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4)
로컬푸드 정책의 활성화 방안 모색(4)
  • 윤용기, 손용석 기자
  • 승인 2017.09.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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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로컬푸드의 성지, 완주군
완주로컬푸드는 ‘상생’을 추구한다
대한민국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인 완주군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가는 완주로컬푸드의 동행은 아름답다. 완주는 로컬푸드 운동의 실천으로 지역주민이 행복한 곳이다. 전라북도 완주군(군수 박성일)은 우리나라 로컬푸드 운동의 1번지이자 성지로 통한다. 또 완주군은 로컬푸드운동의 출발지이자 성공운영의 모범답안을 제시한 지역이다. 로컬푸드의 벤치마킹을 위해 한해 평균 국내외 100여개의 기관, 단체 등에서 2만여 명이 다녀간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추진의 결과로 농민들은 자존감을 회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주체로 성장했고, 지역발전의 대표적인 모델 사례로도 자리매김했다. 대도시 전주라는 소비처를 이웃에 둔 지역적인 특성을 훌륭하게 활용한 역동적인 고장이다.

완주군이 로컬푸드운동을 추진한 배경은 2008년 당시 군 전체 9,700여 농가 중 1ha 미만농가가 6,200농가(72.8%)인데다가 65세 이상의 고령농이 36.5%에 달했고, 이들 중 68%가 자가소비로 농산물을 소비하고 있어 지역농업의 지속가능한 생산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문제는 영세 고령농의 생산적 복지를 통한 삶의 질 개선 사업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도 했다.

군은 로컬푸드 활설성화를 이 문제 해결의 열쇄로 봤다. 이에 고령소농, 다품목 소량생산체계, 근교 농업의 특징을 살려 완주군만의 로컬푸드 유통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로컬푸드 추진을 위해 ‘투 트랙’ 대응전략을 구사했다. 

투 트랙이란 대농 및 상업농과 다수 소농을 먹거리 시장 특성에 걸맞게 조직화하여 판매 전략에 차별화를 꿰하는 것이었다. 성격이 다른 농산물 유통을 2가지 전략으로 구분하고 집중해 결과적으로는 전체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지역농업 및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가족소농 및 고령농이 핵심 참여주체가 되어 마을 공동체 또는 품목별 작목반을 조직화하는 정책에 지원했다. 이들의 정책적 소외 극복과 소득안정을 지원하는 정책이었다.

완주로컬푸드의 출발

완주의 로컬푸드는 처음 지역농업농촌 활력화의 사업의 한 부분으로 시작됐다. 2008년에 완주군 농업농촌 발전 약속프로젝트 정책에 따라 2009년 말에 희망제작소와 MOU를 체결했고, 2010년에 약속프로젝트를 민간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행정과 민간의 중간조직인 지역경제순환센터가 만들어졌다. 지역경제순환센터에는 마을회사 육성센터, 로컬푸드 지원센터, 커뮤니티 지원센터, 도농순환센터, 공감문화센터 등 5개 기간조직이 만들어졌다.

2010년 10월에는 로컬푸드 육성 지원조례가 제정됐다. 이어 정규 행정조직인 농촌활력과가 신설됐고, 마을회사육성계와 로컬푸드계 등이 만들어졌다. 한편에서는 완주로컬푸드직매장 개장을 위해 농가를 대상으로 로컬푸드 직거래 관련 교육이 실시됐다. 그런 준비의 결실로 2012년 4월 용진점을 개장했다.

이어 완주군은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을 추진해 2012년 6월 설립하고, 그해 10월 효자점과 2013년 10월 모악점을 개설했다.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은 로컬푸드직매장과 농가레스토랑, 농촌체험프로그램이 있는 농식품 복합문화 공간이다.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의 운영 주최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다.

완주로컬푸드는 농업회사법인인 주식회사로 출범했다. 완주군청과 축협 그리고 각 읍면 단위농협이 출자하고 민간에서 운영하는 제 3섹터형의 조직 형태를 취했다.

2013년 로컬푸드 운영의 편리상 협동조합형으로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어 주주총회를 통해 협동조합으로 전환됐다. 현재의 ‘완주로컬푸드’는 농가 등 1,068명이 7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2014년 1월20일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현재 완주로컬푸드와 용진농협로컬푸드는 별도의 법인체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중소농 참여를 통한 농가수 확보 및 품목 확보였다. 읍면별 리더 워크숍을 갖고, 또 각 마을 공동체 교육 및 참여농가 교육을 통해서 농가를 조직화 해 나갔다. 

