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서화실, 새롭게 가을 개편
국립광주박물관 서화실, 새롭게 가을 개편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10.3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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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가을, 겨울'을 주제로
깊어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회화 작품들 모아
▲ 국립광주박물관 '서화실' 전경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이 상설전시 <서화실>을 ‘남도의 가을, 겨울’이라는 주제로 새롭게 개편했다.

이번 개편은 소치 허련, 사호 송수면 등이 그린 가을·겨울 풍경과 함께 조선 중기의 화원 화가 허주 이징이 그린 가을 새 그림 등, 조선 중기부터 근대기에 걸친 회화 작품 10건 27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 소치 허련(1808-1893), <국도>, 19세기, 종이에 엷은 색, 2006년 구입

전시는 근대 호남 화단을 대표하는 문인화가 소치 허련(1808~1893)의 <국도>와 <묵죽도>로 시작된다. 그의 작품은 가을·겨울을 나는 대표적인 식물인 국화와 대나무는 덕과 지조를 갖춘 군자의 이상향에 비유되어 문인화의 주제로 사랑받고 있다.

전남 화순 출신인 염재 송태회(1872~1941)의 <팔군자>병풍은 이번 개편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팔군자’는 문인화의 주요한 제재였던 ‘사군자’에 길상적 의미의 화훼화가 결합되어 생겨난 독특한 형식으로, 19세기 이후 호남 화단에서 즐겨 그려졌다.

또한 추운 계절에 우리나라에 머무는 새들도 많이 그려졌다.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기러기와 갈대를 함께 그린 <노안도蘆雁圖>는 ‘노후의 평안함[老安]’과 그 발음이 같아 조선 후기 이후 즐겨 그려진 주제다. 이번 개편에서는 조선 중기 작품인 <노안도>를 소개한다. 이밖에도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화원 화가 허주 이징(1581~1674)의 <영모도>, 단원 김홍도(1745~?)의 <화조도> 가 함께 전시되어 가을 풍경 속의 새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의 풍경과 눈이 쌓인 겨울 풍경 또한 산수도에서 많이 그려진 주제이다. 가을 산의 풍경을 그린 소치 허련의 <추경산수도> 2폭은 화면의 산봉우리가 서로 마주보게 그려져 있어, 2점이 한 쌍을 이루는 작품이다.

겨울 풍경을 나타낸 주제로는 눈 오는 날 벗을 방문하는 모습을 그린 <설중방우도>가 대표적이다. 눈 오는 날 벗을 방문하는 모습은 중국 남북조시대의 서예가 왕휘지(336~386)가 벗 대규(326~396)를 방문한 고사에서 비롯되어 오랫동안 겨울을 상징하는 주제로 즐겨 그려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호 송수면(1847~1916)의 <설중방우도>가 소개되어 눈이 쌓인 겨울의 풍경과 제화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미산 허형(1862~1938), <백납도 병풍>, 20세기 초, 비단에 엷은 색, 2016년 구입

또한 이번 개편에서 새로이 소개되는 작품 가운데 미산 허형(1862~1938)의 <백납도> 병풍이 주목된다. ‘백납’이란 여러 가지 그림을 한데 붙여 만들었다는 뜻으로 백납도 병풍은 원형·사각형·부채형 등의 화면을 그리고 산수·화조·사군자 등 조선 말기에 유행한 화제를 다양하게 그려 넣은 병풍이다. 백납도 병풍은 현재까지 30여점만이 현존하며, 이 작품은 최초로 공개되는 예로서 주목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호남 지역의 다양한 회화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를 한층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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