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은행창구 기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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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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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순 경제문화팀장

창구 기피증. 은행이 먼저 던진 돌팔매를 피해가려면 고객은 어쩔 수 없다. 은행 수수료가 또 들먹거리면서 고객들로부터 나오는 반응이다. 은행의 창구 기피증이 고객에게 전염되는가 보다. 양쪽의 표적은 서로 다르지만.

다음달부터 다시 은행 이용 수수료가 조정될 조짐이다. 한빛은행이 동전 교환 수수료를 신설하고, 입출금 업무처리 수수료도 인상하기로 확정하면서 수수료 거두기가 고개를 든다.

수수료 또 들먹…창구 손님 내밀기, 전자금융 퇴행

은행들이 창구이용 수수료를 비싸게 매긴 것은 이미 오래된 일. 한빛은행은 다음달부터 은행거래에서 가장 기본 업무인 입·출금, 온라인 송금 및 계좌이체를 할 때 자동화기기인 현금자동지급기(CD)나 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는 내리면서 텔레뱅킹, PC뱅킹, 인터넷뱅킹 수수료는 올리기로 함에 따라 이에 대한 고객들 반응이 민감하다. 분명 다른 은행들도 따라갈 것이 당연하므로다.

고객들에게 텔레뱅킹, PC 및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은 은행 창구까지 나가는 번거로움을 덜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도 저렴한 것이 이용을 확산시켰다. 반면 CD나 ATM은 기능면에서 전자금융과 같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기기를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은행 창구를 통해 업무 처리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고 따진다.

   
▲ 고객은 창구에 접근하지 말라는 것인가. 창구 응대 수수료만 계속 오른다. 덩달아 전자금융 이용자의 수수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은행에 내 돈 맡기는데도 은행 눈치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은행은 CD, ATM 이용시는 수수료를 내리고, 창구 고객은 물론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도 높여 받기로 했다.

또 동전 바꾸는 데도 돈을 내고 바꾸란다. 고객들은 "싫으면 은행 오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볼멘 소리한다. 고객의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창구 손님 내쫓기란다.

은행의 입장은 다르다. "고객의 돈으로 영업하는 입장에서 고객 모시기는 마땅한 도리"라고 말하면서도, 이들 업무의 건당 처리비용이 전혀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창구업무 처리시 인건비, 전자금융의 경우 24시간 가동하는 데 드는 전산비용을 감안하면 적자라며,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오히려 이해를 구한다.

공통분모가 일치하지 않는 창구 기피증. 이를 해소하는 공통분모는 무얼까. 서민 개인고객만 볼모로 잡혀있기에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박남순 경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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