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이 열린다-보·댐 주변지역의 현주소(7)
4대강이 열린다-보·댐 주변지역의 현주소(7)
  • 정선아,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10.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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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댐과 데이비스댐이 만든 미국 최초 국립휴양지
사막 위의 오아시스, 콜로라도 강이 만든 기적

잠들지 않은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 라스베이거스는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도시로 LA에서 동쪽으로 430여km 떨어져 있어 15번 도로를 따라가면 나온다.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라스베이거스는 낮보다 어두운 밤에 더욱 빛이 나는 도시다. 카지노가 허용된 도시로 유명해져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밤새 불이 꺼질줄 모르는 도시다.

메인거리 스트립은 유명 호텔들이 즐비해있고, 카지노, 네온사인, 광고 전광판 등으로 휘황찬란하다. 스페인어로 ‘Las vegas’는 ‘목초지’라는 뜻으로 실제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처럼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취재진이 라스베이거스로 취재를 다녀오고 난 뒤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라스베이거스의 메인 거리 스트립의 야외 공연장에 모인 시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59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부상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눈부신 조명으로 밤새 거닐 수 있던 스트립 거리는 추모의 물결로 어두운 조명이 깔려 무거운 분위기다.

로키산맥에서 흘러나온 미 서남부 젓줄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 이 도시의 원동력은 후버댐(Hoover Dam)에서 찾을 수 있었다. 후버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쪽으로 따라 내려가 콜로라도 강 중류에 위치한 중력식 아치형 댐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로키 산맥에서 발원해서 흘러내려온 콜로라도 강은 후버댐 이외에도 데이비스 댐, 파커 댐, 임피리얼 댐, 라구 댐 등을 거치면서 힐라 강과 합류하여 건조한 미국 서남부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후버댐 건설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미국 경제공항 탈출을 위해 세운 뉴딜 정책 중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후버댐 공사는 1931년 시작됐다. 높이 218m, 길이 379m, 댐 하부의 두께만 해도 200m가 넘는 엄청난 규모의 후버댐 건설에 사용된 콘크리트양은 총 6,600만t이 사용됐다.

보잘 것 없었던 불모지에 후버댐 건설이 시작되면서 2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라스베이거스와 인근지역에는 놀이와 휴식공간이 생기면서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80여 년 전 후버댐 건설 노동자들이 일과 이후 도박, 유흥, 카지노를 즐기게 되면서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지노 관광도시가 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후버댐으로 향하는 길에 불더시티(Boulder City)를 지나가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접하게 됐다. 똑같은 네바다 주에 위치한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가 합법이지만, 후버댐으로 향하는 길에서 지나친 불더시티는 카지노가 금지됐다.

불더시티는 수천 명의 후버댐 건설종사자들이 거주했던 도시다. 네바다 주에서 도박이 합법화되면서 후버댐 건설 현장 인근에 수많은 도박장이 생겼다. 하지만 불더시티에 거주하는 기독교인 주민들은 카지노를 반대했고, 네바다주에서 유일하게 금지돼 카지노를 찾아볼 수 없다. 불더시티만 지나면 곧 바로 카지노를 마주할 수 있다.

후버댐의 경제적 가치와 희생

후버댐은 5여년의 공사기간을 걸쳐 1935년 완성되었다. 준공된 당시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라스베이거스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COLLEEN DWYER

거대한 규모의 후버댐이 건설되면서 96명의 목숨을 가져 가기도 했다. 공사 중에 60도 까지 올라가는 살인적인 사막 더위 속에 발파 작업은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었다. 후버댐 방문자센터 인근에 건설 도중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탑이 세워져 있다.

U.S Departmenet of the Interior Bureau of Reclamation의 Managing Water in the West에서 Technical Writer-Editor를 맡고 있는 콜린 드위어(COLLEEN DWYER)는 “후버댐 주변 지역의 사람들은 사막기후에 물이 없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댐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후버댐이 생기기전에 라스베이거스에는 5천명밖에 살지 않았고, 후버댐이 건설되면서 라스베이거스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이후 후버댐은 차량 검문을 실시한다. 차량 인원을 점검하고, 방문객의 행색을 살펴본 뒤 통과시켜준다. 우선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살펴본 후버댐의 규모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대했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댐의 모양과 한 눈에 다 담을 수 없는 웅장한 규모에 누구나 압도당하게 된다. 후버댐은 네바다(Nevada) 주와 애리조나(Arizona) 주 사이 경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하면 바로 애리조나 주와 네바다 주를 넘나들 수 있다.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는 1시간 시차가 있기 때문에 후버댐 입구와 끝 지점에는 시차를 알려주는 시계가 설치되어 있다.

차량에서 내려 천천히 후버댐을 살펴보기로 한다.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은 후버댐을 거닐며 댐의 웅장함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나와 연령 불문 수많은 방문객들이 찾는다. 콜린 드위어는 연간 250만명에서 300만명의 방문객들이 후버댐을 찾는다고 한다.

