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9)
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9)
  • 문상기, 윤용기 기자
  • 승인 2017.11.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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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직매장의 현주소와 해결과제

로컬푸드운동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 중 하나인 로컬푸드직매장은 그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현주소

우리나라 로컬푸드 직매장은 중소규모 생산자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는 ‘농산물 제값받기’ 차원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생산자 주도 직거래는 상품구색 갖춤이 부족해 소매업에서는 대부분 실패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태동한 생협이 농산물 직거래를 주도하면서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관계 구축을 전제로 정착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런 생협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량생산, 대량유통이 주도하는 유통구조를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며 지역 내 유통 구조를 복원하는 운동으로 실현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업인들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포장하고 진열하여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판매가격도 농업인이 결정한다. 중간 유통과정이 없어 생산자는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는 장바구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는 출하 농업인을 알 수 있어 상품의 안전성과 신선도에 대한 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에 따르면 로컬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하는 매력적인 농산물 유통방식인 것으로 읽힌다.

▲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완주로컬푸드 효자동 직매장 내부모습이다.

지역에서 시작된 로컬푸드

정책로컬푸드 정책과 지원은 중앙정부보다 지자체에서 먼저 시작했다. 전북 완주군의 사례처럼 ‘로컬푸드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직매장 사업, 지자체 직영 학교급식 등에 성과가 나타나면서 직매장 사업을 위한 생산자 조직화, 가공 시설 지원 등 정책지원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역에서 시작된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은 단순히 우리 지역의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해 도농상생의 행복한 공동체 문화를 건설하자는 뜻과 바람이 담겨 있다. 로컬푸드운동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 중 하나인 로컬푸드 직매장은 그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는 경제 주체에게 로컬푸드의 구체적인 모습과 파급효과를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로컬푸드는 단순히 소득증대, 유통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는다. 로컬푸드에 출하하는 중소농, 고령농, 여성농업인에게 사회복지기능과 일자리 창출 및 전통의 맛 복원 등을 통해 농업·농촌의 활력 증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수행해야할 농촌지역개발사업의 순기능도 로컬푸드운동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 정책에 대해서 중앙과 광역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은 매우 미진했다. 커다란 틀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하나의 작은 아이템으로 취급하는 정도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년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2015년도에 겨우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정도 였다. 지금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2016년 5월 말 현재 로컬푸드 직매장 117개소에 시설비 일부를 지원하는 수준이다.

▲ 완주로컬푸드 효자 직매장 2층에는 로컬푸드 농가식당인 소이푸드 레스토랑과 소이카페가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유형과 장단점

현재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운영주체의 성격 및 지역적인 조건, 생산공간과 소비문화의 차이가 분명하게 다르다. 하지만 각기 처한 공간적, 환경적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로컬푸드 직매장 입지는 지역적 환경에 따라 크게 세가지 형태를 띈다. 먼저 생산지와 소비시장을 동시에 갖춘 중형 도시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역의 중심에 위치해 선순환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원주와 순천시 등이 대표적인 도시다. 순천 로컬푸드 직매장은 순천시와 생산자, 소비자가 출자해 서로 상생을 도모하는 법인을 설립 운영하는 경우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번째로 대도시 인근 지역의 생산지에서 도시 소비자를 상대로 직매장을 운영하는 경우다. 대도시 인근에 위치한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가장 많은 형태의 직매장으로 공산품을 취급하는 하나로마트와 같이 병행 운영하는 샵인샵 형태이다. 대도시 소비자들이 농산물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가까운 지역의 농촌에서 만나 함께 어울리는 장소로 활용하는 경우다.

세 번째는 농촌지역의 운영주체가 대도시 주요지역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해 운영하는 경우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대도시 진출은 도농상생의 훌륭한 모델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의 상인과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전주시의 경우 시내 주요거점에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이 설치되어 농산물 시장을 장악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례로 전주 남부시장에서 농산물 판매점을 운영하는 K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등장으로 전통시장의 농산물 유통상인들의 피해가 크다”며 “대형마트가 전주지역 전통시장의 밥을 뺏었다면 로컬푸드는 밥그릇마저 뺏어갔다”며 울분을 토로할 정도다.

