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문화 깃든 양림동, ‘The1904’ 아카데미 열어
근대역사문화 깃든 양림동, ‘The1904’ 아카데미 열어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09.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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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들의 삶과 정신과 함께 변화된 광주의 오늘

근대역사마을 양림동에서 선교사 문화를 알리는 ‘The1904’ 아카데미가 열린다.

양림동의 근대역사마을은 근대라는 이름으로 현대의 문화콘텐츠를 입혀서 상품화되어 가고 있다.

양림동의 근대역사마을은 남장로교 선교사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곳에는 선교사들의 삶과 정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희생정신’의 숨결이 깃든 곳이 있다.

피터슨 사택~우월슨 사택~유수만 사택~원요한 사택~커티스메모리얼홀(유진벨기념교회)~허철선 사택~브라운 사택~인도아 사택 등이다.

1904년 역사가에게 광주 근·현대사의 획을 긋는 사건이나 연대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 주저 없이 1904년을 말할 것이다.

소위 미국의 남장로교 선교부가 설립되면서부터 광주 시민을 위한 진정한 노력과 문화를 바꾸는 일들이 벌어진다. 남장로교 선교부가 와서 일을 했던 것은 가히 혁명에 가까운 일을 하게 된다.

선교사이기 때문에 교회를 세우고 진리를 전파하는 데 우선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종교전파가 아니라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삶을 그대로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 2014. 5. 17 화해자의 날, 오웬기념각 행사

조선인들도 멀리하는 문둥병이라고 하는 한센병자들을 몸에 끌어안았고, 버려진 아이들을 자신의 양녀, 양자로 삼았다. 그리고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은 여성들의 인권을 외쳤고, 오갈 데 없는 청소년들을 데려다가 교육시켜 이 땅의 당당한 시민으로서 세웠다.

이들이 교육한 학생과 교사들과 함께 3.1운동에 앞장섰고, 독립운동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버려진 고아를 끌어안아 함께 살았다. 병원 진료비 여부를 떠나 보살폈고, 학비가 있든 없든 간에 교육을 시켰다. 한센병 환자들의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촌까지 만들어 지속적으로 돌보아 주었다.

1905년 미신에 의존하여 치료하던 이들에게 ‘제중병원’을 통하여 근대적이고 과학적인 치료를 받게 해주었고, 1908년에는 남학교·여학교를 세워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1914년에는 ‘오웬기념각’을 세워 근대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공연이나 집회를 가능케 하였다.

이외에도 학교를 통하여 생활이 가능하도록 양잠기술, 바느질이나 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술들을 가르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예배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노래와 예술, 그리고 새로운 문화가 보급되었다.

주일학교라는 교육을 통하여 의식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들에게서 영어를 배워 유학을 가는 이들도 생겨났다. 6.25이후 버려진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은 귀일원, 동광원, 충현원 등에서 생을 이어가게 해 주었다.

이들 선교사들의 삶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의 삶을 이어받은 광주 사람들은 선교사들이 살았던 삶, 즉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살아내었다. 선교사들에게서 깨우친 것을 그대로 삶으로 살았다.

선교사들이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 환자들을 가슴에 끌어안자 광주의 사람들도 끌어안았고, 걸인과 버려진 아이들을 교육시키자 함께 교육시키는 일에 동참했고, 여인들을 깨우치자 여학생과 여인들이 일어나 3.1운동과 개혁에 앞장섰다.

아름다운 파란 눈을 가진 사람들 유진벨, 오웬, 우월슨, 고허번, 서서평, 엄언라, 유화례, 도마리아…

배운 대로 자신의 삶을 그대로 던졌던 조선, 광주의 사람들 최흥종, 이현필, 강순명, 박순이, 김필례, 김윤수, 이기풍, 이름 없는 수많은 여인들 등이 줄지어 있다.

▲ 연극 ‘나의 남편최흥종’

이번 아카데미는 이들의 삶을 기억하는 것과 기념을 넘어서서 삶으로 이어 받기 위해 기획했다.

선교사들과 함께 광주 사람들이 물려 준 유산이 알려지고, 다음세대로 바로 전달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The1904’는 2012년부터 준비모임을 가지고 활동하다가 나모 문화네트워크와 함께 서서평뮤지컬을 문화예술회관소강당에서 기획한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유진벨, 오웬, 서서평을 비롯하여 선교사들의 삶을 표현하는 전시를 지금의 유진벨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올해에는 허철선 선교사를 ‘오월어머니대상’으로 추천하여 수상을 받았고, 유진벨 기념 예배당에서 추모예배를 드리고, 허철선 사택에서 방문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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