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주전남 언론, 언론인
위기의 광주전남 언론, 언론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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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의 언론현실에 대한 우려는 이미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간신문사의 난립으로 광고시장은 한계에 이르렀고, 정당한 근무조건을 요구하는 언론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기도 했다.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이이라는 지역 언론사의 일반적 근무조건은 결국 지역 언론인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역언론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통해 지역언론인의 정체성 위기를 진단하고 자리가 열렸다. 지난 4일 조선대에선 광주전남언론학회의 주관으로 "광주전남언론인의 위기와 극복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지역 학계인사들과 현업 기자, 그리고 예비 언론인 대학생 등 7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선 각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이 토론회에선 객석에 자리를 함께한 현직기자들의 활발한 질의가 있었는데, 이들은 "지역언론의 문제에 좀더 깊숙한 이해와 관심을 부탁한다"며 세미나의 열기를 북돋웠다. 다음은 각 주제발표 요약문. /편집자 주


■지역신문산업 구조와 지방신문 기자의 정체성 - 민형배 연구원(전남대 언론홍보연구소)

광주전남 지역언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그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현재 일간신문만 9개가 광주에서 발행되고 있다. 인구수 대비 3배가 넘는 부산의 경우 3개 지방지가 있는 것과 분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또 하나 이 지역 언론의 특징은 'IMF관리체제'이후에 신문사 경영이 어렵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신문사가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모기업이나 신문사의 부도에도 신문발행이 중단되지 않았거나 복간을 준비 중인 것도 타지역에 비해 이 지역 언론이 갖는 독특한 모습이다. 이 밖에도 가족중심의 소유구조나 타 지역에 비해 평균자본이나 매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종사인원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곧바로 시장에서 어려움과 경영의 위기로 이어져, 지방지의 중앙지에 대한 시장점유율이 지난 92년 54%이던 것이 96년에는 35% 등 갈수록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지방신문은 컨텐츠면에선 중앙지에 밀리고, 광고매출에선 생활정보지에 밀리며, 독자와의 친근감에서는 중앙지와 인터넷매체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는 IMF이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히 기자의 정체성에 대해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결국 지면으로 반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 신문기자들이 느끼는 정체성의 위기는 어느 정도인가. 전남대 언론홍보연구소에서 최근 광주지역 9개신문사와 광주매일노동조합 등 이 지역 신문기자 172명을 상대로 실시한 지역 언론인들이 느끼는 정체성관련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자.

지방신문기자들은 '광주지역신문기자'하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에 대해 '낮은 임금(34.3%), 많은 신문사(27.8), 열악한 근무여건(19.5%)'등으로 답했다. 또 광주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수에 대해 97.7%가 많다고 답했으며, 62.2%는 이러한 많은 신문사가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편, 전체응답자의 85.5%는 지역 신문의 적정 숫자는 2~3개로 여기고 있었으며, 기자들이 신문제작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단은 독자(39%), 사주와 경영진(27.9%), 광고주(12.2%)라는 인식을 보였다.

이밖에 설문조사결과 광주지역 기자들은 사회적 지위를 제외하고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직업의 안정성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반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자신에게 갖춰진 조건은 아주낮다고 평가하고 있어 이것이 기자집단의 불만요소이면서 동시에 정체성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타사 지방신문이 언론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대해 보통이하의 점수를 매긴 반면, 자사 발행 신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결국 자신이 처한 상황과 일반적 현실사이에서 지역 언론인은 혼란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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