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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6)밀라노 농산물 도매시장-이탈리아 농업현황
윤용기, 문상기 기자  |  yyk28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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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2  09: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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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 도매시장 내부 모습

이탈리아 농업은 다른 유럽연합 국가에 비해 규모나 지형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못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림어업 GDP 41,859백만 달러(2014년 기준)를 기록하며 프랑스에 이어 유럽연합 내 제2의 농업생산국 지위를 유지하는 농업 선진국이다.

이탈리아 총 GDP 대비 농림어업 GDP는 2.0%를 차지한다. 농업총생산액은 454억6천6백만 유로로 육류(20.1%), 채소(15.3%), 과일(12.7%), 유제품(10.0%), 곡물(8.65) 등의 순이다. 과일과 채소류 생산량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특히 우리들의 상식과는 다르게 포도는 세계 1위의 생산국이다.

농경지 면적은 총 국토면적(30,132천ha)의 47%인 171백만ha로 지형과 기후가 매우 다양한 이탈리아는 경작지 중 1/4만이 평지다. 계단식 농업과 관개 등을 통해 산지에서 농경이 폭넓게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농가는 소규모의 가족농이며, 농가당 평균 경지면적은 약 7ha 이다. 농촌지역의 인구는 12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이며, 중간지역까지 고려할 경우 농촌지역 인구가 많은 편에 속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일 년 내내 비교적 강수량이 고른 포(Po)강 유역이 가장 비옥하다. 전통적으로 파스타용 경질밀은 남부에서, 빵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영질밀은 북부에서 주로 재배된다. 적합한 토양과 기계화로 인해 북부의 생산량이 남부의 3배에 이른다.

포강 평야에서 쌀과 옥수수가 재배되고, 쌀은 수출된다. 이탈리아의 주요 수출 농산품은 올리브와 포도다. 양·돼지·소·염소·닭 등이 사육되지만, 육류생산이 전통적으로 미약하며 유제품 생산도 북부지역에 한정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북부지역에서 돼지가 주로 사육되며 소가죽을 이용한 가죽산업 또한 유명하다.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와 같이 농업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서비스, 일반산업, 건설 분야의 소득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그 편차가 가중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탈리아는 대외교역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이탈리아의 GDP 대비 교역비중은 47%이다. 수입 품목은 주로 곡물, 어류 등이고, 수출 품목은 신선농산물(과일, 채소)보다는 주로 가공농산물(포도주, 파스타, 가공토마토제품, 올리브오일 등)이다.

   
▲ 밀라노 농산물 도매시장

밀라노 도매시장(ORTOMERCATO DI MILANO)

밀라노 시장은 로마, 토리노와 더불어 이탈리아 3대 도매시장 중 하나로 시설규모가 총 800,000㎡(약 24만 2천 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며, 중부유럽으로 통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수출입이 활발한 농수축산물 도매시장이다.

1956년 2월 24일 처음 개장한 밀라노 시장은 청과, 수산, 육류(가금육 포함), 화훼 등 4개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장의 일일차량 출입량은 3,500대에 이르며 판매물량은 연 100만 톤 정도다. 109,000㎥ 크기의 냉장실이 구비되어 있다. 일일 방문객수는 약 1만 2천 명 정도이며, 전통시장 상인 등 소매상과 식당 운영자 등 약 5,500여명이 주거래처이다. 거래규모는 연 25억 유로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농산물 유통은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가 각각 약 50%를 점유한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이탈리아는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대형유통업체들이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고 직거래 등 자체 유통이 활성화 되어있다. 도매시장은 주로 전통시장의 상인과 중소규모 수퍼 등 소매상과 식당 등이 이용한다.

밀라노 시장의 시스템은 170개소의 도매 점포와 지역생산자 점포 100개소, 그리고 기타 업체 등 사무소 400개소로 구성되어있다. 밀라노 시장의 특징은 청과시장에만 생산자 점포가 존재한다. 생산자 점포는 청과시장 각 구역 내 중간 통로에 위치하며 구역 외각에는 도매점포가 영업을 한다.

시장 판매상품의 약 10%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거래되며, 약 70%는 롬바르디아 지역, 약 20%는 EU지역, 약 10%는 비EU권 지역에서 수입되어 거래된다. 롬바르디아에서 생산되는 과채 12%가 시장 내에서 거래되며 판매되는 상품의 30%는 해외로 수출된다.

밀라노 직매장은 밀라노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인구 1000만여 명이 주요 기반이다. 거래방식은 청과의 경우 정가수의매매이며, 수산물은 경매제로 운영한다. 모든 이용자는 회원등록이 필수이며, 회원증에는 신용카드 기능이 있어 거래상대방의 신용도 파악 및 정산 등에 활용된다.

도매시장 운영주체는 ‘쏘젬(SogeMi)’으로 밀라노시가 지분의 90% 이상을 소유한 공기업이다. 쏘젬(SogeMi)이 2040년까지 밀라노 시로부터 위탁받아 경영하고 있다. 운영회사의 주 수입원은 임대료와 통행료(주차료)이며 통행료 수입만 연 300만유로에 이를 정도다.

   
 

밀라노 도매시장의 특징

밀라노 도매시장의 특징은 시장 내 도매가격 형성에 운영회사가 개입하지 않는다. 운영회사는 도매상 등에 점포를 임대하고 청소, 경비 등 시설관리 및 기준가격 제공 등의 역할만 할 뿐이다. 따라서 가격 폭락 시에 대한 별도의 지원 대책도 없다.

