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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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광주교대 초등교육과 3]
   
▲ 보수교육을 통하여 초등교원을 붕어빵 찍어내듯이 양성해내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교육인적자원부가 턱없이 부족한 초등교원을 충족하기 위해 양성소, 보수교육 등 단기간 교원양성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이에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초등교육 전문성을 무시하는 교육부에 맞서 동맹휴업이라는 '초강수'로 대응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대의 초등교육 안정화, 목적교대 사수의 목소리를 '밥그릇' 싸움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실시하려는 교원양성방안은 단순히 부족한 초등교원을 메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부가 구상하고 있는 엄청난(?) 시나리오의 한 축이라고 볼 수 있다.


교·사대 통폐합 - 단일교원양성기관 설립
교육의 질은 고려하지 않은 발상


그 엄청난 시나리오는 다름이 아니라 교·사대 통폐합을 통한 단일교원양성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물론 단일 교원양성 기관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은 앞으로의 교육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시나리오 속에는 초등교육의 전문성과 중등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단일 교원양성 기관 형태가 아니다.

초·중등 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교원 자격을 신축적으로 운영하여 노동의 유연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라 최소한의 비용 최대의 효과를 보려는, 교육의 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을 빌미로 초·중등 교원 양성을 개방화 시키겠다는 전략도 함께 숨겨져 있다.

지금까지 교육부가 펼쳐온 정책들은 모두 시나리오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김영삼 정권 시절 발표한 5·31교육개혁안 속에서부터 언급된 교·사대 통폐합 논의, 김대중 정부 취임하면서 내세운 '국민의 정부 1백대 과제'중 하나인 교·사대 통폐합은 선전포고에 불과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많이 실시하고 있는 '교과목 전담제'. 교과목 전담제는 초등교원의 수업 부담을 줄여 준다는 측면에서 일면 긍정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과목 전담제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으로의 통로 구실을 하면서 초·중등 교육의 격차를 해소하는 선봉장의 역할을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초등교사 자격증의 발급 이원화를 가져왔으며, 목적대학인 교육대학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엄청난 것이었다.

경쟁과 효율을 최상의 가치로 삼으면서 교육현장에서 많은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7차교육과정'. 이것 역시 교육부 시나리오의 주연을 담당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은 예전의 교육과정과 달리, '국민공통 10개년 교육과정'을 통해 초·중등 교육과정이 긴밀한 연계를 하도록 꾸려져 있다.

하지만 '국민공통 10개년 교육과정'은 초·중등 교육의 차이를 최소화하면서 교원들의 초·중등 이동의 유연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교직의 전문성 및 직업적 안정성을 약화시킬뿐만 아니라 이후 교·사대 통폐합 및 단일 교원양성 기관 설립의 중요한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더욱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종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교원 자격증의 유연화, 종합 교원양성 기관 설립이라는 부분은 교육부의 시나리오의 핵심이고 과정과 결과라는 측면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교육부의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는 말이 더더욱 가슴에 다가오는 시기이다. 보수교육을 통하여 초등교원을 붕어빵 찍어내듯이 양성해내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지금의 부모세대들은 6∼70년대 양성소 출신 교사들의 모습을 보았기에 더 잘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등교육을 무시하고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교육부의 생각은 우리의 우리 교육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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