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隔世之感)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예배
격세지감(隔世之感)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예배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7.07.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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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익 목사, “정치․경제․교육에서 양극화 해소가 열사의 뜻 이어가는 길”
우상호 의원,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발전해 나가도록 함께하자”

현직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제에 한 자리를 지켰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느껴졌다. -기자의 말

▲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 서거 30주년을 기리는 추모예배가 5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렸다.

[시민의소리=박용구 기자]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 서거 30주년을 기리는 추모예배가 5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렸다.

(사)이한열기념사업회, 연세대 신과대학 동문회, 광주 진흥고 총동문회가 주최한 추모예배는 김종우 연세대 신과대학 동문의 사회로 기도와 찬송, 설교, 유족 인사,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김종우 동문은 여는 기도에서 “그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군사정권의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6.29선언을 이끌어낼 수 있었고, 30년이 지나 민주주의에 맞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로 가는 기틀이 마련되었다”면서 그의 거룩한 희생을 기억해 달라고 빌었다.

그는 또 “남은 사람들, 한열이의 어머니와 유족들, 친구들, 동지들,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온 백성들의 아픔을 위로해 달라”면서 “그를 기리는 30주기 추모모임인 오늘 이 시간 불꽃처럼 살다간 한열이의 뜻과 의지, 그의 행동과 말, 남긴 글들을 잊지 않고 다시금 기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허호익 목사는 ‘어떤 나라를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백성을 노예로 부리지 않는 나라, 백성을 섬기는 나라, 백성이 주인인 나라다”고 말을 꺼냈다.

허 목사는 이어 “상해 임시정부의 강령에는 빈익빈 부익부의 극복, 제국주의 식민통치의 극복, 좌우이념의 극복 등, 세 가지 극복 과제가 있었고, 균권, 균부, 균학 등의 3균주의가 있었다”면서 “이는 정치에서의 민주주의, 경제와 교육에서의 양극화 해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6월 항쟁의 촉매가 되었고, 직선제 개헌의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지난 10년 반동의 역사도 있었지만, 이 열사의 희생이 있었기에 더 민주적인 나라로 나아갈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 열사의 뜻을 이어가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유족 인사에서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일일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민주화 과정에서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 정치인들도, 국민들도 잊고 사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다”면서 “모두가 역사에 남는 죽음으로 승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은심 여사로부터 한 마디 하라는 권유에 마지못해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10년간 답답한 세월을 보내면서 나라가 바뀌길 바랐을 열사에게 올해는 제일 좋아할 해일 것 같다. 대통령이 조화를 보낸 이유는 열사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으로 믿고 싶다”고 말한 뒤,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다”며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발전해 나가도록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추모예배에는 이 열사의 모교 동문과 유가족,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시민단체 활동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이 열사의 모교 동문과 유가족,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한편,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호헌철폐와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교문 진출 투쟁에 나섰다가 직격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투병 중 같은 해 7월 5일 사망했다. 현재 서울에 있는 이한열기념관과 연세대학교에서는 ‘2017이 1987에게’란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추모예배가 끝난 후 이 열사의 모교 동문과 유가족,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헌화․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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