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물을 두려워하라, 그리고 보호하라
[세상보기]물을 두려워하라, 그리고 보호하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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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집 참여자치연구소장

올해도 어김없이 비로 인한 수재로 1조원이 넘는 피해와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98년의 집중호우로 3백24명이 죽거나 실종당했고 1조 2천억의 재산피해가 났으며, 99년에는 67명의 인명과 1조원의 재산이 물에 실려갔다.

엄청한 수재 해마다 되풀이
녹조.적조 피해도 심각
물을 잘 다스려야 우리가 산다


거기다 수재는 농촌지역의 피해를 넘어 도시에서도 주택침수, 감전사고, 통신두절, 자동차사고등 갈수록 재해 양상이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참으로 집중적으로 내린 비에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또 최근 주암호와 남해안에 녹조와 적조 비상이 걸려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광주 전남 일대에서 200여만명이 식수로 사용하는 주암호가 부유물 유입과 수온상승등의 영향으로 경보발령 수치인 ㎖당 5천세포를 넘어섰으니 먹는 물 비상사태가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3년 연속 녹조가 계속돼 주암호의 오염도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가를 짐작케 한다.

남해안 일대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유해성 적조는 양식어장 피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가뭄기간 육지에 쌓여있던 오염물질이나 영양염류가 바다로 대량 유입되고 있어 적조가 큰 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물, 물. 정말 물이 두렵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손꼽는다면 첫번째로 내세울 것이 물인데 이 물은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오기도 한다.

필자는 지난 봄 UN 수자원부서에 일하는 마뉴엘 뎅고씨로부터 '세계의 물'에 관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세계 주요 강의 절반이 심각하게 오염되거나 고갈되어 2025년에는 2000년보다 대략 6.5배에 이르는 35억명이 물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도 11억명이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20년간 인류가 사용한 물은 40%나 증가해 발전도상국의 증가하는 인구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17%의 물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물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에 방심하고 있다.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해마다 계속되는 비피해에 대해 사람들은 천재라기 보다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사실이 그렇다. 경기 북부에서 지난해 큰 비피해를 입어 방조제를 쌓아 수재예방을 하자 수도권 일대와 달리 폭우에 끄덕 없었다. 이번에도 정부는 4천 3백억의 정부 예산을 수재복구비에 투입했지만 땜질 처방에 그치고 있다. 수재방지에는 농촌과 도시에서 방조제와 대규모 하수처리시설, 수재에 대비한 도시와 주택·전기시설 설계, 그리고 주민자발조직에서 자치단체 중앙정부에 이르는 체계적인 재해대책조직이 필요하다.

그런 체계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서는 내년에 또 당할 것이라는 것은 정해진 일이나 다름없다.

주암호와 남해안의 녹조와 적조에 대해서도 임기응변이 아닌 자치단체와 환경부의 긴밀한 대책이 요청되고 있다. 남도 젖줄 주암호 보호를 위해 소하천정비와 습지조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오염원이 대량으로 바다에 유입하지 않도록 하는 특별한 대책과 관리도 시급하다. 오염원 감시나 깨끗한 물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참여도 대단히 필요한 일이다.

물을 두려워하라. 그리고 물을 보호하라. 그들에게 생명과 안전이 있느니...

/김영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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