또한 이 과정에서 농가교육을 매우 중시하였는데, 매일 저녁 마을회관을 방문하는 좌담회를 통해 농가 실태를 파악하고, 농가 교육을 통해 농가들의 로컬푸드에 대한 의식 함양 및 참여의식을 고취시켰다. 

설립 초기에는 참여농가들이 로컬푸드직매장의 성공 여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공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여농가 리더들이 함께 일본으로 선진지 견학을 떠났다. 한국보다 약 30년 앞서 로컬푸드를 시작한 일본의 선진사례를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직매장 운영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를 배우고 돌아왔다. 

완주로컬푸드 현황 및 운영방식

최근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완주로컬푸드는 6차산업의 모델을 제시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2012년 출범한 지 5년여 만에 사업장이 12개로 늘었고, 2016년 매출액은 450억 원에 육박한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정책이 지역의 농산물 유통문화에 깊이 뿌리를 내린 모습이다.

완주군에서 운영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12개소이다. 이중에 전문매장은 8곳으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6곳, 용진농협이 2곳을 운영한다. 지역 단위 농협 4곳에서는 하나로마트와 같이 샵인샵 형태의 복합 매장으로 운영한다.

판매 품목은 쌀, 잡곡 등의 곡류, 신선과일, 견과류, 과실류, 상추, 배추 등의 채소류, 정육, 계란, 가공식품 등 완주군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직접 가공한 제품들이다.

▲ 로컬푸드 직매장 농산물의 진열 유통기한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생산농가의 약속이다.

로컬푸드제품은 농가가 직접 진열한다. 당일 팔리지 않고 남으면 수거도 직접 한다. 농산품은 10%, 가공품은 15%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원거리 농가의 제품은 3대의 순회수거차량이 수거한다. 이 수수료는 3%다.

하루가 지나도록 팔리지 않는 품목은 농가가 다시 회수하여 폐기하거나 30% 할인된 가격으로 별도판매, 식당 등의 소규모 식재료 납품업체에 할인된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형식을 취한다. 출하자는 일을 하다가 물건이 떨어졌다는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매장에 채워 넣는다.

완주군 로컬푸드 정정균 팀장은 “현재 농산물 300, 가공품 150, 축산물 50가지 등이 진열된다”며 “일상적인 시장보기가 가능한 500여 품목의 진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획생산 체제를 갖춰 가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조합원이 1120명 정도 되는데,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가들이 기존의 농사방법을 바꾸고 있다”면서 “농가들이 팔릴 만큼 계산해서 농사를 짓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 소비자 밥상의 먹거리를 기획해서 생산하는 예측 가능한 농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주군은 로컬푸드 정책으로 2500여 농가를 월급 받는 농가로 만들고, 약 6만여 명의 로컬푸드 고정고객을 확보해 안전한 먹거리 및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에서는 농가레스토랑인 행복정거장을 4곳(구이,둔산,혁신,효자)에서 운영한다. 신선한 지역먹거리 재료에 시골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진 ‘로컬푸드 건강밥상’은 제철먹거리 한식뷔페로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농업과 밥상을 함께 살리는 농가레스토랑 ‘행복정거장’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에서는 농가레스토랑인 행복정거장을 4곳(구이,둔산,혁신,효자)의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운영한다. 신선한 지역먹거리 재료에 시골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진‘로컬푸드 건강밥상’은 제철먹거리 한식뷔페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완주로컬푸드 재료로 맛을 창조하는 ‘행복정거장’은 건강하고 맛있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행복정거장은 직접 만든 전통발효 식품인 된장, 고추장, 간장 등으로 요리하며 천연조미료로 맛을 차별화해 인기가 높다.

▲ 완주로컬푸드 해피스테이션은 로컬푸드직매장과 농가레스토랑, 농촌체험프로그램이 있는 농식품 복합문화 공간이다. 혁신점에는 직매장과 행복정거장,, 로컬까페 따라쥬,, 돼지고기 체험장 꼬기꾸가 하우스가 함께 있다..

행복정거장은 완주산 식재료만 가지고 완주의 아주머니와 할머니가 완주식으로 음식을 조리한다. 그래서 완주서 생산되지 않은 해산물을 주재료로 이용한 음식은 없다. 글로벌 푸드인 커피도 없다. 대신 생강차, 돼지감자차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가장 건강한 식단을 추구한다. 농가레스토랑이기 때문에 기본 컨셉이 농촌 전통밥상이다. 완주산 식재료만 사용한다는 믿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자리를 잡았다.

