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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로 ‘5.18정신의 전국화’를 이룩하는 디딤돌이 되길
김영주 칼럼니스트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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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5  12: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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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오월 광주의 5.18을 담아낸 예술작품들에서, 내가 가장 높이 손꼽는 건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다. 그 가사가 참 훌륭하지만, 그 노래가락에서 가슴에 차오르는 장엄함과 비장함은 그 어느 작품도 따라오지 못한다.( 풍문에 “5.18을 추도하는 노래”라는 정오차의 ‘바위돌’도 이에 버금가는 감동이 있다. ) 대중들이 작품으로 5.18을 처음 만난 것은 1995년 TV드라마 [모래시계]다. 그러나 그게 그 옳고 그름을 담아서 그리지 않고 그 드라마의 내용을 전달하는 배경무대로만 보여주고 말았다. 이어서 1996년 [꽃잎]과 1980년 [박하사탕]에서는 그 비극적 슬픔을 에둘러 암시만 해주고 말았다. 

2007년에 이르러서야 5.18을 주제로 삼아서 그 슬픔을 정면으로 담아낸 영화 [화려한 휴가]를 만들어서 상영하였다. 관객이 800만 여 명이 모여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 내용에서 대중재미가 B0였고 작품성과 그 내공은 더 낮아서 ‘민주파 C0’였다. 5.18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용기가 좋았고, 그 때 그 시절의 5.18에 궁금증으로 목마른 사람들에게 갈증을 씻어주는 역할에 그쳤다. 

2012년에야 [화려한 휴가]에서 실망감을 씻어주는 영화가 나타났다. 바로 강풀의 만화[26년]을 각색한 영화[26년]이다. 두 주인공, 사격선수 한혜진과 깡패 진구도 멋진 모습과 연기를 보여주었다. 좋은 영화는 주연만 잘하는 게 아니라 조연들도 잘 어우러진다. 재미를 북돋우려고 깡패들이 등장하는데, 광주항쟁에 깡패들의 흔적은 한 터럭도 없었다. 그 당시 그들이 어디서 무얼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깡패보스가 전두환세력의 프락치 노릇을 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대중재미를 높이려고 깡패이야기를 끌어들인 걸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잖아도 광주항쟁을 북한간첩이 선동했네 어찌했네 함서 악다구니를 부리는 놈들이 있는데, 혹시나 관객들 중엔 광주항쟁에 깡패들이 활약한 걸로 오해하지 않을까 은근히 염려된다. * 대중재미 A0, * 영화기술 B+,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사회파 A0. 

2017년엔 [택시운전사], 출연배우로 송강호와 유해진을 쌍두마차로 이끌고, 청소년에게 제법 인기있는 류준열까지? 게다가 5.17의 처참한 장면을 제외한 나머지는 택시운전수들을 중심 소재로 삼아서 아기자기한 서민생활을 코믹하게 그려 가겠단다. 보아하니 그 품새가 대중재미에 상당한 정성을 들였나보다. 그해 오월의 처참한 슬픔에 코믹한 장면을 어떻게 버무려 넣을까 자못 기대가 솔깃하다. “제발 [화려한 휴가]보단 나아야 할 텐데 . . . 그래서 관객이 500만 명을 넘어서야지~!!!” <예고편>을 보니 500만 명을 넘어설 듯했다. 
 
<예고편>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6469&mid=35116#tab

상영하는 날 아침, 조조프로를 티켓팅하는데, 빈 자리가 맨 앞쪽에 10여 개뿐이었다. 깜짝 놀랐다. “조조프로에 이렇게 많은 관객이?” 관람좌석은 나쁘지만, 가득 찬 관객에 놀라서 만세삼창을 외칠 뻔 했다. “우리 광주만 이러할까? 전국적으로 이러하다면 1000만 관객도 너끈할 텐데 . . .” 두근거리는 가슴을 지그시 누르며 “내일 아침 뉴스에, 상영 첫날 [군함도] 100만 명은 못되더라도 50만 명은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의 나래가 퍼덕거렸다. 그 해 오월 광주의 처참한 슬픔이 아기자기한 서민생활에 대체로 잘 어우러졌다. 사투리를 비롯해서 조금 서운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크게 거슬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시나리오 매끈하지 못한 점이 있지만, 대중재미로 만들어낸 픽션이 무난하게 잘 어우러진 게 무엇보다도 좋았다. 80년 5월의 무대 세트장과 생활소품에 정성이 가득하다. 연두색 코로나 개인택시와 노란 운전사 제복은 그 정성의 압권이다. “웃기는데 슬프다.”는 뜻으로 ‘웃프다’는 말이 있다는데, 이 영화가 매우 그러하다. 이 영화의 바탕에 깔린 그 촌스런 패션들이, 가히 80년대 타임머신에 올라탄 듯했다. * 대중재미 : 코믹 B+· 슬픔 A+, * 영화기술 A0,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사회파 A0. 

***** 

* 5.18의 예술작품에서 내가 가장 감동한 작품 : 
김태일 감독 [오월愛] 

‘오월 광주’에 흔히 ‘민주’라는 낱말을 수식어로 붙이곤 하는데, 난 그 '민주'라는 수식어로는 ‘오월 광주’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왜곡되는 것 같기도 해서 써억 달갑지 않다. 그해 ‘오월 광주’는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리 할 수 있느냐? 그것도 우리 국군이!”라는 훨씬 더 ‘원초적인 그 무엇’이었다. 그 동안의 작품들은 나의 이런 불만을 씻어주지 못했는데, 이번 [오월愛]는 이 불만을 씻어주고 ‘오월 광주’의 본 모습을 가장 잘 그려냈다.  30년 묵은 체증이 화악 씻어 내려갔다. 

<예고편 30초>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0339&videoId=30742&t__nil_main_video=thumbnail 

그 감독은 제작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5.18기록이 정교해지는 것과 상관없이, 기록에서 제외된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기억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고 있다. 몸과 마음에 남은 상처는 여전히 선명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냈던 ‘그 기적 같았던 봄날'의 그들은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 . . 역사는 기록되어진 것만 남는다. 기록되지 않고 증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해 항쟁의 기억과 현재의 삶을 담아내고 싶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내용의 작품들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만들 생각이고, 이 작품은 그 첫 출발이다.” 김태일 감독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대중슬픔 : A++, * 영화기술 A0,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사회파 A 

<예고편 90초>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0339&videoId=30610&t__nil_main_video=thumbnail 

앞으로 5.18관련행사에 [오월애]의 예고편(30초와 90초)을 '5월을 상징하는 국민의례'의 가슴경례하는 첫 장면으로 상영하면 좋겠다. 그리고 [오월애]90분 영화는 매년 5.18행사 기간 동안에 중요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금남로나 도청 부근 어느 자리의 노천무대에서 하룻밤에 두 번씩 며칠간 상영해도 좋겠다.  앞으로 나올 괜찮은 5월영화 또는 인권영화나 만화 노래 또는 갖가지 퍼포먼스들을 함께 펼쳐보여도 괜찮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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