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학부모가 본 전교조 총력투쟁
[세상보기]학부모가 본 전교조 총력투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전승 광주흥사단 사무국장
전교조는 지난 6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정부가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졸속적인 제도를 도입하여 공교육의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낳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파업을 불사하는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전교조의 주장을 몇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로, 7차 교육과정과 자립형 사립학교의 도입은 교사, 학생, 학교를 등급화하는 정책으로 우열반과 우열학교로 교육의 양극화를 불러올 뿐 아니라 고교입시부활, 학교간의 경쟁, 사교육비의 증가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전문직의 교육입직 허용과 계약제, 순환제 교사의 도입 및 확대는 성과급제, 연봉제와 결합하여 교원노동을 유연화하는 구조조정이며 교원간의 극심한 경쟁을 낳을 것이며 특히 연봉제 성과급제의 도입은 교직사회의 공동체성을 붕괴시키고 교사들을 승진경쟁과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몰아넣어 공교육의 붕괴를 불러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공교육의 붕괴와 교육불평등의 심화, 교직사회의 극심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이러한 주장은 분명 설득력을 갖는 부분이 많다. 특히 교사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노동조합을 통해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교사들의 기본적인 권리에 속하는 일이라서 학부모의 입장으로서는 정부와 교사 사이에 끼어 걱정만 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교육의 주체가 교사와 학부모, 학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교사들의 총력투쟁 결의 소식을 듣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착잡한 심정을 몇마디 글로 토로하고자 한다.

공교육 붕괴 우려하는 선생님들 시각 이해되지만
교육 질적수준 높이라는 시대적 요구 새겨 들었으면


최근의 7차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학생, 학부모들에게 '선택'의 문제가 보다 확대될 것이다. 이제 시작단계로 향후 어떻게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날지는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교사들에게는 매우 빨리, 그리고 분명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학생, 학부모에게는 '선택' 또는 '수준별'이라는 단어가 매우 매력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정부는 바로 이런 학부모나 대학, 기업의 요구에 기초하여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하고 거기에 맞는 학교시스템의 변화를 경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교육만큼은 그런 경쟁이 매우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제 교사에게도 성과급제, 계약제, 순환제 등을 통해 경쟁의 제도를 과거와는 달리 보다 구체적으로 도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교육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임은 분명하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사회나 학부모들은 이제 교사들에게 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높히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정부의 정책과는 다른 문제이지만 결국 정부정책과 관련을 갖고 있다고 본다.

우리 선생님들도 이제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교실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교직사회의 긴장을 요구하는 정책당국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선택'과 더 높은 질적 '수준'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행동이 무조건적인 거부가 아닌 새로운 정책대안으로 학부모들에게 다가선다면 우리는 기꺼이 수용할 것이다.

/김전승 기자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