▲ 완주군은 식탁의‘푸른신호등 로컬푸드인증시스템’을 통해 완주농식품의 우수성을 차별화하고 있다.
▲ 완주로컬푸드 인증제도는 농가가 완주 농업기술센터에 완주로컬푸드 인증신청서를 제출하면 서류심사, 현장심사, 토양·농업용수·잔류농약 분석 검사 등을 거쳐 적합한 농산물에 인증서를 부여한다..

‘푸른신호등 로컬푸드인증시스템’

완주군은 식탁의‘푸른신호등 로컬푸드인증시스템’을 통해 완주농식품의 우수성을 차별화한다. 완주로컬푸드 인증제도는 농가가 완주 농업기술센터에 완주로컬푸드 인증신청서를 제출하면 서류심사, 현장심사, 토양·농업용수·잔류농약 분석 검사 등을 거쳐 적합한 농산물에 인증서를 부여한다.

또한 로컬푸드 인증 후에도 유통 중인 로컬푸드직매장 농산물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2주 1회, 30~40품목의 시료를 수거한 뒤 농약분석을 시행하고 있다. 인증 농산물에서 잔류농약 허용기준 이상의 농약이 검출될 경우, 인증을 취소하고 2년간 로컬푸드 인증 신청을 제한하며, 그 결과를 로컬푸드 직매장에 통보해 출하를 금지하고 있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인증제도의 목적은 경종축산 등 지역자원의 순환형 농업체계를 구축해 소농을 보호하고 마을공동체의 건강성을 회복해 지역농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더불어 완주농산품에 대해 완주군수가 그 안전성을 입증함으로써 완주농식품의 우수성을 차별화하고 다양한 식물자원을 기초로 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를 확립하는 효율적인 실현 방법으로 많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군은 지난 2014년 '완주군농업기술센터 분석의뢰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로컬푸드 인증을 위한 잔류농약 분석 수수료를 50% 감면 지원해 수수료가 건당 7만8000원으로 줄어들어 농업인의 부담을 줄였다.

▲ 완주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를 매개로 다수 소농과 마을공동체가 참여하고 직매장의 소비자가 농촌을 지원하는 지역농업 조직화형 6차산업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완주형 6차산업지원 지원 육성

완주군은 지난 2009년부터 농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마을회사, 두레농장, CB사업단 등의 차별화를 추진, 가족소농이 참여주체가 되는 로컬푸드시스템(local food system) 구축에 주력해왔다. 완주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를 매개로 다수 소농과 마을공동체가 참여하고 직매장의 소비자가 농촌을 지원하는 지역농업 조직화형 6차산업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신선 농산물을 판매하지만, 매장에 농산물 가공품이 없으면 운영이 어렵다. 농산물을 제대로 많이 판매하려면 가공해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걸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로컬푸드와 마을기업 가공품을 연계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완주는 농산물 가공을 기업이 아니라 농민이 스스로 하는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농산물 가공으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도 농민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민이 가공의 주체가 되는 방식이다. 가공업체에게 원료만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것이 부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콩이 많이 생산되는 마을은 두부와 된장,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지역의 실정에 맞는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완주로컬푸드 매장에 진열된 장아찌, 청국장, 참기름 등 150가지 가공품이 마을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군의 마을회사 정책이 농민가공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과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각자 마을의 농업 여건을 활용해 가공공장을 소규모로 짓는 것이다. 2011년도에 고산에 들어선 거점농민가공센터 1호와 지금 구이면에 짓고 있는 거점농민가공센터 2호도 그런 시설들이다.

완주군 농민이라면 누구나 소정의 교육을 받은 뒤 자신이 생산한 원료를 가지고 거점가공센터에 가서 농산물을 가공 생산할 수 있다. 제조허가를 획득할 수 있게 군 차원에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완주형 사회적경제 정착

완주군의 로컬푸드 정책 성공을 통해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이 탄탄히 뿌리를 내리면서 지속가능한 지역 순환형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선보였다.

완주군에 따르면 2017년 6월말 기준 완주지역 사회적경제조직은 협동조합 83개를 비롯해 사회적기업 6개, 마을기업 11개, 마을공동체 34개, 중간조직 2개 등 모두 13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시간제 일자리를 포함, 총 1640명에 달해 웬만한 중견기업에 버금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과 완주한우협동조합은 각각 62명과 41명의 정규직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 협동조합의 연매출은 지난 2016년 기준 340여억 원에 달해 사회적경제의 전국적인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민, 마을공동체, 중간지원조직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인 결과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완주군 로컬푸드 사업의 성공 요인은 5년에 걸친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기업농과 전업농 육성이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한 지도자의 판단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어 농산물의 신선도를 담보하는 1일 유통체계 구축과 철저한 품질관리, 저렴한 가격 등이 완주군 로컬푸드의 성공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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