도매시장의 상인 알베르토(60, 남, 밀라노) 씨는 “이탈리아의 기후 조건 때문이다”며 “태풍 등 기후로 인한 재해가 거의 없어 농산물 가격의 등락 폭이 작아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농산물의 가격 결정도 각 도매상에 자율로 맡긴다”며 “운영회사는 전 도매상에 대해 입하하는 물량, 가격을 전수 조사한다. 매주 조사요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도매가격과 판매량을 조사해 수집한 가격정보가 기준가격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가격기준은 학교 및 복지시설은 낮은 가격으로, 일반 소매용은 높은 가격으로 가격을 차등 설정하며, 판매과정에서 남은 농산물은 지역복지회관에 기부하는 등 사회에 환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거래방식은 다른 유럽도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장도매인제를 실시하며 자체 정산소를 통해 거래대금을 지불하나 소량 생산 품목에 한해서는 산지에서 생산자가 경매 실시 후 시장에 반입한다. 이때 시장도매인은 약 10 ~ 11%의 판매 수수료를 취한다.

운영회사는 시장 내 중앙통로에 소량생산 출하자에게 자리를 임대해 주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생산자에게는 평균적 250㎡를 임대해 1㎡당 75유로의 임대료를 받는다.

   
▲ 밀라노 도매시장 청과동

월~금요일까지는 시장에 등록한 사업자(도매)만 출입 가능하지만, 토요일 오전에는 일반 소비자(소매)도 입장이 가능하다. 시장개장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이며 일반소비자 입장이 가능한 소매개장은 토요일 오전 9시~12시까지이다.

토요일 오전 시장을 방문한 시민 프란체스코(56, 남, 밀라노) 씨는 “매주 토요일 오전 개방되는 도매시장을 자주 찾는다”면서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은 이탈리아 전역에서도 이곳 뿐이다”고 말하며 만족해하는 표정이었다.

상품 대부분 포장재는 나무나 종이 재질의 박스이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포장 박스의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다. 종이 박스는 상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색깔을 사용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시장 내 파렛트는 재활용하며 CHEP(풀회사)의 파렛트만 색깔로 구분해 회수 처리한다. 파렛트 출하물량 중 약 85%가 나무 파렛트를 이용하며, 그 중 CHEP가 10%를 차지한다. 플라스틱 박스와 목상자의 경우 생산자들이 개별 구입해 사용하며, 일회용으로 사용 후 폐기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품 포장용 플라스틱 박스는 재사용 시 상품성을 떨어뜨리므로 일회 사용 후 폐기 처리한다.

또한 포장용 박스에는 생산자정보(생산자, 생산지, 취급회사, 포장담당자)가 표기된 라벨이 붙어있어 유통경로추적이 가능하다.

밀라노 도매시장의 로컬푸드

시장 설립 당시 로컬푸드는 지역농산물 판매확대가 목적이었지만, 현재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출하가 이루어지고 있다. 타 영역인 밀라노 시청의 밀라노 푸드정책 차원에서 장려되고 있을 뿐 도매시장 차원에서 대응하는 부분은 없다.

   
▲ 도매시장에서 과일과 채소를 구매하는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

밀라노시의 푸드정책

밀라노 푸드정책의 도입 배경은 농업 비중이 1955년 49.2%에서 1999년 21.9%, 2012년 19%까지 축소됨에 따라 시민들에 대한 적정량의 안전성과 건강을 포함한 다양한 식량공급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분배의 불평등, 환경악화, 기후변화, 지속 가능성 등을 저해하는 생산과 소비패턴, 식품손실과 낭비 등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이에 밀라노시는 도시 내 푸드의 순환(생산과 가공, 물류, 유통, 소비, 폐기물 등), 푸드시스템의 여건(인구, 영토, 생물다양성, 에너지, 수자원, 건강과 영양, 문화, 교육 등)과 기존 푸드정책에 대한 평가, 식품관련 주체들의 현황과 역할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과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10가지 이슈를 도출해 냈다.

밀라노시는 우선 추진할 푸드정책의 5가지를 선정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는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음식의 보장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모든 시민에게 건강한 음식과 물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푸드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증진이다. 지속 가능한 푸드시스템을 만들고, 우수한 품질의 제철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생산하고 소비를 증진하는데 필요한 모든 활동과 요소들을 결합해 통합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식품의 이해다. 인간의 기본권과 환경에 대한 존중 하에 건강하고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식품이 생산 유통되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음식폐기물과 싸우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푸드 체인의 각 단계에서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농식품 분야에 대한 과학적 연구 지원이다.

밀라노시는 우선추진 푸드정책의 5가지 주요 실행 방법으로 첫 번째 밀라노 케이터링회사(Milano Ristorazione, 밀라노시 소유)를 통해 밀라노산 쌀을 공공급식 및 학교급식에 사용하고 백화점이나 까르푸(Carrefour) 등 대형유통매장 등에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밀라노 케이터링회와 함께 학생들을 가정집으로 초대해 먹거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학교에 과일 간식시간 도입과 근로자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구내식당에 건강식을 위한 조리법 등을 보급하고 있다.

세 번째로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갈 수 있는 비닐봉지 등을 나눠주는 ‘나는 버리지 않아요’ 캠페인 전개, 못난이 과일 시장 운영, 대학과 협회, 밀라노시 공동프로젝트로 식당, 병원 등의 남은 음식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모든 정책 실행을 밀라노시 식품위원회가 모니터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예산조달은 별도의 푸드정책 예산이 있는 것이 아니라 EU의 농촌개발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며, 정책실행을 위한 이행 예산 또한 밀라노시가 아닌 각 지역구 단위에서 편성해 추진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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