거대한 규모만큼 후버댐의 영향력은 정치권에도 미쳤다. 초창기 후버댐의 1935년 준공 당시 민주당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근처 볼더시티 지명을 따 ‘불더댐(Boulder Dam)’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1947년 공화당 출신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 대통령을 기념해 지금의 후버댐으로 불리게 됐다.

후버댐이 만들어낸 세계 최대 인공호수

후버댐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후버댐을 가로지르며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를 연결해주는 거대한 다리다. 지난 2010년 완성된 이 다리의 정식 명칭은 ‘마이클 오캘러헌-팻 틸먼 메모리얼 브리지(Mike O’Callaghan-Pat Tillman Memorial Bridge)’다. 네바다 주지사였던 마이크 오캘러헌과 애리조나 풋볼 선수였던 팻 틸먼의 상징적인 인물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다리는 차량 통행량이 하루 평균 1만 4,000만대로 후버댐의 테러위협 등을 보호하기 위해 900피트 높이로 건설됐다. 이 다리의 보행자 전용 통로에 서면 후버댐과 협곡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Technical Writer-Editor 콜린 드위어(COLLEEN DWYER)는 “후버댐은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며 “댐이 건설되면서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 사막 한 가운데 커다란 도시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그녀는 “후버댐이 건설된 당시의 기술력은 엄청났다고 본다”며 “후버댐 건설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미를 조합시켰다. 과학적인 기술과 토목 기술, 여기에 미적인 감각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보고싶어 하고 찾아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취재진은 후버댐에서 나와 미드호 전망대(Lake Mead Overlook)로 향했다. 후버댐은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를 만들어냈다.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협곡 사이에 위치한 미드호의 풍경은 엄청났다. 후버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미드호는 1936년 미국 최초의 국립휴양지로 지정됐다.

그랜드 캐니언 하류부에 위치한 미드호는 총 450억 톤의 물을 저장하고 있다. 후버댐의 규모만큼 엄청난 규모의 미드호(Lake Mead)의 길이는 약180km(110마일)로 수영, 보트, 수상스키, 낚시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연간 1천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국립유원지 미드 호는 호수개발(1924∼1936) 책임자였던 엘우드 미드(Elwood Mead)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이렇듯 무에서 유를 창조한 후버댐 건설로 라스베이거스는 밤새 네온사인과 수많은 전광판이 밝게 켜져 있어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고도 밤에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후버댐이 준공되어 수력발전으로 풍부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최대출력 135만kW의 발전과 건조한 사막지역에서 부족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데이비스 댐, 각종 수상스포츠로 휴양지 역할

콜린 드위어(COLLEEN DWYER)는 미서부 수자원 관리국에서 콜로라도 하류지역을 맡고 있었기에 데이비스 댐(Davis Dam)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후버댐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라플린(Laughlin)’이라는 도시가 나온다. 라플린에 ‘데이비스 댐(Davis Dam)’이 위치해있다. 라플린은 카지노를 갖춘 휘황찬란한 호텔들이 즐비한 라스베이거스의 인공적인 모습과 달리 자연적인 모습을 품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젊은 층을 위한 관광·휴식 도시라면 라플린은 은퇴 후 여생을 보내는 은퇴노인이 모여살고 있는 실버타운 같은 곳으로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보다 한결 운치가 있는 곳이다.

애리조나 주의 라플린에는 콜로라도 강의 물줄기를 따라 후버댐에서 약 110km 떨어진 하류에 데이비스 댐이 생겼다. 댐이 생기면서 각종 수상스포츠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인공호수 ‘모하비 호수(Lake Mohave)’가 생겨났다.

데이비스 댐은 콜로라도 강의 범람을 조절하고, 인근 지역의 전기공급을 목적으로 지난 1951년 완공되었다. 이 댐의 높이는 60m, 길이는 약 490m정도로 후버댐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댐 발전 용량이 무려 251MW로 우리나라 춘천 소양강댐 발전용량(20만kW)의 약 13배 정도의 규모나 된다.

콜린 드위어(COLLEEN DWYER)는 “데이비스 댐은 후버댐과 파커댐 사이에서 수도꼭지 역할을 한다”며 “미드호에서 데이비스까지 물이 내려가는데 3일이 걸린다. 하류 쪽에 물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물을 내려주다가 갑자기 바가 와서 물이 필요 없게 되면 데이비스 댐에서 물을 잠근다. 물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후버댐과 데이비스 댐의 차이가 있다면 후버댐은 중력식 아치형 댐이지만 데이비스 댐은 자갈 등 원시적으로 막은 사력식 댐이다”며 “데이비스 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 모하비 호수 주변에는 낚시나 캠핑,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영토가 워낙 넓기 때문에 댐 주변에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지 않아 우리나라처럼 수몰지역이 발생하거나 피해를 입는 경우는 없는 듯 했다. 댐에 대해 생각하는 가치도 달랐다.

콜린 드위어 역시 댐 주변 7마일(약11km)이내에 사람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이들을 위한 혜택(Benefit)은 없다고 한다.대신 댐 건설로 주변지역이 경제적으로 부흥할 수 있었고, 인공호수로 인해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겨 전 세계의 수많은 방문객들이 후버댐과 데이비스 댐을 찾고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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