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 평가회 개최
'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 평가회 개최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11.29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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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머니집 회원들과 참여자들이 모여 평가 진행
"호남학맥 찾아가는 탐방을 진행해 보자"
"기존 인물은 임팩트 부족...새로운 실학자 발굴 중요할듯"

<시민의소리>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지역공동체캠페인 사업으로 지난 5월 27일부터 진행한 ‘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가 호남선비 9명을 만나보며 10월 28일 막을 내렸다.

이를 되돌아보기 위한 마무리 평가회가 11월 28일 오전 양림동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에서 열렸다.

그동안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오월어머니집 회원들과 주요 참여자들이 모인 이번 평가회에서 참가자들은 <시민의소리>와 함께한 6번의 역사탐방 중 의미가 있었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에 대해, 또 진행 중 미흡하고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아가 2018년도에 어떠한 내용으로 사업을 이어길 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번 캠페인의 추진시기와 사업내용을 보면 5월 27일 눌재 박상(朴祥)과 사암 박순(朴淳)을 시작으로 6월 24일 고봉 기대승(奇大升), 7월 29일 하서 김인후(金麟厚), 9월 9일 지지당 송흠(宋欽)과 아곡 박수량(朴守良), 10월 7일 백호 임제(林悌) 등을 지나 10월 28일 미암 유희춘(柳希春)과 면앙 송순(宋純)에서 마무리됐다.

눌재 박상과 사암 박순을 첫 순서로 열었다는 것 높이 평가

정규철 인문학연구소 학여울 대표는 “<시민의소리>가 ‘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의 첫 문을 눌재 박상과 사암 박순으로 열었다는 것에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눌재 박상은 담양부사로 지낼 때 지역의 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의 밑으로 훗날 빛을 낸 제자들이 모여들었다”며 “박상은 호남 학문 터전 마련에 크게 기여했으며, 그의 정신은 후대까지 이어졌다. 눌재 박상 선생을 말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로는 그의 조카 사암(思菴) 박순(朴淳) 선생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사암 박순은 16년 가까이 영의정을 지냈으며 학문적으로도, 시 창작에도 매우 뛰어나 조선시대 시인 중 최고봉이라 불렸다”면서 “당시에 뛰어난 3당 시인이라 알려진 최경창, 백광훈, 이달 등이 모두 박순의 제자였다. 우리 고장의 학문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박상과 박순을 맨 위 꼭대기에 올려놓는 게 순서다”고 강조했다.

호남학맥을 찾아가는 탐방을 진행하자

이황 만암주역학연구소 소장은 “올해 만난 호남선비들의 경우 일 개인의 역사적 사실과 업적을 조명하는데 머물러 아쉬움이 컸다”면서 “‘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누구에게 배웠고, 어떤 학맥을 계승했는지를 좀 더 깊이있게 파고 들어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부터 학자(정치인)들이 시를 놓지 않은 이유는 심성과 인성을 다스리는데 시만큼 좋은 게 없었고, 과거시험에서도 백성을 위해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 지를 시로써 평가했다”고 설명한 뒤, “하지만 호남사림의 학맥에 대한 책은 현재 단 한권에 머물러있다. 그분들이 지었던 시 한편이라도 탐방을 통해 의미를 알아봤어야 했다”면서 “우리가 조금 더 노력을 해서 뒷받침을 해준다면 호남학맥이 빛나고 계승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유능한 16세기 선비들에 비하면 현 세대 운동가들 많은 성장 필요하다

강기욱 고봉학술원 원장은 “이번 답사를 통해 지금의 운동가들이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역사철학, 예술, 실천지성, 미래비전 등을 볼 때 16세기 선비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스터디그룹을 3~4개씩 움직이며 공부들을 엄청 해야 되지 않을까. 자신이 자신을 존경할 수 있는 단계가 돼서 사람 앞에 나서야 되지 않나 싶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탐방이 보고서용 행사가 아니라 500년 전 사람보다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을 자기 스스로 주문하고, 내면을 성장시키고, 사회적인 소통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 우리 모두가 가야할 지향점이다”고 밝혔다.

기존 인물은 임팩트 부족...새로운 토종 실학자 발굴이 중요

조성식 박사는 “조선 후기 이 지역 토종 실학자들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토종의학, 토종약용, 전래과학, 전통산술 등에서 저서를 남기고 활동했다. 그러기 때문에 호남선비의 대상을 주자학+실학으로 지평을 넓히는 것이 중요할 거라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시민의소리>의 보도기사가 임팩트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새로운 토종의 실학자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존의 인물로 하는 것은 임팩트가 부족하다”면서 “토종 실학자들과 아울러 이름도 없이 정유재란, 병자호란, 한말의 의병 등에 참여했던 분들까지 확장해서 조명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이 행사는 특히 오월어머니들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4대 의병의 전적지를 포함시켜 4대 의병기념사업회와 네트워킹하는 것도 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한 뒤, “아울러 오월어머니들의 힐링을 위해 호남의 전통유산, 역사유산, 문화유산 등 세 개의 전통유산이 공존하는 장소를 물색해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훈규 장보마을만들기네트워크 대표 “동학농민운동을 보면 김계남 장군이 있는데, 전봉준 장군만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역사에 기록이 없다”면서 “탐방을 할 때,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 거리의 영웅 등이 섞어지면 내년에 더욱 성공적인 답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이에 덧붙여 정규철 인문학연구소 학여울 대표는 “동학농민운동이라고 얘기하는데 고부민란이 먼저였고, 후에 동학교도들이 가담했다. 요즘엔 갑오농민전쟁이라 불리고 있다”면서 “역사를 전공한 신동엽 작품의 시 ‘껍데기는 가라’에서도 ‘동학년’이란 단어가 사용됐다. 역사적 사건을 규정할 때 용어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역사가 훼손되지 않는다”며 용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영숙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과거 선비들의 인물 탐구는 어머니들이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어머니들에게 역사탐방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일제강점기를 겪은 선조들이 일제에 의해 수난과 수탈을 겪었던 역사를 잊지 않자는 취지에서 이번 답사에 이어 어머니들과 일본 군함도까지 다녀오게 됐다. 다녀온 소감을 담아 <시민의소리>에 기고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박행순 오월어머니집 이사는 “어머니들 가슴의 한에 어떤 위로가 통하겠나. 하지만 <시민의소리>가 어머니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제안해주고 도움을 주면서 자식, 동생과 같이 버팀목이 되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어머니들이 큰 경험 할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문상기 <시민의소리> 대표는 “이번 답사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잘한 점은 이어가고, 지적해주신 점은 깊이 새겨서 내년 역사탐방이 올해보다 더 내실있는 역사탐방이 되도록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시민의소리>는 그동안 보도기사를 모아 ‘오늘 호남선비를 만나 내일을 이야기하다’는 제목으로 12월 중에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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