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8) LA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8) LA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 문상기,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10.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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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명의 스타와의 조우...옛 추억으로의 시간여행

걷고 싶은 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잘 만들어진 ‘걷고 싶은 거리’는 피곤한 도시민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거니와 지역의 랜드마크로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수도, 관광문화자원으로 외지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홍보하는 지자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알려진 서울로7017, 인천 자유공원길, 부산 근대 역사의 길, 경주 삼릉 가는 길, 대전 시청 앞 가로수길, 강릉 월화거리, 미국 롬바드 스트리트, 하이드 스트리트, 기어리 스트리트, 헐리우드 블루버드, 로데오 드라이브, 산타모니카 블루버드 등 국내외의 거리를 직접 현장 취재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들 사례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하고 분석해 광주만의 특성을 담은 거리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로스엔젤레스(이하 LA) 하면 ‘영화’와 ‘HOLLYWOOD’란 글자가 먼저 떠오른다. 할리우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구역으로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다. 20세기 말까지 할리우드는 전 세계 영화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었다. 수많은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스타 배우들이 등장한 곳으로도 유명했다. 할리우드라는 명칭은 지금도 여전히 미국의 영화와 텔레비전계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는 꽤 오랜 시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왕의 남자’를 필두로 우리나라 영화가 천만 관객 시대를 열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까지는 더더욱 그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예전만 못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또 시대를 초월해서 명작으로 기억에 각인된 할리우드 영화들도 부지기수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를 개봉한 많은 나라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의 영화나 영화 속 주인공들(캐릭터 포함)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감동을 준 영화와 영화 속 주인공들은 누구에게나 쉽사리 잊히지 않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간 내면의 향수를 자극해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고, 걷고 싶게 만드는 길이 바로 연간 800만 명 이상이 찾는 LA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다.

인간 내면의 향수 자극

‘차보다 사람, 걷고 싶은 광주’의 8번째 순서인 LA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를 취재하기 위해 다운타운에서 ‘101 프리웨이(Free Way)’를 타고 10분 정도 달린 후, 웨스턴 노스(Western North)를 타고 10분 정도 더 가니 목적지가 나온다. 통역의 말에 따르면 LA 코리안 타운에서는 10분 거리에 있다고 한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는 할리우드 대로(Hollywood Blvd)의 15개 블록과 바인 스트리트의 3개 블록에 걸쳐 있었다. 길이는 2.5Km인데 스타들의 입성에 따라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은빛의 4명의 여인이 ‘할리우드’라고 세로로 쓰인 글자를 이고 있는 조형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서니 먼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은빛의 4명의 여인이 ‘할리우드’라고 세로로 쓰인 글자를 이고 있는 형상이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 인도에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 모양의 플레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갈색 사각형 중앙에 황동으로 별의 테두리와 입성된 인물의 이름, 그리고 그 사람이 공헌한 분야를 표현한 심볼이 부착되어 있었다. 별의 바탕은 분홍색이다.

별의 심볼은 총 다섯 가지였다. ‘영화 카메라 심볼’은 영화 산업에 기여한 자를, ‘텔레비전 심볼’은 텔레비전 산업에 기여한 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또 ‘축음기판 심볼’은 음악 산업에, ‘무선 마이크 심볼’은 라디오 산업에, ‘가면 심볼’은 연극 산업에 기여한 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역사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락 산업에 중요한 기여를 한 예술가를 추모하는 행사’의 하나로 할리우드 상공회의소에 의해 명예의 거리가 추진되었다. 법적인 분쟁으로 인해 2년 후인 1960년 3월 28일 공식적으로 명예의 거리가 만들어졌다.

▲ 별 모양의 플레이트에는 갈색 사각형 중앙에 황동으로 별의 테두리와 입성된 인물의 이름, 그리고 그 사람이 공헌한 분야를 표현한 심볼이 부착되어 있었다. 별의 바탕은 분홍색이다.

명예의 거리에 1호는 스탠리 크래머

명예의 거리에 1호로 이름을 올린 스타에 대해 사람들은 영화배우인 조앤 우드워드(Joanne Woodward)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1호는 미국의 영화 제작자겸 감독인 스탠리 크래머(Stanley Kramer)다.

처음 16개월 만에 1,558개의 별에 이름이 새겨졌다. 매년 별의 수는 증가해 1994년에 2000개를 넘어섰다. 현재는 26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월에 영화, 텔레비전, 음악, 라디오, 연극 등 5개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을 대상으로 20명 정도의 후보가 일반 투표에 의해 선정된다. 1978년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역사 문화 기념물로 지정됐다.

