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난하고 힘없는 '풀뿌리'들의 것
5월은 가난하고 힘없는 '풀뿌리'들의 것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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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불기념사업 관련 siminsori.com 이슈토론방 글모음

5월이 광주시민들만의 5월이 아니듯
들불열사만을 위한 기념사업 되지않길


84년 대학에 들어가 5월 광주를 처음 접한후 혼돈의 대학시절을 보내고 역동의 90년대를 살다가 이제는 그저 일상을 쫓아 살고있는 아줌마입니다.
저는 광주로 근거지를 옮긴후 2번의 5.18을 보았습니다. 5월항쟁 10주년이라던 그해 금남로거리에서 느꼈던 생소함을, 배신감 비슷한 심정을 글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올해 저는 5.18묘역에 가보았습니다. 해마다 5월이면 '5.18 성지순례'를 하고있는 충청도의 동기, 후배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였지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타지역에서 광주순례에 오기위해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는지를 잊지말자는, 그래서 평범한 일상에 안주하지 말자는 서로에 대한 격려와 다짐의 기회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날 저는 쨍쨍한 5월의 햇볕탓이 아닌 갈증을 느꼈습니다. 너무나 목이 말라 그리고 그현장이 너무나 답답해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얼마전 기념사업에 대한 글을 우연히 인터넷상에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생각했지요. 어제 토론회를 지켜보고 싶었지만 한참 아이들 단속할 시간이라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아쉽군요.

예전엔 선전의 장이다 싶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견해를 밝혔던것 같은데 말이죠. 다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참여하는 네티즌이 있더라도 대다수의 의견을 대안으로 만들어가는, 그래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기념사업회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외지사람인지라 저는 이지역에서 어느분들이 그날이후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단지 그날 그자리에서 힘든 결전의 순간을 지내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고난의 삶을 사신 것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광주의 현실이 제가 느끼고 있는 당혹스러움만큼이나 당혹스러우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5월항쟁이 광주사람들만의 5월항쟁이 아니듯 기념사업 역시 들불열사들만을 위한 기념사업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충청도 아줌마


5월은 가난하고 힘없는 '풀뿌리'들의 것
이름없는 그들을 기리는 것이 기념사업


5월을 이야기할때 잊지말아야 할것에 대해 지적하고싶습니다.
80년 당시 대학생 등 지식인들중 상당수는 5월을 생각할때마다 방화범이라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때 불만 지르고 도망갔다는 것이죠.

그래서 5월은 어떻게 됐습니까. 5월의 주역은 대학생들이 아니라 그야말로 민중이었습니다. 물론 윤상원열사 등 들불출신 등 극소수 지식인들은 민중들과 함께 했지만.
문제는 이 민중들중 상당수는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5월기념사업에서도 소외됐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더군요.

이같은 이유로 인해 5월주역들간에 지식인들에 대한 불신들을 갖고 있습니다. 전남대 나간채 교수는 5월단체간의 갈등을 바로 이같은 5월항쟁 주역중 지식인그룹과 민중간의 갈등, 즉 '가방끈의 차이'를 주요인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들불기념사업에서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이점입니다. 들불기념사업은 꼭 해야 하지만 이름없는 민중들의 기념사업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5월은 이름없는 전사들의 것이며, 광주시민 모두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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