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그래도 DJ' 'DJ 이제 그만' 사이
광주, '그래도 DJ' 'DJ 이제 그만' 사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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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와 DJ의 질긴 인연은 13일 광주방문에서도 또 확인됐다"
광주에 온 DJ를 바라보는 광주사람들의 마음이 '착잡', '애정', '차가운 비판', '무관심'으로 각각 나뉘어진 것을 두고 30대 후반의 한 시민단체간부의 스치는 발언이었다.


착잡한 마음은 최근 DJ의 '민주당 당총재 사퇴'에 따른 인간 김대중과 대통령 김대중 두 스펙트럼을 오가며 '마지막 임기동안만이라도 최선'으로 모아지고 있다.


60대의 한 택시기사는 "호남의 한을 풀어주고 가장 능력을 인정받은 대통령으로 취임해서 IMF를 막고, 남북관계 트고, 노벨 평화상까지 탄 대통령인데... 요즘 텔레비젼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측은하다"며 "그래도 남은 임기동안 역사에 남도록 최선을 다해 역사적인 대통령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당원도 "그나마 소수정권을 유지하며 정책적인 차별성을 가지려고 애를 쓴 성과는 있지 않느냐. 역사적인 평가는 뒤로 남겨두고 현재의 사퇴정국으로만 DJ를 좁게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래도 DJ는 누구보다도 뛰어 났다. 여전히 호남의 지도자"라는 평가에 열을 올렸다.


이런 애정의 민심 때문이었일까? 광주 각계 지역인사들도 12일 오후 DJ에게 건넬 '시국선언문' 수위와 내용을 놓고 장시간 고심 끝에 '점잖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차가운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30대의 한 택시기사는 "광주사람들의 여론은 DJ를 떠났다. 택시손님 중 70% 이상이 현정권의 무능력을 욕하고 있다. 도대체 서민들을 위해 해놓은 것이 무엇이냐"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을 찍겠다"고 했다.


여기에 정권초기부터 일찌감치 '결별'한 노동계의 시각은 차갑다. 노동단체 한 간부는 "DJ정권은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편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드러났다. 노동자에게 무엇하나 해놓은 것이 있는가. 광주전남은 'DJ 볼모'에서 벗어나 스스로 꾸려가야 한다"며 광주방문에 기대를 걸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광주시내에서 '김대중 각성'을 외친 이 지역 농민들은 이날 새벽 일찍 서울 여의도 시위에 올랐다. 또다시 '쌀값보장' 'DJ 각성'을 외치기 위해....


2001년 11월13일 광주사람들은 '아직도 DJ'와 'DJ여 이제 그만'의 '질긴 인연'을 안고, 광주만의 새판짜기 여론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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