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카페풍경 PC방, 정치구호 같은 광고 문구
아늑한 카페풍경 PC방, 정치구호 같은 광고 문구
  • 이시현 시민기자
  • 승인 2017.07.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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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발상의 전환과 변신 ‘눈길’

광주시에 사는 직장인 정 모씨는 갑자기 문서 작업할 일이 생겨 근처 PC방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출입문 안쪽 풍경이 이전에 들렸던 흔한 PC방과는 달리 너무 깔끔하고 카페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혹시 잘못 찾은 건 아닌지 잠시 망설였던 정씨는 PC방에 들어선 뒤 또 한 번 놀랐다. 마치 백화점에서처럼 유니폼을 차려입은 젊은 여성들이 “어서 오십시오”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것이었다.

음료와 다과가 놓인 진열대도 마트 수준이었다. PC사양 수준도, 조명 등 내부 분위기도 이전과는 비교불가였다. 사실 PC방하면 어둑한 조명에 밀접한 좌석배치, 베인 음식 냄새 등으로 대변되었다면 새로운 PC방의 변신은 변해야 산다는 비즈니스원칙에 충실함이다.

정치 슬로건이 실제 생활에 스며든 사례도 있다.

최근 광주지역 한 마트앞 현수막에 담긴 문구가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나라를 나라답게 / 세일을 세일답게’.

마트측이 할인 행사를 하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선거 구호인 ‘나라를 나라답게’를 빌린 것이다. 한 시민은 “예민한 정치 슬로건을 조그마한 마트의 행사에 적용하는 발상이 광주답다”고 말했다.

‘모든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되는 문구는 촛불시위 현장의 구호가 아니였다. 바로 건물주와 임차인간 분쟁을 겪고 있는 광주지역 한 대형건물 로비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었다.

협상과정에서 임차인을 무시하지 말하는 압력성 구호로 보이지만 주장의 표현방식만큼은 역시 놀라운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한 시민은 “업체의 변신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면서 “정지구호를 스스럼없이 생활 속에 녹아나는 광주만의 독특한 정치의식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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