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5월 영령에 헌정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5월 영령에 헌정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07.03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빛출판사 故 나병식 전 대표에게는 공로패 수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이하 넘어넘어) 전면증보판 5월 영령 헌정식이 3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됐다.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번 헌정식에서는 7일 ‘넘어넘어’ 전면증보판 출판기념회에 앞서 5월 영령에게 도서를 헌정하고, 풀빛출판사 故 나병식 전 대표에게는 공로패를 수여했다.

▲5월 영령에게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헌정하고, 분향 및 헌화를 진행했다.

정용화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헌정사를 통해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숨겨지거나 지워진 역사가 청천백일(靑天白日)에 그 참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는 오직 진실만을 기록하여 정의로운 역사를 증언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 국립5.18민주묘지에 영면하신 5월 영령들의 피투성이 삶의 역정을 빠짐없이 기억코자 했다”면서 “오늘 헌정한 이 한 권의 책이 5월 항쟁과 관련해서는 성경이나 경전과 같은 기록이 되길 바라는 소박한 소망도 함께 올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5월 영령들에게 전면증보 된 책 ‘넘어넘어’를 헌정하고, 헌화 및 분향으로 헌정식을 마쳤다. 이후 이들은 5.18민주묘지에 위치한 풀빛출판사 故 나병식 전 대표의 묘를 찾아 공로패를 수여했다.

▲풀빛출판사 故나병식 전 대표에게 공로패 수여

故 나병식 선생의 오랜 친구인 정상용 ‘넘어넘어’ 개정판 간행위원장은 “85년 당시 이 책이 출간 된다면 그 출판사는 폐관되고 사장은 감옥 갈 게 뻔했다. 하지만 나병식 동지가 ‘내가 그걸 맡겠다. 출판사가 망가지더라도 출판을 내가 하고 싶다’고 하여 자연스럽게 풀빛출판사에서 출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친구지만 ‘넘어넘어’ 책과 관련해서는 나병식 동지의 모든 것을 각오한 의지가 결정적이었다”면서 “광주의 아들로서 어려운 과정을 앞장서서 역할을 맡아준 나병식 동지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1985년 당시 풀빛출판사가 발간을 맡았던 이 책은 200쪽, 원고지 700장 분량으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10일간의 광주 기록을 담고 있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최초 5·18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대학생, 사회운동가 10명이 1981년부터 4년 간 모은 자료가 토대가 됐으며, 소설가 황석영 씨의 감수로 풀빛출판사에서 발간했다.

그러나 이 책은 풀빛출판사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제본소에 맡겨져 있던 1만여권이 압수됐고 한 동안 금서가 됐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1985년 발간된 책의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운 진실을 추가했다.

1980년 5월23일 광주 주남마을과 학운동 버스 봉고차 총격 사건, 5월24일 광주 송암동 주민 학살 사건의 정확한 내용 등 신군부에 의해 고립된 광주 상황이 새롭게 실렸다.

또 시민들이 만든 유인물에 의존해 기록했던 초판과 달리 개정판은 당시 현장 계엄군들이 주고 받았던 군(軍) 무전기록, 5·18 이후 군인들이 작성한 수기, 광주 시민군들의 증언 등을 통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재판 기록과 판결 내용을 법적인 관점에서 상세하게 정리해, 5공 세력들의 조작과 5·18 역사 왜곡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1980년 5월20일 밤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이뤄진 사실과 당시 사망자가 2명이 아닌 5명이라는 점, 21일 오후 1시께 도청 앞 집단발포 당시 상황, 27일 도청 진압작전 관련 내용을 증언과 조사로 복원시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