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 작은학교 활성화 방안 찾기(6)
전남 농어촌 작은학교 활성화 방안 찾기(6)
  • 정선아 나은자 기자
  • 승인 2017.06.2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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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연계가 활발한 일본 사사야마 시 '성동소학교'
산업화로 인한 이촌향도, 출산율의 저하 등의 이유로 전남의 농어촌지역은 고령화가 심각하다. 도시 또한 신시가지 개발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는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한 문제 중 하나가 학생수 감소다. 정부는 학교 통·폐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반면에 현재 지방정부와 교육청, 학부모 등은 작은학교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시민의소리>는 전남 농어촌 작은학교의 활성화 방안과 발전 방향을 찾고자 국내 농촌지역 작은학교 중, 활성화 되고 있는 순천 송산초교, 강진 옴천초교, 충남 상곡초교, 함양 서상초교와 국외 사례로 일본 작은학교 등을 취재하여 총 9회동안 보도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 사사야마 시 성동소학교

일본 효고현에 속하는 사사야마 시는 총 4만 3천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초등학교 14개, 중학교 5개, 특별진학고 1개 등으로 인구에 비해 많은 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초등학생 2천여 명, 중학생 1천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사사야마 시 성동소학교

사사야마 시에 위치한 성동소학교는 현재 104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각 학년에 한 학급을 이루고 있는 산촌의 작은학교다. 일본의 문부과학성(한국의 교육부와 같은 곳)의 지침으로 지난 헤이세이 22년(2010년) 3개의 초등학교(사사야마 시립 히오키소학교, 사사야마 시립 후천소학교, 사사야마시 운부소학교)가 통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학생 수는 크게 늘어나진 않고 있다.

▲ 학교 외부는 울타리를 쳐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한적한 주택가 가운데 위치한 성동소학교는 하얀 외벽과 푸른 지붕으로 깔끔한 외관이다. 거기에 녹음이 우거진 나무들이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어 우리나라 청와대를 연상시켰다. 왼편에는 넓은 운동장에 철저히 울타리를 쳐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었다. 외부인 학교 출입을 금지하는 일본 학교의 방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고향의 좋은 점 교육

▲사사야마 시 특산물 완두콩, 검은콩, 마, 밤, 쌀, 소고기

사사야마는 시 단위 지역이지만, 농(農)의 도읍으로 밤, 흑콩, 송이버섯, 흑돼지고기, 약초 등 지역 특산물이 뛰어나다. 또한 일본 유산의 거리, 유네스코 창조 가맹 도시로 지정되어 있으며, 특히 단바 도자기 축제 등 일본의 6대 고요지(六古窯)에 해당하는 도자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러한 사사야먀의 지역적 특성은 학생들에게 풍부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자연환경도 훌륭하여 성동초는 교정에 나가 동·식물을 관찰하고, 작물 수확, 농촌체험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어느 지역 학교에서나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사야마 시는 4년 전부터 지역 연계를 시작하여 4개의 시범학교를 지정한데 이어 작년부터는 모든 학교로 확대해 지역연계를 진행 중이다.

성동소학교는 지역의 농업위원회와 갱생보호여성회를 통해 모종을 심고 생장을 관찰하며 가을에는 직접 벼를 수확하고 있다. 또 지역 특산물인 검은 콩의 가지를 이용해 볼펜을 만들기도 하고, 수확한 검은 완두콩을 판매하는 등 고향에 대한 애착을 쌓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또 마을 행복론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사사야마의 농업과 생산의 감소, 사용하지 않는 논밭의 증가 등을 과제로 탐구하고, 그 해결 방법의 발표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역과 교육을 연계시키면서 시 예산은 늘었지만, 체험 비용은 확연히 줄어들었고, 학교와 지역 주민과의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사사야마 시 교육위원회 고토오 히데유키상은 “고향의 좋은 점을 아이들에게 교육시킴으로써 대학 진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타지로 나가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진행 중이다”며 “일자리 확보와 좋은 자녀교육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급식에 영향을 끼치는 자급자족의 문화

▲ 세계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우수한 일본의 학교급식문화

급식의 경우 한국학교의 급식과 비교해 일본학교의 급식에서 배울 점이 많다. 우리나라는 매일 600만 명의 학생들이 전국 1만 2,000여 개 학교에서 무료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4월부터 7월까지 식재료의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점검한 결과 총 677건의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고 한다.

