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합수 윤한봉 강의실 조성해 ‘눈길’
전남대, 합수 윤한봉 강의실 조성해 ‘눈길’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11.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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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핵심 주동인물 지목으로 현상수배되기도

민청학련 사건 주도, 12년간 도피생활, 5.18마지막 수배자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간 윤한봉 열사를 기리는 강의실이 문을 열었다.

전남대학교(총장 정병석) 농업생명과학대학 2호관(205호)에 <합수 윤한봉 기념강의실(이하 합수강의실)>이 문을 연다.

합수강의실은 전 민족미래연구소 소장 윤한봉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남대학교와 (사)합수윤한봉기념사업회(이사장 오수성, 이하 사업회)는 11월 14일(화) 오전 11시 합수강의실 조성과 관련하여 조촐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합수강의실 조성에 앞서 지난 6월 13일에는 합수 윤한봉의 부인인 신경희 씨가 전남대학교에 장학기금을 전달한 바 있다. 거기에는 “청년들의 교육이 제대로 서야 민족의 밝은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고인의 신념을 실천하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합수 윤한봉은 1971년 전남대 농과대학 축산학과에 입학과 동시에 불철주야 학업에 정진하여 교수들로부터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등 장래가 촉망되는 ‘범생이’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는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특별선언 형식으로 유신헌법을 발표하자 반독재투쟁을 결의한다.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4년에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의 전남·북 지역 책임자로 지명수배 되어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15년 징역형을 선고 받는 한편, 국가보안법위반, 내란예비·음모, 긴급조치 1·4호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아 전남대에서 제적당했다. 2010년 9월 재판부는 이 건에 대한 재심에서 36년 만에 무죄를 선고하였다.

전남대는 올해 2월 제적 상태에 있던 고인에게 입학한지 46년 만에 명예졸업증서(학사)를 수여했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으로 현재의 농업생명과학대학 건물 2호관에 합수강의실이 배치된 것이다. 이는 한국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과 정신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전남대와 사업회가 협력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김명환 교수는 “유신체제 하에서 의문사한 고 최종길 교수의 30주기를 맞아 2003년 서울대 법대 근대법학100주년기념관 소강당을 <최종길 홀>로 헌정한 경우가 있다. 또 서울대 교정에는 민주화 운동에 스스로를 희생한 수십 명의 서울대생을 위해 <민주화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면서 “대개 이러한 추모사업 조차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편중되는 것 같아 유감이다. 이번 전남대 합수강의실 조성을 계기로 지방대학에도 그 흐름이 널리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런 기대와는 대조적으로 대학에는 기업인을 기리는 이름이 건물에 붙여진 경우도 흔하다. 대표적으로 고려대 경영대학 내에는 <이명박 라운지>, <이학수 강의실> 등이 있으며 건물을 기부한 대기업의 이름을 딴 대학 건물이 많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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