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들불논란의 장벽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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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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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우 기자

들불열사 기념사업을 둘러싸고 사이버논쟁에 이어 지난 6일 오프라인 토론회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은 과연 광주시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였다. '5·18은 이제 그만'이라고 내지르는 시민들이 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5·18 명예회복의 완결판이라는 5·18민주유공자법에 대한 시각에서도 어느정도 드러나고 있다. '그 법 통과되면 누구 좋은 일 시키겠느냐'는 냉소 섞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5·18을 둘러싼 이른바 '당사자주의'의 한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 아닐까.

따라서 현재의 들불논란도 사실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넘어야 할 벽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 들불기념사업회 토론장면
들불기념사업이나 논란을 당장 그만두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들불기념사업과 기왕에 시작된 논란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동안의 5·18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로 세울수 있는 계기로 만들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먼저 들불기념사업은 '미완의 5·18'을 채울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들불운동과 들불열사들을 연구하면 5·18은 단순히 10일간의 항쟁이라거나 특히 그날 전남대 정문앞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5월은 대학생들이 광천동 공단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한국사회의 모순의 폭발이며, 항쟁기간동안은 투사회보와 항쟁지도부 구성 등에서 나름대로 준비성과 체계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 무엇보다 윤상원 열사의 최후에서 확인할 수 있듯 '광주'는 그날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광주'가 밀고온 역사도 들불열사들을 통해서 조명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들불기념사업은 늦은감마저 있다. 그러나 들불은 지금 논란에 휩싸여있고, 그 핵심은 '광주답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5월 기념사업에 대한 문제제기에 다름아니다. 문제제기방식이나 그 과정에서 일부의 인신공격성 논란 등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주의'의 오류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바로 5월의 주역인 광주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또 50년, 100년후에도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념사업인가 등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들불기념사업이 그동안 5월 기념사업이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기념사업의 모델을 만든다면 작금의 논란은 물론, '5월은 이제 그만'이라는 냉소도 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들불기념사업은 의미가 있고,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본다.

/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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