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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주민자치에 답 있다
조성철 새시대를여는벗들 상임대표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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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15: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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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철 새시대를여는벗들 상임대표

10여 년 전 평양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정확한 목적지는 평양 옆 대동군. 당시 필자가 활동하던 사단법인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에서 마련한 농기계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뚜렷한 기억은 사람에 대한 것이다. 평양시와 대동군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천지 차이였다. 평양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건강 상태, 표정은 딱히 흠잡지 못할 정도로 괜찮았다. 하지만 대동군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북한의 수도와 불과 22km 떨어진 곳 주민의 모습은 평양시민들과 모든 면에서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다른 그 광경을 목격하고 인도적 교류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개발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생긴 위기다.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문제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상황이다. 방 안에 가득찬 가스가 티끌만한 정전기 하나로 폭발할 형국이다.

미국과 일본은 한반도 위기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동북아시아 패권 유지에 필요한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고, 무기도 추가로 팔 수 있다. 미국을 위한 대목장이 선 것이다. 일본 역시 북핵을 명분으로 평화헌법을 개악해 외침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변신하려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은 용인 못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침이 한 가닥 위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위안으로는 부족하다. 현실적인 보장이 절실하다. 주변국 장삿속에 ‘글로벌 호구’로, 외교적 외톨이로 우리가 전락하지 않을 보장책은 평화에 대한 확고한 국민적 지지이다.

평화를 지키고 유지하는 힘은 평화에서 나온다. 무력도 평화를 지키는 방편 중 하나지만 궁극의 동력은 아니다. 지금 누리는 상황 그리고 더 나은 상황을 꿈꾸고 실천하는 기반은 평화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전쟁 없고 나쁜 평화 없는 것이다.

평화의 시작은 국민에게 있다. 평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많을수록, 그 의사를 표출하는 강도가 셀수록 위임 권력은 위험한 시도를 하지 못한다.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도, 한반도 긴장을 즐기는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은 평화를 배양할 최적지다. 비슷한 생활권에 있는 시민들이 연대하기 좋고, 지역의 분위기를 빠르게 인근으로 확산할 수 있어서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운동보다 효과와 속도가 훨씬 좋다.

광주와 부산, 제주와 대구 등 곳곳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 교류 물꼬를 튼다면, 정부가 나서는 것 보다 효율도 좋다. 공식 절차와 외교의 격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민간 교류와 인도적 지원의 자유로움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이점도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안전장치가 전국 방방곡곡에 마련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파국으로 치닫는 최후의 순간에서도 대화할 수 있는 비공식 채널이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영화 팬이라면 2002년 제작한 미국 영화 <썸 오브 올 피어스(The Sum Of All Fears)>를 기억할 것이다. 신나치주의자들이 미국에서 핵테러를 감행한다. 미국과 러시아 간 전쟁을 일으키려는 심산이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를 의심하며 선제 핵공격을 포함한 전면전 직전까지 가지만, 의외의 순간 ‘핫라인’이 가동돼 위기를 넘긴다는 내용이다. 그 의외의 순간은 진실을 파악한 두 나라 정부 관계자가 합심해 만들었다.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민선 7기 단체장에게는 주민자치, 지역발전과 함께 새로운 임무가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키워갈 책무이다. 주민과 단체의 대북교류를 돕고, 필요하다면 지자체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지자체가 많을수록 평화에 유리하다. 지역마다 다른 특성을 활용한다면 인도적 지원과 평화교류의 폭은 더 넓어지고, 내용은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평화를 원하는 국민적 지지도를 우리 정부가 해외에 과시하는 수단이 된다. 이것은 강경주의자들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걸고 벌이는 ‘안보 도박’을 막는 방편이기도 하다.

연방제에 준하는 자치분권 국가는 지역이 제 역할을 다 함으로써 완성한다. 정점에 오른 안보위기가 주민과 지역의 힘으로 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필자 역시 그 길에 끝까지 동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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