상당수의 비리가 식재품 납품과정에서 발생했다. 음식의 가장 기본인 식재료부터 친환경 농산물이라 속이고 판매한 것이다. 부실한 급식으로 인해 학생들이 매점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다는 것 또한 고민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학교급식문화는 세계 최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중학교의 90% 이상이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한다. 자신의 지역 아이들이 먹는다는 생각에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키워 공급하니 복잡한 유통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비리가 생길 틈도 없다.

일본 초등학교 급식은 한 끼에 250엔(약 2,600원), 중학교 280엔(약 3,000원)에 달하는 유료이지만, 이들은 급식을 단순히 배를 채우는 용도가 아닌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음식의 문화와 역사, 예절을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 성동소학교도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건강한 식습관과 식예절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사사야마 시는 식재료가 풍부한 지역이니 만큼 41% 이상의 지역 식재료를 급식에 쓰이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급식에 주 4회 사사야마 산 쌀 100%를 사용하고 1회는 빵을 제공한다.

체력을 중시하는 학교

성동소학교는 줄넘기, 마라톤, 철봉 등 아이들의 체력을 기르는 일에도 힘을 쓰고 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친구들의 운동하는 모습에 자신의 의욕도 더불어 향상된다. 

체육이 주요과목에 밀리고, 이 때문에 운동이 부족하다고 하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아이들은 줄넘기 발표회와 마라톤 대회 등을 통해 꾸준히 노력했던 성과를 뽐내보인다. 성동초는 철봉, 줄넘기 활동으로 순발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킨 결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는 초등교육에서부터

성동소학교는 아침 조회 시간에 ‘인권’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6개의 판으로 이루어진 나라의 특성 상 70년 주기로 대지진, 쓰나미, 화산폭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람이 희생되는 나라다.

이 때문에 모든 일본 학교들은 나 자신과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 가기 전 “공부 열심히 하고 와”라는 말을 건네지만, 일본의 부모들은 “(타인에게)피해 끼치지 마”라고 말을 한다고 한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어렸을 때부터 생성되고 있었다.

학부모와 교사의 모임 PTA

▲ 학교 주변 곳곳에 해바라기 그림과 함께 PTA란 문구가 쓰여져 있다

학교 주변 주택단지를 걷는데 해바라기 그림에 PTA라 적힌 간판이 연이어 곳곳에서 눈에 띈다.

PTA란 Parent-Teacher Association의 약자로 부모(Parent)와 교사(Teacher)의 모임이라는 뜻의 일본 학부모 협회다. 학부모와 교사가 지역단체와 단합하여 학생들의 교육에 기여하고자 하는 봉사단체로 보호자와 교사가 서로 배우는 가운데 교양을 높이고 성과를 가정, 학교, 지역에 환원하여 아이들의 건전한 발달에 기여한다.

개별 학생의 성장보다는 기부금을 모으거나 교직원을 지원함으로써 학교 전체 및 모든 학생들에게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어머니회·아버지회가 있다.

초․중학교 PTA의 전국적인 조직인 (사)일본PTA전국협의회가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전국고등학교PTA연합회가 조직되어 있다. 

PTA는 희망에 따라 가입하는 것이 원칙이며, 부모는 모두 자격이 된다. 개인의 의사에 따라 회비를 납부하지만, 대부분의 공립학교는 급식비, 교재비 등과 함께 납입고지서를 일괄 발부하고 있다. 회비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으나 공립학교는 동일하다. 지역별로 월300엔(한화 4천원) 정도를 낸다고 한다.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교육

우리나라의 경우 나무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벌목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일본은 벌목을 하고 있지 않은 듯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말미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아 자연에 피해를 많이 입어 60여 년 전부터 본격적인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빠르게 자라는 삼나무를 심게 됐고, 현재에 이르러 매우 울창한 삼림을 형성하게 됐다.

▲교토의 에코 운동 이벤트

지구온난화, 환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본은 벌채를 금지하고 있으며, 자연환경을 지키는 여러 에코운동을 진행하는 중이다. 한국에 비해 일본은 분리수거 방법이 복잡하면서도 철저하다. 

초등학교부터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에코운동에 대해 가르치며 분리수거를 할 때 칭찬 스티커를 부여하기도 한다. 일본 거리가 쓰레기 없이 깨끗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지역에 쓰레기소각장이 들어선다고 할 때, 한국에서는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걸고 반대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지역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도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진 교육의 영향이라고 보여진다.

현재 서울 시내의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일본 동경의 5배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환경 정화를 위한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습관을 몸에 녹아들게 하는 일본의 초등학교 교육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 때부터 보다 철저히 행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일본의 분리수거 방법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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