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위에 오른 0교시 수업
도마위에 오른 0교시 수업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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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수업이 도마위에 올랐다.
새벽별보기 운동에까지 비유되는 0교시 수업이 학생들에게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실정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벽등교의 비효율성이 얼마나 심각하느냐에 대해서는 얼마전 TV방송에서 베트남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등교모습을 단순비교해 놓은데서 매우 쉽게 나타났다.
아침 잘 챙겨먹고 명랑한 모습으로 등교해 또릿또릿한 눈초리로 수업하는 베트남 학생들과 잠에 취해 태반이 책상위에 엎드려 있는 한국학생들의 고단한 모습은 너무도 적절한 대비가 됐다.
이런 모습에 대해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국의 입시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불가피하다'는 만만찮은 논리에 그만 비판의 목소리는 수르러들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한국의 입시제도와 명문학교를 추구하는 학부모들의 교육열,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한 학교측의 욕심 등의 이유 때문에 존속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0교시 수업은 자율학습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교사가 과외수업을 실시하는 보충수업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0교시 수업은 대개 보충수업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럴 경우 학생들은 매년 10여만원씩의 수업비를 추가로 학교에 낸다.
한 학급을 40명 내외로 본다면 학급당 매년 400여만원씩이 걷히게 되는 것이다.
관례상 이 보충수업비 가운데 250여만원이 담당교사에게 분배되고 나머지는 학교운영기금으로 쓰이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담임을 맡고있는 교사들은 한달에 20여만원의 새로운 수입이 생기는 꼴이 된다.
교사들 가운데서는 이런 '특별대우'에 만족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이 이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새벽별 보기 운동'은 하나의 '고통'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학교측으로서는 그다지 큰 액수는 아니지만 가외의 운영비가 들어오는 셈이다.
이런 재원은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일 것이겠지만 관계당국의 감독권 밖에 있어 엉뚱하게 쓰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0교시 수업에 대해 단속에 들어가겠다 하고 전교조 전남지부 소속 교사들도 속속 보충수업 참가거부 선언을 하고 나섰다.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따돌림을 받고있는 0교시 수업의 문화가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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