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귀(倀鬼)소동이 볼만하다(3)
창귀(倀鬼)소동이 볼만하다(3)
  • 이홍길 고문
  • 승인 2018.02.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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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 고문
이홍길 고문

박원순 시장을 난도질하는 창귀들의 솜씨가 역사학자 한홍구도 비켜가지 않는다. 자유민주를 연구하고 자유연합을 대표한다는 인사들이 창귀 소동을 벌이는 것이 가관이다. 한홍구 교수가 “대한민국을 허물어 나가는 지능적 좌파지식인”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한 교수에 대한 공격점은 한 교수가 군사주의에 반대하고, 박정희를 증오하고, 이명박 정권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그들은 그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짓밟은 군사주의의 성과에 취한 존재들로 박정희, 이명박 추종자들임을 빼어난 민주주의자들을 공격함으로써 춘치자명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것은 자유를 빙자해서 자유의 내실을 다지고 자유의 외연을 확대코자 하는 자유민주주의자들을 모함한다는 사실이다. 억압과 착취로부터 자유와 민주를 쟁취하고 보호함으로써 그 피어린 투쟁의 역사가 이루어졌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음에도 알짜 자유민주주의자들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은, 그들이 적폐로 이루어진 기득권의 현란한 외양을 자유로 위장하여 거짓 자유로 진짜 자유민주를 결딴내려는 짓이다. 적폐로 얼룩지고 오염된 자유와 민주를 더 늦기 전에 정화하자는 것이 촛불민심이고, 창귀들이 아작내고자 하는 소위 15인의 좌파지식인이 그 향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을 피투성이로 만든 지난날의 재고 상품을 염가 출하해서 적폐를 우익으로 위장하고 자유민주 지식인을 좌파로 음해, 매도하는 짓은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되었다. 당신들이 한홍구 교수의 좌파적 행적으로 모함하는 민청련 활동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한국 학생운동의 찬연한 활동이었음을 한국의 사법부가 판결했음에도 왜, 무엇에 씌어서 음해를 계속할까 의심스럽다. 한국 민주주의가 유신독재에 신음할 때, 자유 수호자로 자처하는 창귀된 여러분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가 오히려 궁금하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오각성해서 민주시민다운 새로운 인식을 갖기 위해서는, 민주공화국의 민중을 호명하는 일이다. 주권재민의 공화국에서 모든 성취의 공로는 국민으로 부르든, 인민으로 부르든, 민중으로 부르든 상관없이 민초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한홍구 교수도 이 땅의 모든 민주주의자와 마찬가지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고, 그런 만큼 군사주의에 반대하고 독재에 반대하다 보니, 박정희에 반대하고, 전두환을 반대하고, 부패, 적폐의 상징인 이명박을 멸시하는 것은 건전한 감성의 자연스러운 귀결임을 귀띔한다.

좋은 사람들을 모함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면 영영 창귀에서 헤어날 수 없음도 불문가지이다. 박정희에게서 만주국과 관동군의 망령을 상기하고 미국의 영향과 일본의 훈육 흔적을 확인하는 것은 국가 자주를 지향하는 한국 현대사 학자의 당연한 학식으로 그것은 공화국 지성인의 나라사랑의 감정이기도 한데, 언감생심 “지능적으로 대한민국을 허무는 좌파지식인”이 가당키나 한지 반성할 일이다.

한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그의 입장과 주장을 살핀다. 일본의 영화인 사토 다다오의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라는 책을 추천하는 글 속에서 한 교수는 저자가 전쟁과 폭력과 우둔으로 점철된 역사 속에서 인류가 진보해 온 모습을 끌어냄을 발견한다. 다다오는 미국과 러시아에서의 반전운동이 베트남전쟁과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전쟁 종식의 중요 동력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한국의 군사주의의 내력을 찾는 가운데 해방 후 일제가 키운 군국 소년들은 곧 격심한 좌우대립에 빠져들었고 성년이 되어가면서 한국전쟁을 치러야했다. 3년간 치열한 전투 끝에 포성은 멎었지만 승패는 없었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중략) 이들 군국 소년들의 사령관이 바로 박정희였고, 그가 통치하는 이 병영국가는 자유세계의 일원으로 그 책임을 다한다는 미명 아래 미국 편에 서서 베트남에 군대를 보냈다는 것은 현대사의 상식이다.

박정희의 파병이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겠지만,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한 교수가 평화주의자임을 살필 수 있겠다. 파병은 국민의 선택이 아니었고, 박정희 정략의 결과였다. 남북 모두 병영국가를 벗어나 평화민주국가가 되는 것이 한 교수와 함께 우리 모두의 소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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