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과 책임감 사이에서
존재감과 책임감 사이에서
  • 김범태 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 승인 2017.09.13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범태 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의당 의원들의 집단 반대로 부결되었다.

안철수 대표는 국회표결이 끝난 뒤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국민의당이 가졌다며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필자는 정당정치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존재감이 아니라 책임정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주장한다.

정당정치에서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존재감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결정권의 가치를 두고 한 말이지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의사결정을 한 행위에 대한 표현은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김 헌재소장 후보자 동의안에 대한 부결의 잣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철수 대표는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헌재 소장으로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는 분인지, 두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였다고 했지만 옹색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호남 대 비호남 구도의 연장선상에서 오히려 탈호남을 통한 존재감을 드러내서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벗어나고자 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겠지만 이는 곧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를 기망하는 책임정치를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선택에 힘입어 헌법기관이 되었고, 책임정치는 국회의원이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의 표심에 부응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국회동의를 갈망했던 호남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했다. 호남 유권들의 지지로 현재 3당의 지위에 있다는 사실은 망각한 채 안철수의 존재감과 호남인사 홀대의 총대를 맨 국민의당 존재감만을 드러내기 바빴다.

더구나 안철수 대표의 상징이랄 수 있는 구체성도 없는 새정치가 당대표 선출 이후 연일 집권당의 내년도 예산편성의 호남홀대를 외치는 것으로 표현됐고, 이번 헌재소장 후보의 국회동의안 부결 역시 호남인사 홀대 외에 보이는 것이 없다는 관점에서 보면 안철수 대표는 40명 헌법기관인 자당 국회의원을 오직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2의 창당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다가서고자 하지만 향후 전개되는 정치 일정에서 그동안 양당제도의 폐해를 극복해 보고자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냈던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국민의당은 왜 3당의 위치가 중요한지를 잊지 말기 바란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당론이 아닌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존재감이 아닌 책임감을 가진 정당으로 환골탈태하여 유권자들의 지지가 왜 바닥을 기고 있는지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