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사실상 무산 다름없어
금호타이어 매각 사실상 무산 다름없어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7.09.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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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더블스타 측 인하 요구 거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중국 더블스타타이어가 매매 가격 추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매각이 무산됐다.

채권단 내부에서 중국 더블스타 측의 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류가 커지면서 매각협상이 결국 결렬된 것.

더블스타는 지난달 29~30일 중국현지에서 채권단 협상팀과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을 더 깎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 실적이 약속한 것보다 나빠졌다며 매각가격을 종전 9,55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약 16.2%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또 우발 채무에 따른 손해배상한도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채권단 측은 손에 쥘 수 있는 매각 대금으로 회수액이 약 3,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블스타 요구안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가로 채권단 측은 종업원 고용 보장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국내 사업장을 보전하는 등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포함해 비가격 부분 협상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쪽이(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 컨소시엄을 어떻게든 꾸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방산업체로 분류되는 금호타이어는 매각할 때 최종적으로 산업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 등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문재인 정부가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측이 요구한 대로 더블스타가 협상을 받아들인다 해도 정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호남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지역 민심에 반하는 금호타이어 매각을 승인하게 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채권단이 더블스타 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박 회장에게는 인수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버는 등 유리한 국면이 됐다”며 “다만, 매각결렬과 실적 악화 원인을 두고 채권단이 박 회장 해임 요구 등 책임공방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채권단은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박삼구 회장 등 금호타어 현 경영진에게 이달 12일까지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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