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초반 LED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치솟는 듯 했지만 현재는 경쟁력이 뒤쳐져가고 있다. 뜨는 기술이라고 무조건 먹고 보자는 식이었다. 생산만 해냈지 유통할 팔로워를 찾는 노력과 소비할 타깃 분석에 실패했다.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상추 등 엽채류는 일반적인 채소보다 가격이 비싸다. 노지에서 자란 작물에 비교해 식물공장에서 자란 작물에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혹은 LED식물공장에서 재배할 작물은 고부가가치가 있는 작물이어야 경쟁력이 있다.

고부가가치 작물 찾아내는 것이 중요

이에 대해 홍창희 센터장은 “식물공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비즈니스가 되느냐, 경제성이 있느냐가 문제다”며 “초창기에 많은 업체들이 와서 조명개발을 하는데 피드백을 주며 도움을 줬다. 식물공장을 세우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문제는 무엇을 키워서 수익을 낼 것인가를 정하지 않고 오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홍 센터장은 “식물공장에서 어떤 작물을 키워야 할까 문의가 많은데, 그것은 생산을 해낼 사람들의 몫이다”며 “미래농업이라고 해서 당장 시스템을 지을게 아니라 재배된 식물의 팔로워가 결정되고 유통이 되어야 하는데 생산한 이후에 찾으면 늦는다.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LED농생명융합기술 연구센터는 농민들과 함께 상생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센터의 방향은 무병균의 육묘를 재배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고구마, 딸기 같은 작물의 경우 바이러스에 취약한 부분이 있어 무병균, 무충의 튼튼한 육묘가 필요하다. 연구센터는 지난 4년여간 농민들에게 식물공장에서 자란 튼튼한 고구마 묘를 보급해왔다.

앞으로 LED식물공장 부흥을 위한 센터의 역할에 대해 홍 센터장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식물공장을 짓게끔 산업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계속 할 것이다”며 “농업법인의 경우도 연구원들과 같이 기술개발을 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대학교 LED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50억 원, 지방비 52억 원 등 총 372억 원을 지원받아 LED 광원과 농업기술을 접목시킨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