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사업 아닌 대안찾기·실천에 힘모아야 <발제문>
보여주기식 사업 아닌 대안찾기·실천에 힘모아야 <발제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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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불열사 기념사업의 현황과 과제-발제문

2001년 6월 8일 '들불열사 기념사업회'가 발족되기 이전부터 개별·분산적으로 간행작업, 장학재단 및 장학회 설립, 연구소 설립, 연극과 다큐멘터리 공연·제작 등의 기록·기념 사업이 진행돼 왔다.

이들 사업들은 한계성도 발견되지만 다른 5·18관련 사업들과 비교해볼 때 값진 성과를 얻어냈고 이에대해 정당한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
지속성과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한데 대한 대안의 필요성으로 발족된 '들불열사 기념사업회'는 기념조형물 제작·건립을 주요사업으로 확정했고 이외의 사업은 '아무 것도 그려놓지 않고 있는'상태다.

기념사업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와 인식이 사업의 방향, 내용, 대의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나아가 사업주도자들의 자세와 도덕성에까지 이어져 문제제기 측과 사업주체측의 대립, 갈등, 감정적 반목까지 이어지고 있다.
들불열사 기념사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시점에서 이해와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고 대안을 찾아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업회는 발족 이전부터 기념조형물 사업을 주요사업 혹은 유일한 사업으로 추진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업회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지지하지만 기념조형물 건립에 이르러서는 문제제기가 존재한다.

그동안 5·18관련사업이 보여주기식의 조형물 건립과 부수되는 기념공간 설치에 열중, 이에대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들불열사 기념사업이 또 기념조형물 건립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지적은 타당한 반향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조형물 건립 단일안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기념사업은 유보되야 하고 효과적인 대안찾기와 실천하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사업회의 취지문은 이의제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기념사업의 취지를 잘 담고 있다.

하지만 8가지의 취지문과 현재 추진중인 조형물 건립은 단 한가지도 어울리지 않는다. 조형물 건립은 가장 낮은 수준의 기념행위이고 전시효과를 도모하는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설령 기념조형물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은 아니다.

5월문제의 해결은 ①진상규명 ②책임자처벌 ③명예회복과 정당한 평가 ④피해에 대한 개인배상과 집단배상 ⑤추모·기념·정신계승 사업의 절차와 단계가 필요하다.

유감스럽게도 광주는 5월문제 해결의 4번째 단계로 일거에 비약하고 거기에 대부분 동조해버린 것이 사실이다.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이 돈으로 5·18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당사자든 시민이든 모두 휘말려버렸고 5·18정신은 희미해져 갔다. 진상규명은 뒷전으로 밀려난 채 돈을 무기로 대규모 기념사업이 실시된 결과 5·18신묘역과 구묘역이 분단됐고 거대한 조형물 건립사업이 맹위를 떨치게 됐다.

들불야학 7열사의 삶과 죽음의 진상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업회 참여인사들조차 자신들과 관련된 속에서만 부분적으로 알고있을 뿐이다.

5월문제 전반과 관련해 들불열사 기념사업만이라도 단계를 뛰어넘는 오류와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아야 한다.
5단계 해결책이 백번 타당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5월 기념사업은 5가지 해결책을 동시에 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광천동의 '옛 들불야학당'이 철거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조형물 건립보다는 '들불정신'과 5·18사적지를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들불열사 기념사업은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사업회가 보다 열린 자세,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안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기념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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