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정의롭고 관용하여’ 함께 가자(7)
더불어 ‘정의롭고 관용하여’ 함께 가자(7)
  • 이홍길 고문
  • 승인 2017.11.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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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길 고문

한반도는 우리 민족 공동체의 삶의 터전이었고 터전이며 또한 터전일 것이기 때문에,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결코 도외시 할 수 없다. 소통 부재의 남북, 적폐를 둘러싼 동서의 갈등은 이제 고질화된 양극화 현상과 함께 민족적 멘붕을 초래할 수 있는 충분조건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촛불혁명이 기적처럼 이루어졌다. 영웅도 위인도 아닌, 의사도 열사도 아닌 보통사람들에 의해서, 그것도 피나는 투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을 고립시켜 방치하지 않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실천하여 달성한 촛불혁명의 위업이었다.

어렵게 지내왔어도 아직 절망이 아닌 희망이 있음에 환호하고 자부하여 새삼스럽게 민초의 맨얼굴을 발견한다. 국민이라도 좋고 민중이라도 좋고 인민이라고 해도 좋은, 바닥 사람 보통사람 그냥 사람들이, 삼삼오오 광장에 모여 떨기떨기 불꽃을 모아 횃불을 만들어 적폐를 불살라 광명천지를 만들어 갈 때 더불어 가면 되는구나, 정의롭게 가면 되는구나, 관용하면 되는구나 하는 흥타령 같은 주절거림이 절로 나온다.

백산을 죽산으로, 죽산을 백산으로 만들었던 동학혁명의 민초들, 서로를 한울님으로 우러렀던 인간사랑들이 사발통문을 돌려 집강소를 만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했던 역사, 삼일 독립운동이 실패하고 물산장려운동이 실패한 마당에 승리를 기약하는 인고의 아픔보다 패배의 토양에 번지는 생존욕구는 적들의 문화통치에 걸맞게 굴욕의 타협운동을 자치운동으로 윤색, 위장하면서 사람의 얼을 축출하는 얼간이 운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는 적들이 가져다 준 쥐꼬리만한 기회가 황소처럼 커 보였고, 우리들이 살아 온 역사가 온통 오욕이 되어 투항의 항복문서가 민족의 경륜으로 둔갑을 한다.

식민지라는 치욕을 견디는 생존은 언젠가 찾을 독립이 힘인데, 자치운동을 방치하는 것은 희망을 버리는 것이었다. 여기에 일제에 타협하는 자치운동을 차단하고 제압코자 하는 민족적 당위가 발현되고, 이들이 비타협적 민족주의 세력을 이루고 그 중심에 민세 안재홍, 벽초 홍명희 등이 자리한다. 그들은 자치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사회주의 세력과의 협동전선을 이룰 수밖에 없었다.

사회주의 세력도 정우회 선언에서 살필 수 있는 바와 같이 “민족주의적 노력의 집결로 인하여 전개되는 정치적 운동의 방향에 대하여는 그것이 필요한 과정의 형세인 이상, 우리는 차갑게 강건 너 불 보듯 할 수 없다.(중략) 그 부르조아적, 민족적 성질을 명백하게 인식하는 동시에 과정상의 동맹자적 성질도 충분히 승인하여 그것이 타락하는 형태로 출현되지 아니하는 것에 한하여서는 적극적으로 제휴하여”라고 말하면서 신간회 결성이후 민족협동전선을 위해 조선공산당의 표면사상단체인 정우회을 과감히 해체하였다.

창립 당시의 정치 경제적 각성을 촉진하고 단결을 공고히 하고 기회주의를 부인하는 소박한 수준에서 1927년의 동경대회에서는 조선 민족의 정치적 경제적 해방 실현, 민족적 대표기관이 될 것을 기함, 일체의 개량주의를 배척하여 전 민족적 현실적 공동이익을 위해 투쟁한다로 발전하면서 문맹퇴치, 농민의 경작권 확보, 일본 이민 배격, 조선인 본위의 교육확보와 언론 출판 결사의 확보, 협동조합 지지를 행동강령으로 천명하였다. 신간회가 활동하는 동안에 원산 총파업을 지원하고 광주학생운동에 적극 개입하여 이를 전국화 시키는 역할을 하였고 민중대회를 기획하기도 하여 일제의 대규모 탄압을 유발하였다.

그런데 민중대회 사건 이후 간부가 대량 구속되고 김병로 지도부가 자리 잡자 최린과 송진우 등 자치론 세력들이 참여하게 되어 기회주의 배격의 이념에 배치하기에 이른다. 지도부가 타협노선으로 기울자 외부적으로는 코민테른의 12월 테제 발표와 공산당 해산으로 사회주의 계열이 좌경화 되는 가운데, 1930년 신간회 부산지회에서는 신간회 해소를 결의하자 다른 지회도 뒤따르기에 이른다.

해소론은 사회주의자들이 주도하는데 “신간회는 영도권이 소부르조아에 있으니 소부르조아의 집단이다. 계급적 영도권에 의한 프롤레타리아의 투쟁욕 성장에 현재의 신간회는 장애물이다.”고 하는 것이 해소론의 명분으로 1931년 5월 16일 전체회의에서 찬성 43, 기권 30으로 해소안이 가결되어 이후 완전 해체 되어 다시 재기하지 못하고 말았다.

신간회는 그 활동을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았지만, 그 해산은 좌우내부분열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그 한계가 있었다. 인간, 인간 집단의 아전인수적 행위가 저지른 참담한 결과인 바, 한국과 한반도 문제해결에 있어서 한반도의 동서남북에 사는 우리들이 아전인수적 인식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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