더불어 마당 한켠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을 파는 보따리 노점상들에게도 타격이 우려된다. 모두의 상생을 위하는 로컬푸드 운동이라면 지역단위 운동추진체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 봐야할 대목이다.

▲ 순천시와 생산농가 그리고 소비자인 시민이 공동출자에 만든 순천로컬푸드 직매장은 로컬푸드운영의 모범 모델 성장이 전망된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운영주체

로컬푸드 직매장의 3개 유형(지자체가 개설한 직매장, 생산자 단체가 주도하는 직매장, 지역농협의 직매장)의 운영방식과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자체가 개설한 직매장

지자체가 판매장 시설을 지원하고 민간이 판매장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형태이다. 운영주체의 특성상 사업유형은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으로 운영된다. 나주와 안성시가 대표적이다.

생산자 단체가 주도하는 직매장은 소규모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의 형태로 1990년대 생산자 주도형 농산물 직거래와 거의 유사하지만, 로컬푸드 직매장 이외에 다른 출하처나 판로에 공급하는 농산물 유통이나 농산가공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생산자 단체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도시 권역과 농촌지역 2가지 유형이있다. 대도시 권역 직매장은 학교급식 및 친환경농산물 유통업체에 납품 등 다른 판로 확대에 로컬푸드 출하 생산자의 자격을 활용한다. 충주 로컬푸드 연합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역농협이 주도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부분 복합매장(로컬푸드 직매장 + 하나로마트)으로 운영된다. 지역농협이 기존 소매사업(하나로마트)에서 취급하는 농식품을 그대로 유지하며 로컬푸드를 도입한 매장 내 매장(shop in shop)의 형태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해결과제

첫 번째는 일정한 품질의 상품을 연중 공급해 줄 수 있는 생산자 조직체 구성이다. 생산과 수확, 저장, 출하까지 모든 단계에 걸친 품질 관리와 생산자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두 번째는 생산품목과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기획생산이다. 유통 환경의 변화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기본 조건들이다.

안정적인 원료 조달의 조건은 계획 생산이다. ▲생산 시설의 현대화 ▲산지조직체의 다양한 지원 사업 ▲원활한 시장 정보 공유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곧 경쟁력이다.

세 번째는 맞춤형 마케팅이다. 산지조직체는 ▲출하처가 요구하는 선별 기준과 포장재 규격 등을 충족 ▲재배농가의 계약부터 물류와 판매는 물론 고객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업무 시스템 갖추기 ▲시장 변화에 따라 분산 출하와 판로 다양화 전략을 구사하며 수급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네 번째는 성공적인 조직화다. ▲생산자들의 사적 관계를 배제하고 공정성을 바탕으로 조직을 관리할 것 ▲전체 구성원이 얻으려는 공동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할 것 등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도시지역과 가까울수록 소비자의 방문빈도나 구매력이 높아 로컬푸드가 추구하는 도농상생의 가치를 적극 표명하고 경영이 원활하다. 반면, 농촌지역일수록 로컬푸드 판매금액이 낮아 생산자의 참여동기를 자극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지역농협과 제휴, 판로 확보 등 경제사업 운영방식의 묘미가 필요해 보인다.

이는 출하 생산자의 수수료가 10%(농산가공품은 13~17%) 내외임을 감안한다면, 운영주체에게 경영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농협은 기존 마트의 인력을 활용하기에 경영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은 운영비 지원 없이는 경영 안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직매장은 판매사업 외에도 레스토랑, 카페 등 시민의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생산자·소비자의 교류 공간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생산자-소비자 교류 프로그램은 대부분 외부에서 진행되다 보니 아직은 쇼핑 중 쉼터 역할에 불과하다. 이 교류 공간은 지역 농산물 외에도 지역 중소기업 상품의 전시·판매 및 홍보에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이탈리아 체세나시에 위치한 아포프루트 물류창고. 아포프루트는 생산농가는 100% 출하책임이 있으며 조합은 100% 판매 의무를 지는 이상적인 과수협동조합 연합체이다.

