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신화 김완기 부시장 명퇴 사연
9급 신화 김완기 부시장 명퇴 사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졸학력으로 공무원중의 말단인 9급 서기보에서 출발, 직업공무원의 최고봉인 1급 관리관까지 오른 '신화'를 창조한 김완기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공직에서 물러난다. 김 부시장이 19일 3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행정자치부에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한 것.

김 부시장의 퇴직은 예사롭지 않다. 우선 아직 퇴임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명퇴를 신청했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스스로도 밝혔지만 후배공무원들에게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후임 부시장에는 심재민 중앙공무원연수원 교수부장이 2급에서 1급으로 승진해 부임할 예정이며, 2급 이사관으로서 3급 자리에 '부적절하게' 눌러앉아 있던 오현섭 시 상수도본부장이 행자부로 전출되는데도 김 부시장이 역할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부시장의 퇴직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결단이 아니냐는 점에서 '직업공무원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시장은 지난 95년과 98년 치러진 지방선거와중에 각각 전남도 기획관리실장과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며 직업공무원의 자존심을 적지 않게 훼손당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본인의 의사나 행동과는 전혀 관계없이 선거에 휘둘리면서 오해와 불이익을 받은 것이다.

김 부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이같은 고민을 적지 않게 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명퇴가 이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시장은 지난 66년 광산 서창면사무소에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구례·나주군수, 내무부 행정과장, 전남도 기획관리실장, 광주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자치부 공보관 등 중앙과 지방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곡성출신으로 광주동중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광주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으나 졸업할 즈음 가정형편상 일곱식구를 책임져야할 가장으로 뜻하지 않게 공직을 선택한 김 부시장은 그동안 자신의 능력을 알아준 상사를 잘 만난 것도 있지만 '일벌레', '기획통'이란 별칭처럼 학벌중시, 고시출시 우대라는 관료풍토에서 특유의 성실함과 뚝심으로 버텨왔다는 평.

김 부시장은 퇴임후 내년초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상임이사로 취임해 지방자치단체의 해외활동과 국제교류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