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술가들의 고충, 새로운 정책 필요하다
지역예술가들의 고충, 새로운 정책 필요하다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12.05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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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기초예술 활성화 정책포럼 개최
광주·전남 장르별 예술가 100인 실태 파악
다장르 융합창작공, 신진예술가 플랫폼 등 정책 제시

광주·전남 장르별 예술가 100인의 실태를 파악하고 맞춤형 문화지원 정책을 도출하기 위한 ‘광주 기초예술 활성화 정책포럼’이 5일 오후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했으며, 광주문화재단의 2017지역문화컨설팅지원사업의 하나인 ‘광주예술인백인보프로젝트’의 결과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먼저 발제를 맡은 정경운 ‘예술인백인보프로젝트’ 연구책임자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정보로 광주 기초예술 활성화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 정경운 예술인백인보프로젝트 연구책임자

창작만으로는 경제상태 불안정하다 

정경운 책임자는 “초기의 예술가들은 용돈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갔지만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10%만이 상위 경제생활을 이룰 수 있었고, 상당수(71%)가 중하위로 예술강사, 교육, 행사활동, 아르바이트, 배우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자신의 수입은 부가적 인식을 띄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만이 자신의 현재 생활정도에 대해 상위라 인식했고, 52%가 중, 45%가 하로 인식했으며 하위로 갈수록 미술, 연극 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면서 “적정 생활비용이 낮을수록 비혼의 비율이 높았고, 자녀가 있으면 250~300만 원의 생활비용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고난을 이기고 예술활동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데에는 자기행복감과 자부심이 53%를 차지했다”며 “전시회 등에서 자기 작품을 보는 관광객들의 눈빛을 봤을 때 너무 행복했다는 것과 다음으로 18%가 타인의 인정으로 동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체건 개인이건 100인 중 90%가 지원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생태계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가는 게 바람직한 지”를 묻고, “기승전 결국 돈 때문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가들의 지역 예술 활동의 어려움

정 책임자는 “타 지역 이전 의사에 대해 묻자 64%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광주의 정체성과 관련된 자부심’이 많이 언급됐는데 광주 예술가들은 역사적 정체성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전 의사가 있는 예술가들은 지역예술가들의 텃새, 환경기반 부족, 좀 더 나은 역량과 활동, 넓은시장 등 신진예술가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며 “또한 문을 열어놔도 들어오지 않는 시민들의 관심 부족을 꼬집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26개 단체 중 월급을 지급하는 곳은 23%에 불과했다. 하물며 3년 내 신입회원의 유입은 50%로 유입이 있어도 대부분 1~2년 이내에 나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며 “대학 졸업 후 상당수는 수도권으로 올라가고, 나머지는 창작을 포기하고 예술 강사활동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지원방식의 문제점

그는 “창작물은 1~3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 설계가 필요하나 대부분 지원사업은 1년 단위 지원으로 실행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창작 과정에 대한 지원은 부재이고 결과물 중심의 지원, 공연 내용의 수준과 맞지 않는 소액의 지원금은 예술가 개인의 부담 비용을 증가시켰다”며 “하물며 심사기준의 심사위원의 실력이 예술가보다 더 떨어지고 장르도 맞지 않아 예술가들에게 맹비난을 샀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 책임자는 기초예술 정책으로 ▲다장르 융합창작공간 지원사업 ▲창작공간 임대료 지원 ▲신진예술가 플랫폼 지원 ▲맞춤형 슈퍼바이저 지원 ▲광주문화예술정보시스템 구축(예매 가능한 온라인 사이트 브랜드화) ▲수도권 광주작품 상설공연장 조성 및 대관 등을 제시했다.

김경윤 시인은 토론을 통해 “기초예술의 진흥을 위한 정책은 ‘예술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데 있다”며 “지자체장, 예술 행정 관료, 의원, 문화예술지원단체 담당자들의 기초예술에 대한 확고한 지원의식이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운 극단 토박이 활동가는 “광주문화재단의 기획, 홍보수단이 미약하다. ‘문화마실’로는 한계가 드러난다. 방송국과 신문에서 문화소식 프로그램이 거의 사라진 현실이다. 문화재단은 방송국과 적극적으로 결합해 지원 단체는 물론 광주의 다양한 문화예술소식을 기획·홍보해 주자”고 제안했다.

최명진 아하갤러리 공동관장은 “먹고 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 예술이라고 한다면 이를 국가적 과제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기초예술의 활성화 이전에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과 자존감을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홍 작가는 “행정은 예술가들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지속적으로 현장을 찾아 들여다보고 예술가들에게 노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장을 모르는 행정은 세금을 헛되게 사용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면서 “예술행정이 적극적으로 창작중심의 예술가들에게 맞춰주는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세현 사진작가는 “기금들은 젊은 작가들이 작업 하는데 혹은 전시 및 출판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너무도 좋은 제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출할 문서의 ‘자유롭게 작성’이란 단어는 앞을 캄캄하게 만든다”며 “배려이겠지만 제출 서류 안에도 분명 기입해야할 정확한 양식들, 혹은 방법이 있을 거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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