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창작뮤지컬 ‘너릿재 연가’,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애환 담아
화순 창작뮤지컬 ‘너릿재 연가’,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애환 담아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11.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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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엄마 전원주 씨 특별출연
‘애꾸눈 광대’ 이세상 씨 원작, 오성완 씨 각색·연출

“그려, 엄니가 너릿재고, 너릿재가 에미고, 니그 아버지가 너릿재고, 너릿재가 아부지고, 너릿재가 내 아들이고…”

남도의 땅 전남 화순군에 소재한 너릿재에 얽힌 사연을 작품화한 창작 뮤지컬 ‘너릿재 연가’가 무대에 올랐다.

국민 엄마 전원주 씨가 특별출연한 ‘너릿재 연가’는 ‘애꾸는 광대’ 이세상 원작, 푸른연극마을 오성완이 각색, 연출을 맡아 21일, 22일에는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별홀에서, 26일에는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함께 한 너릿재

명품화순 브랜드 구현 창작극 지원으로 제작된 뮤지컬 ‘너릿재 연가’는 화순출신의 최경희 장군의 후손들이 극의 중심인물로 설정됐으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미쓰비시 탄광 근로자, 해방과 6.25전쟁, 80년 5월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애환을 담았다.

너릿재는 유난히 풍파가 많은 역사적 고개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의 제자였던 정곡 조대중 선생이 부관참시를 당한 곳이며,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에는 농민군들이 처형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칠흑 같던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이후 1946년 8월 15일에는 미군들에 의해 화순 탄광 노조원들이 희생을 당하기도 했고, 6.25 때에도 좌와 우가 치열하게 대립했으며, 도둑들이 침몰하기도 한 곳이다.

터널이 완공되기 전에는 자갈길인 탓에 고장 난 차를 밀기도 했던 아련한 추억이 서린 장소다. 특히, 80년 5월에 공수부대의 만행에 맞선 백성들이 화순 탄광의 무기로 공수부대를 몰아낼 때 넘었던 고개도 바로 너릿재다.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 속 애환 깃들어

우리 근·현대사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아픈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향해 달리다 보면 구름도 놀다간다는 고개, 고향의 앞산 같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친밀한 고개가 바로 너릿재다.

화순 너릿재는 광주로 넘어가기 위한 지름길로 보성, 순천 등으로 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50대 전·후의 세대에게는 땔감 나무를 하던 곳이기도 했다. 많은 눈이 내려 쌓일 때면 광주에서 차량의 통제로 친구와 함께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고개를 넘어 하교하는 풍경을 볼 수 있었던 순박하고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이번 창작극 ‘너릿재 연가’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시대의 격동 속에 한 가족이 겪어야했던 삶의 비애와 한을 단면으로 보여주고, 비극적인 운명을 화해와 화합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그렸다.

주인공 조연이는 극중 서슬 푸른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머나먼 일본 땅 미쓰비시 탄광과 군수공장으로 끌려간다. 해방 이후 다행히 살아남은 조연이는 전남 화순 고향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남자 최인호와 혼인식을 치른다.

하지만 해방 기념식이 열리는 광주로 넘어가는 너릿재에서 미군들과 만나게 되고 이들을 제지하려는 총소리가 난무하면서 사랑하는 남자 최인호와 헤어지게 된다.

조연이는 유복자 아들 최민혁을 기르며 남편을 찾아 너릿재 숲을 찾아 헤매며 고통의 세월을 살아간다.

세대별로 경험한 너릿재에 관한 기억

극 전개는 조연이에서 1980년 5월을 경험한 아들 최민혁으로 넘어간다. 아들 최민혁과 그의 연인 오윤경은 평범했던 대학시절 MT를 통해 사랑을 키워간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청춘남녀였던 이 둘은 80년 독재정권과 계엄군에 맞서게 된다.

그리고 조연이 아들 최민혁 역시 총성과 함께 어느 봄날 너릿재 깊은 산속으로 사라졌다. 주인공 조연이와 아들의 연인이었던 오윤경은 화순 너릿재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고,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씻김굿으로 막이 내린다.

‘너릿재 연가’ 러닝타임 100분 동안 15곡의 뮤지컬 넘버와 6곡의 시노래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넘버 14곡은 순수 창작음악으로 작사엔 오성완, 배창희 씨가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뮤지컬과 연극적 요소가 결합된 음악극인데다가  미디어 아트가 결합되어 풍성한 무대이미지를 그려내는 융·복합적 공연양식을 띄고 있다.

탤런트 전원주 씨가 너릿재의 역사를 품고 있는 어머니 역을, 며느리역에는 푸른연극마을의 이당금 씨가 맡았고, 그 외 23명의 배우들과 10여명의 스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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