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호수에 웬 상수도관?
아름다운 호수에 웬 상수도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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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호수에 왠 콘크리트 구조물인가.

전남 화순군 동면 서성저수지는 광주시민들도 자주 찾는 유원지중의 하나다. 화순읍에서 전대병원 신축부지로 난 길을 따라 산을 넘어 저수지 상류까지 찾아가는 도로는 전원풍경과 서암산의 적벽이 장관을 이뤄 드라이브코스로도 제격이다.

또 서성저수지 상류의 찻집과 환산정 가는 길은 연인들과 가족들에게 더없이 좋은 여유를 만끽할 만하다. 환산정은 병자호란당시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치욕적인 소식을 듣고 유함이 은거생활을 하기 위해 통곡하며 지은 정자.


화순 서성제 상류 수관교 공사
환산정 가는 길 "미관 해친다"
인근주민 "편익성 없다" 불만도


이 곳에 최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하에 있던 상수도관을 지상으로 끌어내는 공사를 하면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수도관은 필요한 시설임에는 분명하지만 경관을 생각한다면 펌프장을 설치하는 등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당초 서성저수지 상류 바닥을 통과하는 상수도관의 수압을 높이기 위해 수관교를 가설하는 공사를 착공, 내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 수관교는 길이 128m 폭 3m로 4일 현재 상수관을 떠받칠 교각일부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수관교가 완공될 경우 호젓한 호수의 정취를 해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환산정 가는 길의 정취도 지금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이곳을 찾은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관교는 지역주민들에게도 불만이다. 경관을 해칠 우려도 있지만 공사에 앞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사전 고지나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다 편익성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격앙된 분위기다.

주민 최동진씨(47)는 "서성저수지는 유원지가 돼 주말은 물론 휴일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데 상류에 상수도관이 통과하면 미관을 크게 해칠 것으로 걱정된다"며 "어차피 하게된다면 미관도 고려하고 편익성도 살려 인도로 만드는 방안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수관교 공사이전에 마을 이장등과 협의한 적이 있지만 경관 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수관교에 인도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예산상의 이유도 있지만 서성저수지의 관리청인 농업기반공사가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반대해 무산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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