▲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2000번째 주인공은 소피아 로렌

별들에 새겨진 스타들의 이름을 읽으며 걷는 도중 2000번째 주인공을 만났다. 낯익은 여배우인 소피아 로렌(Sophia Loren)이다. 이외에도 너무도 유명한 영화배우, 가수, 방송인 등의 이름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비비안 리, 오드리 햅번, 해리슨 포드, 말론 브란도, 실버스터 스탤론, 척 노리스,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주빈 메타, 플라시도 도밍고, 엘튼 존, 뉴 키즈 온 더 블록, 머라이어 캐리 등 실존하고 있거나 실존했던 스타에서부터 도널드 덕, 심슨가족, 스누피, 슈렉 등 가상 캐릭터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곳이 현재는 영화 산업과 거리가 먼 곳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는 옛 추억으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또 매년 새로운 스타들이 입성되는 것도 방문객의 확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탐 페티의 별에 추모 헌화도

스타들의 이름을 읽으면서 이 거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er)과 돌비 극장 및 하이랜드 센터 몰(the Dolby Theatre at the Hollywood & Highland Center mall)로 이동을 하는데, 한 무더기의 꽃들이 놓여 있는 플레이트가 눈길을 끈다. 가서 보니 지난 3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탐 페티(Tom Petty)를 추모하는 헌화다.

▲ 지난 3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탐 페티(Tom Petty)를 추모하는 헌화

이를 뒤로하고,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에 다다르니, 아니다 다를까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LA 여행의 필수코스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투어버스 여러 대가 정차해 있었다. 또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하면서 CD를 파는 사람, 영화 속 캐릭터 복장을 하고 사진을 같이 찍어주면서 팁을 받는 사람 등도 많았다.

▲ LA 여행의 필수코스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투어버스 여러 대가 정차해 있었다.

1927년에 세워진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에서는 1944년부터 3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고 한다. 앞마당 바닥에는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알 파치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니 뎁, 스티븐 스필버그, 나탈리 우드, 핸리 폰다 등 톱스타 200여 명의 손도장과 발도장이 찍혀 있어, 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아시아인으로는 중국의 오우삼(吳宇森) 감독이 2002년 처음으로 이곳에 핸드프린팅을 한 바 있으며, 2012년 6월 아시아 배우로는 최초로 이병헌과 안성기가 이곳 앞에서 손과 발도장을 남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앞마당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등 200여 명의 손도장과 발도장이 찍혀 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최모 씨는 “블로그나 SNS를 통해 LA에 가면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알게 됐다”면서 “영화 속에서, 또 노래로 친숙한 스타들의 손발도장과 사인을 보니 옛 기억이 떠올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로먼스 차이니즈 극장 바로 옆에는 2001년 문을 연 옛 코닥 극장이 있다. 코닥 극장을 돌비가 인수하면서 2012년에 이름이 돌비 극장으로 변경됐다. 옛 코닥 극장은 아카데미 시상식 전용 극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지금도 매년은 아니지만 아카데미를 비롯한 미스 유에스에이(Miss USA), 에미(Emmy)상 시상식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연중 열리고 있다고 한다.

▲ 하이랜드 센터 몰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코끼리 석상

하이랜드 센터 몰은 돌비 극장과 붙어 있는 상가다. 돌비 극장의 홀을 지나 광장으로 나가면 커다란 코끼리 동상이 나오고 레스토랑과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이어지는데, 이곳이 바로 하이랜드 센터 몰이다.

할리우드 사인은 부동산 업자들이 만든 광고판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테라스로 올라갔다. 왜냐면 이곳에서 멀리서나마 할리우드 사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틈바구니로 들어가 우리 일행도 사진을 찍었다.

▲ 할리우드를 상징하고 할리우드답게 만드는 LA 북쪽 그리피스 파크 언덕에 ‘HOLLYWOOD’ 사인

할리우드를 상징하고 할리우드답게 만드는 LA 북쪽 그리피스 파크 언덕에 ‘HOLLYWOOD’ 사인은 원래 부동산 업자들이 만든 광고판이었다고 한다. 1923년 당시에는 ‘HOLLYWOODLAND’라는 13개의 글자가 있었는데, 1932년 유명한 여배우인 펙 엔트위스틀(Peg Entwistle)이 사다리가 세워진 ‘H’자 위에 올라가 자살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그 후 13글자가 나쁜 기운을 가져 온다고 하여 ‘HOLLYWOOD’만을 남겨 지금에 이르렀다. 할리우드가 영화의 메카가 되면서 이 사인은 한 지역이 아닌 미국과 영화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문자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외에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는 최신 영화를 개봉하는 극장들과 기념품 가게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여느 거리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식당과 커피숍 등도 많았다.

다만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급속히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다지 멀지 않은 2.5Km의 구간이 전체적으로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걷고 싶은 길이 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요소의 개발이 필요해 보였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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