이탈리아 농업정책의 벤치마킹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연합은 법적으로 승인된 5개의 전국연합조직이 있다. 이들 조직은 우리나라의 농협중앙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 다르게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원가를 낮춰서 최소한의 운영비만을 남기고 싸게 공급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포프루트의 경우 매년 생산량을 예측하고 지난해 가격에다 올해 생산비 변동분을 합해 기준가격을 산정한다. 조합의 판매 수수료는 일정 금액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합원 수취가격은 출하된 농산물의 판매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판매가격 결정은 전년 기준가격에 금년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생산비를 더해 산정한다. 판매가격이 생산비 수준에 불과해 농가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과 상의해 출하여부를 조합원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는다.

생산비 이하로 판매가격이 형성되면 출하를 포기하고 농산물을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 아포프루트는 이 같은 구조를 활용, 수급조절을 위해 영농기술 담당자들이 수시로 상의해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과잉생산이 우려될 경우 조합원들에게 품목전환을 유도한다.

아포프루트 기술위원회는 연도별·품목별 판매량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생산량을 계획한 후 품목전환과 생산 지도를 한다. 우리 농협이 벤치마킹을 통해 본받아야할 제도이다.

로컬푸드 추진전략과 정책과제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 내 유통으로서 소량 다품목을 취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 생산자가 직접 수급조정에 관여하며 발생한 비용에 비해 이익규모가 작은 한계가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운영주체의 유통 전문성과 신뢰 장치를 확보하고, 생산자의 추가 노동이 신뢰구축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역 농산물로 지역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타 지역과 제휴를 통해 상품 다양성을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거리를 좁히는 운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로컬푸드 직매장의 당면 문제는 매출 중시의 판매 논리, 상품구색 미비, 소비자의 농업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러한 당면과제에 대해 경제성보다 관계성을 중시하고 지역성 있는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의 농업 이해로 안전성을 보완하는 사업 전개가 필요해 보인다.

‘로컬푸드’에서 ‘로컬’의 범위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관계이며, 지역의 특성과 경제·환경, 생산자와 소비자의 유대관계라는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로컬푸드 지원은 시군단위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지역 정체성을 발현하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고, 로컬푸드 구축에 공공재 투자(계획과 예산 지원)가 필요해 보인다.

기초 지자체의 ‘로컬푸드지원센터’는 자원순환 농업을 실천하는 생산부문과 도농상생을 추구하는 소비부문, 지역 먹거리 물류부문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

로컬푸드 추진 과정에서 상품개발, 생산조직화, 마을단위 가공사업 및 관광 인프라 조성, 공공급식 조달 등에서 지역개발 사업과 연계하고, 로컬푸드 실천을 통해 지역 내 유통체계와 지역농업을 재편해야 한다.

로컬푸드 직매장 유형 중 지자체가 개설한 경우는 자연스럽게 지역 로컬푸드 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생산자 단체가 개설한 직매장은 소매 유통보다 안테나숍 또는 공공급식 참여 등 도매 업체로의 기능이 요구된다.

반면, 지역농협이 개설한 직매장은 중소농, 고령농의 조직화나 소규모 가공식품 개발에 적극 관여하며 지역농업 재편을 주도하며 지자체 행정의 역할을 보완해야 한다.

로컬푸드정책의 추진방향

농업·농촌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농업·농촌은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 문화의 보고이며, 지역사회를 유지·존속시키는 특성을 나타내는 공공재로서의 기능까지 확대되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농업문제의 시장실패를 농업정책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농업정책에서 개별 농업인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규제와 경제적 유인은 그 효과가 미미해 농업은 지속적으로 축소됐었다. 시장성이 부족한 공공재의 경우 정부가 직접 또는 공기업의 이름으로 공공재를 생산하는 것처럼, 농업부문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되 개별 농업인보다 지역단위로 지역농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농업부문 공공성은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지침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농업을 실천하고 그와 연계된 지역단위 먹거리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때 지역민의 만족도가 향상된다. 시·군단위 기초지자체 주도로 지역농업과 지역 먹거리 관련 인프라 정비, 지역개발 사업 등을 연계하는 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로컬푸드는 지역경제에 직간접 효과와 더불어 지역농업에도 파급효과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로컬푸드는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새로운 지역 유통 채널이 되어 지역민 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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