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졸속추진 문제 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졸속추진 문제 있다
  • 변원섭 객원기자
  • 승인 2017.08.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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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시장의 시대에 뒤떨어진 교통정책

광주광역시가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 고무차륜형식과 철제차륜형식을 놓고 입찰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차량시스템 일괄제작구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이 17일 접수 마감되고, 24일에서 30일 중 심의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특혜의혹과 오해의 소지를 없애려고 조달청에 의뢰했다고 하지만, 모든 시스템이 이미 특정차륜으로 맞추어서 기본계획과 기본설계를 한 기준 속에 발주하기 때문에 일부 업계에서는 고무차륜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철제차륜업체에서 기본설계규격으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광주시에 제시함에 따라 가격경쟁, 예산절감, 성능확보 등을 위해 차량형식을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항목은 기술 및 지식능력, 사업수행계획, 지원기술과 사후관리, 상호협력관계 등으로 구분하여 정성적 상대평가 항목이 60점이고, 나머지 정량적 점수 20%와 가격 20%로 구성되었다.

이는 차륜선정 특징과 점수배분 평가 양식 등을 광주시에서 결정하여 조달청으로 넘기는 시스템으로서, 어느 심사위원이 보더라도 특정차량으로 선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특혜 시비를 피해놓고 보자는 인식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삐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고무차륜과 철재차륜 특성에 맞게 기술사양을 각각 작성하여 전문평가위원들의 평가를 통해 차량형식을 선정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추진절차 시민들과 공감대 형성해야 한다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은 20,579억 원 예산에, 시비가 8천300억 원이 소요되는 대형 사업이다.

광주시에서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할 사업이 앞으로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많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에게 신뢰가 가는 행정이 필요하다. 자문위원은 물론이고, 건설심의위원회, 의회, 시민사회, 언론 등에 입찰 행정과 진행사항을 공개하여 문제점이 있는지를 상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녹색교통운동대표 이준영 박사는 “지금은 드론시대까지 왔다. 앞으로 출퇴근 문화가 없어지고 새로운 교통문화가 올 것이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조기착공 목소리만 커지고 힘의 논리를 앞세워 서두른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일반 시민 대다수가 2호선 건설여부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하다. 막상 착공하면 교통 불편과 민원에 따른 후유증 속에 약 10년을 견디어야 한다”면서 “공사기간동안 산업혁명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문화에 젖어들고 상상하기 힘든 新 물결을 갈망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한 뒤, “인구는 줄어들고 새로운 신 교통 정책으로 광주시를 바꾸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차륜 선정하기 위한 들러리 입찰행정 의문

국제입찰이라고 하지만 여건상 외국 업체들이 등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적으로는 우진산업, 현대로펌, 다윈시스 등 3개 업체가 등록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고무차륜기준으로 기본설계가 되어 있어서 고무차륜을 생산하는 업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계에서는 입찰 심사 시 점수배정을 공정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업체는 특정 형식에 2개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는 과정에서 입찰 추정가격 1,222억 중 현대로펌이 가격으로 승부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머지 2개의 업체가 마음먹고 가격 담합을 할 경우 90%이상 가격에 결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한 입찰과정상 중요한 의문점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사실상 고무차륜형식으로 계획되어 있는 규격은 철제차륜 형식의 설계와는 맞지 않은 규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철제차륜업체가 기본설계에 반영된 규격에 맞춰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하여 광주시 제안요청서를 철제차륜 특성에 맞게 기술사양을 작성하여 입찰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고무차륜 설계에 맞추어서 철제차륜이 규격을 맞출 수 있는지부터 복잡하게 얽혀있는 셈이다. 광주시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의문이다.

만약 철제차륜으로 선정될 경우 차륜형식은 기본계획의 중요한 변경사유이기 때문에 건설교통부에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행정절차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도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서도 광주시는 입찰을 통해 차량형식이 변경될 경우 국토교통부와 기본계획변경 승인이 가능하도록 사전 협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고무차륜으로 계획이 됨에 따라 철제차량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철제차량 업체가 참여하더라도 들러리 서는 게 아니냐는 맏들이 수그러들디 않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없다

윤장현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을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착공한다고 했지만, 현재 광주시 입찰행정 제도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선정 시 구간별 5.0∼6.5km 마다 구분하여 약 7~8개 시공사가 선정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설계는 토목과 차량기지, 정거장, 전기·신호·통신 등으로 분리하여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찰 과정에서 지역 업체들이 얼마나 참여 할 수 있는 자격과 여건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입찰시 낙찰자 결정기준에 따르면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30% 이상인 경우 가점 3점을 받을 수 있어 1단계 실시설계 결과 지역업체가 30% 이상 참여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방계약법 에 따라 지역업체 참여 비율은 49% 이상 51% 미만까지 참여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광주시는 주장하지만, 이 제도 틀에서만 볼 때,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입찰제도 기준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계약만 해놓고 실질적으로는 기술력, 사후 공사비 정산 등을 이유로 중앙 대형건설사가 자신들에 유리한 협력업체를 선택하여 시공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술 습득 등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설계 및 입찰행정에서 지역 건설사의 참여나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이를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최대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 하도록 하겠다"면서도 "현재 법과 시스템으로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광주시 인구 한해 평균 2천명 줄어

도시철도 2호선은 임기 내 착공이 목표가 될 수 없고, 몇 개월 늦어진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안전성을 더욱 보완하고 문화성, 광주의 특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도 여전하다. 

최근 3년 동안 광주광역시 인구변화를 보면 1년 동안 약 2천명이 줄어들고 있다. 기본설계에서 주장한 인구추정도 이미 빗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광주시 인구수 추정은 관련법에 따라 KTDB(국가교통데이터)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광주시 인구추계는 2040년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반영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당초 지하나 모노레일지상화로 계획했지만,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당초 예산의 3분의 1수준인 ‘트램형’으로 중론을 모아가는 중이다. 인구변화와 교통여건변화를 감안하여 운행 후 적자폭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읽힌다.

현재 광주시 도시철도 1호선은 2016년 424억 원 적자에서 2017년에는 453억 원으로 29억 원가량 적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로 지원한 금액도 2016년 508억 원에서 2017년 17억 원이 늘어난 525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2순환도로에도 2016년 약 200억 원 지원됐으며, 2017년에는 120억 원 정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도시철도1호선, 버스준공영제, 제2순환도로 3가지만 합해도 1년에 1천100억 원이 지원되고 있고, 하루 적자규모는 약 3억 원에 이른다.

계획은 2조원으로 출발, 준공 시 총 소요비용 약 3조원 추정

도시철도 2호선은 총 41.9km 중 지하 28km, 노면 4.2km, 지하박스형 9.5km 등으로 나뉘어지고, 지하 4.3m, 토피 1m 정도의 지하 박스형 혼용 ‘광주형 모델’이다. 1단계(17.06㎞)는 3개 공구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며, 1공구는 동천동에서 월드컵경기장, 2공구는 월드컵경기장에서 양림동 휴먼시아(선(先) 착공구간인 상무지구에서 월드컵경기장 구간), 3공구는 양림동 휴먼시아에서 광주역까지고, 공구별 거리는 5.0∼6.5km이다.

설계는 토목과 차량기지, 정거장, 전기·신호·통신 등으로 세분화해 진행할 예정이고, 1단계 공사비는 1조 1천200억 원. 3단계까지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으로 총 공사비 20,579억 원으로 추정하지만 전국사례로 보면 준공 시까지 약 30% 추가비용이 발생해 3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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