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거래할 수 없는 게 있다”
“세상에는 거래할 수 없는 게 있다”
  • 류승희 시민기자
  • 승인 2017.09.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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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26일 성매매 추방주간…“나부터 동참을”

#나의 인생은 29년의 어두움이었다.

부모에게 버려지고 항상 누군가에게 짓밟혀지는 삶이었다!

꿈도, 희망도 없이 그저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

가진 거라곤 내 몸뚱이 하나

소중함도 간절함도 없이 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만 바래왔었다. (…)

이제 나에게도 꿈이 생겼다. 노랫말처럼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꿈을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아마도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 한걸음씩 헤쳐 나갈 것이다.

또 다른 좌절도 맛볼 것이고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기겠지. 예전에는 혼자였지만 지금은 나를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최근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의 성매매방지법 제정13주년 기념 행사장에 걸린 성매매여성의 편지글이다.

성매매방지 온라인 홍보관(www.stop.or.kr/info)에 따르면 성매매피해자 중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80%, 외상 후 스트레스 신경안정제 복용이 59%, 마약류 및 환각·각성제 복용 19%, 자살시도 경험이 68%에 달하고 있다.

인격체가 아닌 상품으로 거래되는 ‘그녀’들의 일상에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성구매자가 노래방 도우미 목을 졸라 살해(2011년 11월, 부산·경남·창원)하기도 하고, 조직폭력배가 가출소녀 2명을 원룸에 감금하고 10개월 동안 폭력과 가혹행위로 성매매를 강요해 751명의 성구매자를 알선하고 돈을 갈취(2013년 6월, 익산)하는 등의 사건이 수 없이 일어난다.

9월18일부터 26일까지는 성매매추방 주간이다.

성매매 추방주간을 맞아 전국에서 기념식과 정책 토론회, 대국민 캠페인 등이 열린다. 또 추방주간 기간 내내 ‘세상에는 거래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온·오프라인 캠페인과 토론회 등 시민 참여 행사도 열린다.

성매매는 불법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각종 성매매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왔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서울시가 전단지 무력화 프로그램, 이른바 성매매를 막는 ‘대포킬러’까지 개발해 시행한 것은 성매매방지를 위한 안간힘이다.

성매매업자들이 대부분 전화로 성매수자와 접촉한다는 점에 착안해 자동 발신 장치가 특정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어 사실상 통화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름을 ‘대포킬러’라고 지었다. 성매매업자들이 발신자 번호를 차단해도 발신 장치가 자동으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 장치에 한 번 번호가 등록되면 사실상 해당 번호를 사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성매매 전단 배포를 근절하는 부분적 효과는 거둘 수 있지만 성매매자체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는데 는 한계가 있다.

여성인권단체의 호소다.

“누군가는 멈춰야 합니다. 그 누군가는 바로 수많은 ‘나’로부터 시작될 때 변화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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