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여관에서 공무수행?
전남도, 여관에서 공무수행?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도청 인근에 있는 한 여관에 가면 대낮에도 적지않은 공무원들을 마주치게 된다.

이들은 물론 공직수행중인 공무원들이다.

22개 시군에서 '상도'(上道)한 이들 직원들은 이 곳 여관에서 '잠도 자고 일도 한다'.

전남도. 시군직원들 여관방서 '합동집무'

시군별로 출장나온 이들 공무원들은 각 호실에 배정돼 담당 도청직원이나 간부와 함께 예산 및 계수(計數)작업을 벌이기도 하고 지방재정 연감자료 검토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합동집무'를 벌이는 것이다.

간혹 무슨 계획 수립 등 용역에 참여한 교수들도 여관에 나와 함께 검토를 하기도 한다.

이같은 형태의 합동집무는 전남도청이 오래전부터 관행으로 실시해온 일이다.

도청이 가까워 시군에서 나온 직원들과 도청공무원들이 쉽게 만날 수 있고 또 잠자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지금도 즐겨하고 있는 근무형태다.

그러나 밤낮을 막론하고 공무원들이 여관을 드나드는 모습은 외견상 선뜻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

특히 일반인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을 경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집무와 숙식 함께 해결'이유 오랜 관행
"바람직스럽진 않으나 불가피"해명


도청관계자도 이같은 모양새가 "꼭 바람직하거나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청측은 그러나 앞으로도 여관에서의 합동집무는 불가피하다고 밝힌다.

"회의시설과 숙박시설을 동시에 갖춘 교육원이 있으나 도청과 너무 멀어 필요할때 효율적으로 모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도청관계자는 "교육원의 경우 '교육'시설로서 피교육자에게 많은 통제가 불가피한데 합동직무때 나온 시군직원은 교육대상이 아니지 않느냐"고도 말한다.

도청측은 이와관련, "과거에 비해 합동집무의 횟수나 기간이 많이 줄었으며 주간에는 '원칙적'으로 도청에서 근무토록 하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시군직원의 '상도허용'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남악신도시로 도청이 이전되면 이같은 문제는 말끔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비좁은 도청청사 사정과 도청측의 설명을 감안하면 '여관 집무'라는 비정상적인 기현상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