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이 열린다-보·댐 주변지역의 현주소(2)
4대강이 열린다-보·댐 주변지역의 현주소(2)
  • 정선아, 나은자 기자
  • 승인 2017.08.1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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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승촌보, 4대강 이용시설 효과적인가
 
보와 댐은 홍수 및 가뭄방지, 수자원 공급, 수력발전, 수변 공간제공, 관광자원 형성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로 4대강 사업이 추진되고 난 이후 생태계가 파괴되면 보와 댐 주변의 재생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보와 댐에 조성된 수변복합공간은 자연과 적절하게 어울리지 못한 채 어색한 공간으로 국민들의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시민의소리>는 ‘4대강이 열린다-보·댐의 주변지역의 현주소’의 기획취재로 국내외 보·댐 주변의 시설을 살펴보고, 장기적인 지역의 발전 가능성과 주변의 산지와 조화를 이루어 레저 및 여가공간으로 활용가치가 있는지 점검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프롤로그-우리나라 보·댐 주변 지역의 현실
2. 영산강 승촌보, 4대강 이용시설 효과적인가
3. 주암댐 지킴이, 주변환경을 말하다
4. 변산반도와 부안댐에서 활력을 찾다
5. 소양강댐에서 희망을 보다
6. 미국 캘리포니아주 캐스테익호의 현실
7. 후버댐과 데이비스댐이 만든 미국 최초 국립휴양지
8. 에필로그-국민휴양공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우리나라 강수량은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다. 국토의 약 65%가 산악지대로 수자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홍수와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경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총 사업비 22조원을 들여 보를 설치해 하천의 저수량을 대폭 늘려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호남 지역의 4대강 사업 대상지는 남도의 젖줄 영산강 유역이다. 이곳에는 승촌보와 죽산보가 설치됐다.

멀리서 보이는 승촌보의 모습은 쌀알 모양을 하고 있어 호남의 곡창지대인 나주평야를 떠올릴 수 있다. 승촌보는 영산강의 재탄생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생명의 씨알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디자인 됐다.

승촌보 인근은 지난 2009년 10월에 착공하여 2012년 5월 준공됐다. 승촌보 설치, 인근 친수공간 조성 등 전체적인 이 구역의 6공구 사업은 총 3,452억 5,500백만 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

승촌보는 승강식 수문을 적용하여 수문 위로 물을 흘려보낼 수 있으며, 수문 하부 방류시 퇴적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승촌보 상류 관리수위는 EL.7.50m로 유지되어 보 건설로 인해 9백만㎥의 수량을 확보하였고, 소수력발전소는 총 800kW(400kW 발전기 2대)의 시설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연간 발전량은 4,643천kwh로, 이는 약 4천명이 일년간 사용 가능하다.

보연장은 총 512m로 가동보 180m, 고정보 구간 332m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도교는 총연장 568.6m, 폭 12.5m로 차량 및 자전거의 교행이 가능하다.

4대강 사업 주변 시설 관리주체 각각 달라

보는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며 일부 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댐의 경우는 많은 양의 물을 가두기 때문에 수몰지역이 발생하지만, 보는 수몰지역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영산강의 보 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이 맡고 있다. 4대강사업 당시 수자원공사가 8조 예산을 들여 보 구간 공사를 맡았다. 영산강보관리단 측은 “국토부가 4대강 사업으로 조성한 공간들은 각각 해당하는 지자체별로 다르게 위탁 관리운영하고 있다”며 “영산강 보 관련 시설물에 관련해서는 K-water가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대강 사업의 친수공간으로 강문화관, 자전거길 등이 함께 조성됐다. 영산강 권역에도 광주와 나주의 경계에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생긴 승촌공원이 있다. 360,000㎡면적의 승촌공원의 관리는 광주환경공단 하천사업소에서 지난 2012년부터 맡고 있다.

현재 승촌공원은 캠핑장, 축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놀이터, 조경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연일 뜨거운 무더위가 지속되는 탓에 캠핑장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선선한 봄, 가을철이 되면 승촌공원의 캠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라이딩족을 자주 볼 수 있는 편이다.

광주환경공단 하천관리팀 황금섭 주임은 “폭염으로 지금은 이용객들이 줄어들었지만, 봄·가을에는 깔끔하다 쾌적하다는 호평을 듣고 전국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핑장 유료화 이용객 절반 이상 줄어

사실 승촌보 캠핑장은 유료화로 전환되기 전에 광주 근교에서 가깝게 갈 수 있는 장소로 이용객들이 붐비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2월부터 유료화로 전환됨에 따라 이용객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캠핑장의 경우 지난 2014년의 이용객 수는 54,062명 2015년에는 45,040명이었지만, 유료로 전환된 2016년의 이용객 수는 18,322명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또 초창기 캠핑장은 오토캠핑장으로 캠핑장 안으로 차량진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일반야영장으로 분류되어 캠핑구역 내 차량진입이 불가한 상태다.

승촌보 캠핑장을 자주 이용했던 임 모 씨는 “솔직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광주 인근 캠핑장으로 시설이 깨끗하고 가까워서 주말마다 자주 가는 편이었다”며 “유료로 전환되어도 이용할 생각이 있을 정도로 괜찮은 시설이지만, 장비가 많은 캠핑족들은 차량진입이 금지된 이후로 다른 장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천관리팀 황금섭 주임은 “무료로 이용했을 때는 예약을 하고, 미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이용객들이 이용할 수 없는 어려움이 발생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례를 통해 유료화로 전환했다”며 “차량을 진입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안전문제였다. 캠핑장이다 보니 어린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저녁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시설 효과 끌어내지 못한 채 또 다른 그림

승촌보에는 지상 3층의 영산강문화관도 들어섰다. 영산강문화관의 경우 한국수자원공사의 자회사인 워터웨이플러스가 위탁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영산강문화관은 다양한 물 이야기로 전시공간을 채웠다. 강 문화 사업의 이해를 돕는 각종 영상자료와 영산강 주변 유·무형문화유산, 명소 안내 등이 터치 스크린형태의 영상물로 전시됐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강문화관은 넓은 전시공간에 비해 콘텐츠가 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상강문화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영상물 전시가 되고 있지만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만할 전시는 없는 것 같다”며 “활발하게 이용되었으면 좋겠는데 공간이 아깝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에는 남구가 ‘영산강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승촌보 주변 친수구역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이중 관광·레저단지에는 요트선착장 등이 들어서는 15만㎡ 면적의 인공섬과 아쿠아리움, 수중터널, 순환도로 및 교량, 지석강 일원 스포츠시설, 330만㎡ 규모의 놀이동산 조성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촌보의 4대강 이용시설 자체도 활성화를 시키지 못한 채 또 다른 청사진을 그린다는 발상 자체를 일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승촌보 선착장의 승촌보 황포돛배 운항은 임시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보관리단 측은 “최근 죽산보 개방으로 인해 수위가 조절됨에 따라 운항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4대강 주변 친수공간 및 이용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보호를 동반하는 재생대책을 살펴봐야할 시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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