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 1천억 적립금 어떻게...논쟁 후끈
조대 1천억 적립금 어떻게...논쟁 후끈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1.10.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대 총동창회 주최 '모교의 재정확충과 효율적 활용방안 토론회

총동창회 주최 대학재정 토론회...'개혁'엔 공감 '방법론' 이견

   
▲ 19일 조선대에서 열린 "재정확충 및 효율적 방안"토론회
조선대학교(총장 양형일)가 적립금 1천억원 사용을 놓고 대학본부측과 교수협의회(의장 박광채)을 중심으로 '보존'대 '투자'로 나뉘어져 구성원간 논쟁이 뜨겁다.

조선대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각종 교육시설에 투자를 하지 못한 예산이 축적돼 지난해 기준, 현금으로 985억원에 이르고 있다. 94년 521억원인 이었던 적립금은 IMF 고금리시대를 맞아 98년 801억원, 99년 1천억원으로 규모가 늘어났다.

교협측 '대학위기 대비 보존' 학교측 '투자로 경쟁력 확보'

적립금 논쟁은 지난해 양형일 총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된다. 현 대학집행부측이 적립금 예산에서(2001년 15개 신축공사 296억원 투입. 2003년까지 500여억원 인출 예정) 일부를 대학내 시설공사 등에 투입하자 교수협의회를 중심으로 "대학경영위기에 대비해 비축"하자는 의견이 대두되며 상호논쟁과 함께 불신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

19일 조선대 총동창회 주최 '모교의 재정확충과 효율적 활용방안' 토론회에서도 '적립금 사용' 및 '교수공채'를 놓고 교수협의회와 대학측의 입장이 달랐다. 교협측 토론자로 나온 임흥수 교수(러시아학과) "우선 순위를 정해 연차적인 건설공사를 시행하고 대학부도사태에 대비한 적정규모의 적립금을 보존해야한다"며 '안정적인 위기 대비론'을 주장했다.

교수공채 두고도 양측 입장 팽팽

그러나 대학측 토론자인 박진석 교수(기획부실장)는 "경기순환의 촉매제는 투자이고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비전에 있다"며 "대학 역시 대내외적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트트웨어에 동시투자를 해야한다"고 '공격적인 경영에 의한 경쟁력 확보'를 주장했다.

교수공채를 두고도 대학측은 "타 대학보다 낮은 전임교원 확보율과 함께 적정수준의 우수교수 확보는 양질의 교육제공과 취업율 제고, 연구능력확충, 대학 연구력 향상 등 대학발전에 가장 필요한 요소로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지속적인 교수공채를 밝혔다.

이에 대해 기조 발제자로 나온 홍금우 교수(경제학과)는 "신임교수 1명채용 시 첫해 1년 인건비만 4천만원으로 99년부터 2001년까지 80명의 교수가 공채돼 32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지출돼고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교수확보율은 어느 대학도 맞추고 있지 않다"며 '과감한 억제'를 주장하고 있다.

교협 "수차례 건의 무시에 특단조처'로 맞서

한편 교수협의회는 이번 토론회 후 공식성명을 내고 "수차례에 걸쳐 총장과 이사장에게 적정규모 적립금 보존으로 부도사태 대비를 건의했으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고 있다"며 '특단의 조처'를 취할 것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측은 이날 발제를 통해 "대학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소모적인 논쟁, 반대를 위한 반대 등은 대학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안된다"며 "지금은 조선대를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랑하느냐가 중요한 시기"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양측간의 입장차에 대해 조선대학교 법인(이사장 조철현 신부)측은 "교협과 학교측의 입장이 모두 다 옳으나 과도한 적립금 인출은 자제 해야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혀 구성원들로부터 "법인의 역할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한 동창회원은 "대학 개혁에는 양측의 입장이 같으나 발전방법을 두고 차이가 있다. 개혁 대 반개혁 구도가 아닌 구성원 전체의 화합을 기본에 두고 대학본부측이 교협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체계 마련과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전략 제시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