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인간적인 예술이다
그림은, 인간적인 예술이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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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타오르고 싶다'-김영숙 서양미술기행집 출간>

캔버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을 내심 부러워하면서 자랐다. 그냥 호기심에서, 그리고 '대체 그게 뭐길래?' 하는 오기에서 그림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 어느날 불현 듯 깨달았다. 그림이 내 영혼의 풍경들을 펼쳐 보여준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림은 '우아 떠는' 예술이 아니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예술이다'.

김영숙(37·필명 나무그림)씨는 그의 첫 저서 서양미술 기행집 '나도 타오르고 싶다'(한길아트 간) 서문을 이렇게 장식하고 있다.

책은 바로 그런 그림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한다. 미술에 대한 전문가적 이력이 없다는, 가정주부가 읽어낸 그림론이다. 저자의 표현 그대로.


미술이론 아닌 '느낀 대로' 그림이야기
타고난 그림 마니아 기질…세계 미술 기행…'그림은 내 영혼의 풍경'
'나무그림' ID로 인터넷 그림이야기 시작…첫 저서로


그러나 책을 훑다 보면 전문가적 이력이라는 기준이 헷갈린다. 꼭 미술을 대학에서 전공해야만 전문가인가 말이다. 미술, 하면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려운 미술이론에 근거한 그림 해설서가 아니어서 누구나 쉽게 그림과 친해지게 한다.

미술 양식에서 인상주의, 신고전주의를 드가(Edgar Degas)의 그림으로 구별해준다. 드가는 스스로 신고전주의 화가라고 청했다. 저자는 드가의 그림을 인상주의에 가깝다고 본다. 그 이유에서 인상주의와 신고전주의가 석명하게 구분된다.

고흐와 고갱의 그림을 비교하면서 인간의 운명을 도출해낸다. 베이컨의 그림에서 영혼과 마음이 사라져버린 껍데기 같은 육체를 읽어내고, 결국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의미를 음미한다.

화가들의 숨겨진 사생활도 그림과 연결시켜 내는 그의 이야기 방식은 독특하다. 화가의 인생을 알고 시대배경을 이해하면서 보는 그림 맛이 진하다.
또 세계 유명미술관 정보, 예술의 도시들, 공짜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사이버미술관 찾기 방법 등을 덤으로 얹어주고 있다.

저자는 고려대 서반아어문학과 재학 시절, 플륫에도 심취해 예술 쪽을 기웃거렸다. 결혼 후 남편의 해외 근무를 따라 중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등을 넘나들었다.

그때 순전히 그림에 대한 애정에서 책을 찾아 읽고, 도판도 찾아보고, 미술관도 직접 헤매고 다녔다. 돈이 많아서 미술관을 헤집고 다닌 것도 아니다. 하루라도 그림 구경을 안 하면 몸살 날 정도였다고 말한다. 지금도 하루라도 그림책을 뒤적이지 않으면 심심해서 못 견딘다. 스스로 쌓아간 전문가적 기질이랄까.

이러한 이력의 바탕과 마니아적 기질이 맞물려 사이버공간을 통해 빛을 발했다. '나무그림'이라는 필명으로 사이버주부대학(www.cyberjubu.com)에 그림이야기방을 차렸는데 네티즌의 조회수가 가히 기록적이다. 인터넷을 통한 글쓰기가 단행본 출간으로 연결됐다. 저자는 본지 '시민의 소리'에도 현재 '그림 읽어주는 아줌마'로 독자들과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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