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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트럼프 한국 방문이 남긴 것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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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9  13: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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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블랙 스완’은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제일의 폭격기 ‘B1B'의 별명이다. 금년 들어 몇 차례 한반도에 한미 군사연습 때 최신예 전투기 F35를 호위기로 삼아 출격했으니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B1B 전폭기는 스텔스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저승사자의 이미지마저 가지고 있다. 

지금도 상당수 한국인들은 미국 대통령을 수호천사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큰 착각이다. 역대의 미국 대통령들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위인들이었지 약소국을 구해주는 수호천사는 아니었다.

11월 5일 일본, 7일 한국, 8일 중국을 연달아 방문하는 트럼프의 표면적 이유는 북핵문제이지만 일본, 한국, 중국 방문의 목적은 각각 다를 것이다. 일본에서는 미일 동맹의 강화와 무역 불균형의 시정, 미국 무기 판매, 한국에서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한 무역 불균형의 시정, 그리고 미제 무기 판매 등이 강하게 떠오른다. 다분히 ‘등치고 간 내먹는’ 전쟁상인과도 같은 인상을 우리에게 심어줬다고 보여진다. 

트럼프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일본 수상이 보여 준 것은 마치 푸들이 주인에게 보여 주는 아양과도 같아 뒷맛이 씁쓰름하다. 거기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트럼프에 대한 대응은 의젓해 보였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태도는 역시 대국의 원수답게 의연해 보였다. 국력과 국격은 다른 법이다. 한중일의 트럼프 대통령을 맞는 것만 보아도 국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중일 3국 중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트럼프 방문에 대한 반대 시위가 있었다. 골수 보수층들은 은인에 대한 배은망덕한 행위, 또는 북한의 사주를 받고 벌이는 반국가적 행위라고 매도하겠지만, 일촉즉발의 전쟁으로 몰고 가는듯한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반전쟁 시위를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다행히 막말을 쏟아놓는 트럼프가 한국 방문 기간 중 그런대로 언행에 신중했던 것은 의외였고, 또한 북한에게 평화적 회담의 장으로 나오라는 선언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금년 2017년은 역사적인 해이다. 1905년부터 외국군 기지로 쭉 이어왔던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완전히 이전되었다. 예전에는 용산이 서울의 남쪽 변두리였지만 오늘날에는 서울 한가운데에 해당한다. 그런 땅이 외국군의 병영으로 점령되어 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나도 노무현 정부 때 ‘용산 민족공원 건설 추진 위원회’ 자격으로 두 차례 용산기지를 둘러 볼 기회를 가졌었는데, 그 좋은 땅이 외국군에 의해 오염되고 있는 현장을 보면서 가슴이 저려왔다.

10조가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미군 해외주둔기지로 세계 최고, 최신의 기지를 방문한 트럼프의 소회는 무엇일까. 기름진 경기평야 남부의 산을 아예 송두리째 뭉개서 성토하여 조성된 그 기지를 찾았을 때 미군의 통수권자로서 우쭐했으리라. 트럼프는 일본의 미군기지와 평택기지를 비교해 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뜻있는 사람들은 트럼프의 평택기지 방문에 가슴이 쓰렸으리라.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흐지부지되었던 용산 국립공원을 문재인 정부에서 잘 조성하여 민족의 비운을 씻어주기 바란다.

외교는 예술이다. 외교는 교향악단이다. 외교는 생존권이 달린 줄타기다. 자칫 잘못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곤두박질할지 모른다. 북핵을 놓고 벌이는 미국, 중국과의 외교는 우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일방적인 미국 일변도의 외교로 균형을 상실한 결과 국민에게 크나큰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이번 트럼프 방문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미국 국내에서 탄핵에 이를지 모르는 그에게 적절히 대응했다고 본다. 아울러 미국, 일본, 한국을 잇는 3국 동맹을 우리가 거부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한국전쟁으로 부흥한 일본이 북핵문제로 절대다수석을 차지한 아베의 개헌도 결국 한반도 위기가 일본에겐 역사적인 호재가 되었다. 

우리는 결코 한국, 일본, 미국, 인도를 잇는 중국 포위론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한편, 또다시 국정농단 세력에 동조하는 이른바 ‘조중동’의 발호의 기미를 철저히 잘라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촛불을 다시 켤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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