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만시지탄이다
그야말로 만시지탄이다
  •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 승인 2017.11.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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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졌다.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 지 118일만이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려 195일만에 행정부가 완성됐다.

우여곡절 끝에 장관이 임명된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적인 부처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분야의 종사자와 전문가들 역시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넉 달 가까이 수장이 공백이었으니 밀린 업무는 차치하더라도 중기부의 주요 정책과 행정의 시급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태반이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같이 우려와 걱정을 담고 있다. 외환위기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대외 건전성은 강해졌지만 저성장의 장기화·가계부채 급증 등 위기의 시그널에 직면하면서 국내 경제기반은 오히려 취약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특히 수출중심의 대한민국 경제시스템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확대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타당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홍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대·중소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중소기업 위상 강화와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에 기대를 하게 된다.

또한 “수많은 정책이 수립되고 예산이 투입됐지만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현실에서 실질적 성과가 절실하며,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간 대학교수, 시민단체 활동가, 국회의원으로 쌓은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시각과 의지에 대한 기대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중기부의 당면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최대 이슈는 단연 한달 뒤면 적용될 최저임금 문제다.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은 16.4%라는 역대 최대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정부의 대책을 지켜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 중소기업들로서는 정부의 임금정책과 이에 대한 후속조치들에 기업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 한 가지 시급하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홍 장관은 장관 공석으로 미뤄지고 있던 중기부 내부 인사부터 서둘러야 한다.

현재 공석으로 있는 장관정책보좌관, 중소기업정책실장을 비롯해서 창업벤처혁신실장, 성장지원정책관, 지역기업정책관, 상생협력정책관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리들이 비어있고 하나같이 그 업무의 중요성이나 무게감이 가볍지 않는 자리이기 때문에 비어있는 인사에 대해 서둘러야 할 그야말로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우리나라가 환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수 기반의 경제 체질이 오히려 약해졌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내부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위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외환위기의 고통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 역시도 셀 수 없이 받아놓은 상태에서 무려 넉 달 동안이나 핵심적인 부처의 수장이 공백이었던 상황에서 그야말로 만시지탄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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