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m 렌즈에 구석구석 삶 담으려구요
6mm 렌즈에 구석구석 삶 담으려구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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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변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싶어지요"

지난 8월1일부터 광주민언련에서 주최한 비디오저널리스트강좌를 수강중인 신장용씨(45세). 왜 비디오카메라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그의 이유는 간단했다.

공중파 방송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영상일에 8m, 또는 6m 소형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자신 주변의 삶을 기록하고 전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디오저널리스트(VJ)로 불리는 이들은 방송국에 비해 다소 완성도는 낮을지라도, 기동성이나 대상과의 밀착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특히 최근 KBS의 'VJ특공대'라는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 방송국에서 놓치기 쉬운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소재로 다룸으로써 드라마나 연예프로그램을 제치고 시청률 4위라는 높은 관심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의 비디오저널리스트강좌는 이처럼 직업적인 VJ를 배출하는 과정은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 가정, 동료들 속에서 벌어진 일을 영상으로 담고자하는 소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민언련 VJ강좌 열성 수강생
수료후 시민영상제 출품키로
'가슴으로 찍는' 작품 꿈꾼다
광주미디어센터 시민활용 넓혀주길


신씨는 그렇게 시작한 16명의 예비 VJ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직업은 광주기독병원 임상병리사.

"저희 병원은 중환자실과 신생아실이 나란히 붙어 있어요. 한쪽에선 탄생의 울음이, 또 다른 쪽에선 죽음의 비명이 엇갈리는,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곳이죠. 두 곳을 함께 보고 있노라면 인생이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신씨는 이런 얘기를 나눔으로써 사람들이 작은 일들로 서로 다투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가 앞으로 담고 싶은 영상들도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아이들의 문제, 환경의 문제, 노인의 문제 등 세상이 많이 주목하지는 않지만 주목해야하는 우리 삶의 과제들이다. VJ강좌를 들으면서 다짐한 '가슴으로 찍자'의 소재들이다.

매주 두차례씩 이어지는 저녁 강좌에 참석하기 위해 송씨는 병원스케줄도 조정해놓고 '모든 일에 대해 1순위'로 열정적이다. 수강생들을 대표한 반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강좌는 9월말로 끝나지만 신씨의 본격적인 영상활동은 그때부터다. 수료작품 제작과 동시에 그는 동료수강생들과 함께 오는 10월에 열리는 '제1회 시민영상제'에 작품을 출품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다.
영상일이라는 게 비디오카메라뿐 아니라 편집기를 비롯해 여러 고가장비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수백만원씩하는 장비들을 한 개인이 모두 갖춘다는 게 쉽지 않아, 신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이번 수료작품이나 시민영상제에 제출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곳저곳 신세를 져야할 판이다.

그래서 신씨는 광주시에서 추진중인 미디어센터 건립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 수강생들, 열정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강좌를 마치고 나면 자유롭게 편집할 장비나 공간이 없어서 애써 배운 것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게 될까 걱정이예요. 시민을 위한 미디어센터가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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