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 유감
국선변호인 유감
  • 홍현수 (사)시민의소리 이사, 변호사
  • 승인 2017.10.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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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수 (사)시민의소리 이사, 변호사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인권존중에 그 바탕을 둔 것으로, 특히 범죄인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적에서 마련된 제도가 바로 국선변호인제도다. 국선변호인 제도란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경우에 피고인을 위하여 법원이 국가의 비용으로 변호인을 선정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국선변호인은 ①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영장실질심문절차에 회부된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 ②피고인이 구속된 때, 미성년자인 때, 70세 이상인 때, 농아자인 때,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자인 때,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등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고, 피고인이 빈곤 기타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에는 법원에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 받을 수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모두 사임하여 국선변호인이 선정된다는 소식을 모두 접했을 것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변호인이 없이, 개정할 수 없는 사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바로 피고인이 구속된 때, 미성년자인 때, 70세 이상인 때, 농아자인 때,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자인 때,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등의 경우가 필요적 변호사건이다.(형사소송법 제282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구속이 되어 있고,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것이기 때문에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모두 사임하여 변호인이 없기 때문에 국선변호인의 선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법무법인에 입사하고,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형사사건을 배당받았는데, 피고인의 죄질이 불량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 같아 변호를 맡는 것이 양심에 걸리고, 꺼려졌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선배 변호사가 헌법에 누구든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범죄자도 자신이 저지른 죄책에 비례한 책임만을 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변호를 맡는 것을 꺼려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 이후로 무죄 주장을 하는 피고인은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노력하였고,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는 피고인은 그 마음을 재판부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은 객관적 증거를 들이대면서 마음을 바꾸도록 최선을 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구속되었고,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어 국선변호인의 선정요건에 해당하지만 변호인을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고, 실제 많은 변호인을 선임하기도 했다.

변호인들이 사임한 실질적인 이유는 재판절차를 지연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법절차에 대한 희생양으로 꾸미고, 얼마 남지 않은 지지세력을 규합시키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그러나 법률에 의해 정당하게 진행되는 사법절차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신하여 변호인을 사임케 하고,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면 접견도 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오기를 부리는 것 같아 씁쓸한 웃음이 나오고, 구질구질한 뒷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무거운 업무를 수행하게 될 국선변호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언젠가 있을 최후 변론에서, ‘..... 헌법과 국민을 우롱하고 우리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피고인 박근혜에게 그 책임에 따른 엄정한 형벌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소신 있는 최후변론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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