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차없는 거리를 한번 상상해 보자
[세상보기]차없는 거리를 한번 상상해 보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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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낙평 광주환경련 사무처장
지금 거리에, 최소한 금남로 거리만이라도 자동차가 없다면 어떨까...

자동차가 시민의 발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남겨두고 말이다.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자.

자가용이 보편화되기 이전 20∼30년 전처럼 사람들이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웬만한 거리는 걸었을 것이다

또한 자가용을 이용한 사람들은 불편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도로에서의 교통소통이 평상시보다 원활하고 소음이나 대기오염도 훨씬 덜 할 것이며 자전거 타기도 지금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다.

20∼30년 전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들의 생활이 편리하고 윤택해 보였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그렇게 부러운 사람들처럼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가용을 장만했고, 이제 한 집마다 한 대씩의 승용차를 가진 세상이 되었다. 출·퇴근 때, 업무 볼 때, 쇼핑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이용, 편리와 이기를 구가하고 있다. 자가용이 시민의 발을 대신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 결과, 도시는 자동차가 내 뿜는 배기가스,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 속에 놓여있고, 크고 작은 거리, 골목길, 아파트 앞마당 할 것 없이 도시의 공간을 자동차라는 기계가 장악하고 있다. 고등동물인 사람들이 자동차에 예속되어, 자동차라는 기계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는 지경이 되었다. 이렇게 자동차가 중심이고, 자동차가 도시의 주인노릇을 하는 그런 곳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것이 도시일까. 도시에서의 사람들의 삶일까. 자문해보자. 분명, 정상이 아니고 왜곡된 삶이 아닐까.

그래서, 환경단체들이 도시에서 '차 없는 날(Car free day)'캠페인을 계획했고, 나아가 '금남로, 차 없는 거리'만들기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자가용 중심의 적색교통에서 대중교통, 자전거 중심의 녹색교통으로' 바꾸어 가야만 도시의 미래가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9월 어느 날 하루, 9월 22일 '차 없는 날'로 정해, 이날만은 자가용을 세워두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혹은 도보를 체험하자. 나아가 앞으로 도시의 심장부인 금남로에 차량출입을 차단하고 사람들만의 세상을 만끽해보자. 사람들 중에는 이런 주장을 '웬 뚱딴지같은 주장인가' 하며 외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의 주장대로 한번 해보자.

넉넉한 도시의 공간, 소음과 배기가스가 줄어들어 쾌적한 도시 환경, 저놈의 자동차라는 기계에서 하루만이라도 해방된 생활 등을 체험해 보자. 그리고 평가해 보자. 우리가 사는 도시, 광주 차 없는 날 9월 22일, 차 없는 거리며 공간에서 차보다 더 좋은 그 무엇을 채워 줄 수 없을까. 차 없는 날, 거리의 축제를 위하여...

/임낙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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