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 지방 역할 재정립 필요
중앙과 지방 역할 재정립 필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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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행정의 여건변화와 과제

오늘날 지방행정의 여건은 IMF 관리체제 초기의 상황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급격한 변화에 따른 행정내부의 불안요인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개방형 직위제 도입을 비롯한 정책실명제, 목표관리제, 성과상여금제 등 공직부문의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경쟁과 실적」 중심으로 제도를 개혁하여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은 우대하고 이를 통하여 공직사회를 활성화하겠다던 정부의 당초 의지가 신분보장을 근간으로 하는 직업공무원제의 전통적인 원칙에 일부 상충되어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다.

특히, 올해 처음 시행된 성과상여금제 역시 근무실적의 객관적인 평가와 점수화 내지는 서열화를 위한 계량화가 행정 성격상 어렵다는 점에서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자치행정의 급격한 여건변화와 관련하여 이에 대한 대응논리와 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제언해보고자 한다.

중앙과 지방 역할 재정립

먼저, 중앙과 지방의 역할정립이 시급하다. 소위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가 시행된 후 민선3기 출범을 목전에 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앙과 광역 그리고 기초자치단체간의 역할분담이 모호하다. 다시 말해 중앙에 집중된 각종 권한이 지방정부로 과감한 이양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특히, 교육기능, 환경보존, 사회문화, 지역개발 등은 지방정부 중심으로 개성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행정체계 역시 새로운 역할정립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에서 과감하게 업무를 이양 받고 또한 지방행정의 상당부분은 민간에게 위탁 또는 이양되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경영마인드 도입과 재원확충을 이유로 경영수익사업에 몰입하면서 결과적으로 기구 확장을 초래한 사례가 많다. 특히, 민선자치 이후 지방공사 설립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과 조직 전면 재조정

둘째는, 지방행정 조직 및 인력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시적인 효과를 위한 군살빼기식 감축조정이 아닌 지방행정 전반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창의적인 행정을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추진했거나 추진중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개혁은 방법론 등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행정개혁은 과학적인 분석이나 합리적인 사고에 근거하지 못하고 부서별 힘의 논리에 지배되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개혁방식은 행정의 비능률과 낭비적 요소의 발생은 물론, 힘의 대결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불안과 저항감을 야기해 행정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힘의 논리가 아닌 효율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경영적 사고가 요구된다할 것이다.

지방재정 균형 배분 필수

셋째는, 지방재정의 균형적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광역단체의 주요 수입원이 취득세, 등록세인 반면 기초자치단체는 종합토지세, 재산세 등으로 지금처럼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자치단체의 급격한 세수 감소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역 간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자립도를 신장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원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전해야한다.

물론, 자치단체의 지방세와 세외수입 증대를 위한 자발적인 재원확충 노력도 동시에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중앙정부의 기능이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되는 추세에 있어 자원의 배분도 이 같은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개발 새로운 접근 논리

끝으로 지역개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논리가 요구된다. IMF 체제 이후 국민적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들도 벌려놓은 많은 사업들로 인하여 만만치 않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개발의 거품을 빼고 특색 있는 개발로 방향을 바꿔야한다. 광주의 지하철 역시 정치적으로는 필요한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큰짐이 되는 거품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엄청난 자금이 묶여 있어 오히려 지역개발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행정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핵심요소이다. 특히, 자치단체의 경쟁력은 지방화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행정 서비스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 내부로부터의 지속적인 자기 혁신을 통하여 보다 실질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생산성 향상 노력이 가속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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