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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에 부쳐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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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5  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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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욱 충남대 국문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

6월 29일로 정해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이어질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국내외 정치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준혁명적 사건에 해당하는 촛불 혁명의 결과로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절대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도덕적으로도 떳떳하다. 역대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사전에 미국을 방문하여 마치 사전 조율하듯이 미국 조야의 인사를 만났던 전력과는 달리 문 대통령은 미국의 암묵적 지지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60일만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바로 다음 날 취임하게 되었다. 따라서 정권인수 과정없이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 좀 어수선하고 무언가 미흡한 것 같은 분위기이다. 더군다나 중요한 한미 정상 회담이 2주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도 외무부 장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뜨거운 현안은 사드다. 박근혜 정권 때 추진되어 오다가 대선을 14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밀반입하듯이 성주에 2기의 사드 발사대를 들여 놓았다. 백보를 양보한다 해도 이것이 세계 최강국이라는 나라 미국이 마치 어린애 손목비틀기 식으로 군사작전하듯 반입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미 사드 설치는 기정사실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과연 이런 처사가 독립국가를 상대로 할 수 있는 행위인가. 그리고 한국인이 싫다면 사드를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무능한 정부는 국민을 배반할 뿐만 아니라 민족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점을 숙지하여 트럼프에게 당당히 소신을 보여야 할 것이다.

10조에 가까운 방위 분담비 말고도 무상으로 제공되는 기지 사용료, 각종 편의 시설 제공 등 한국은 결코 방위에 무임승차하지 않았다. 남한의 지정학적 위치는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 미국은 2차 대전 이전 오늘날의 패권국가가 될 준비가 없었다. 2차 대전 종전 후 해방국인 우리나라를 분단시켜 놓고 일본을 부흥시킨 것만 보더라도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과연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동북아의 세력 균형 속에서 미국의 역할도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탄핵 대상이 되고 있는 트럼프를 상대로 도덕적 우위와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문대통령은 당당히 맞서야 한다.

다음으로 한미FTA 재협상 문제가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에서 경상 역조를 구실로 재협상을 요구할 때 경상외적 무기수입까지 합한다면 결코 한국의 일방적 무역 흑자만은 아니다. 소위 미국에서 돈을 좀 벌었다고 이제까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을 고치자니 이것도 허심탄회하게 협상의 테이블에 놓고 새로운 한미간의 FTA 재협상을 당당하게 하라. 팍스 아메리카를 외치는 트럼프는 길어야 4년이다. 떼를 쓰는 어른을 다루기가 쉽지 않겠지만 문 대통령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라.

마지막으로 이 차제에 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시작전권도 이미 논의된 것이니 당당하게 이양받도록 해야 한다. 진즉 이양되었어야 할 전시작전권의 연기는 무능한 보수 정권의 안보 포기 작태다. 쉽게 말해서 미국이 가져가라는 전시작전권을 차일피일 미룬 것은 매국행위와 다를 바 없다. 전시작전권이라는 연계철선으로 우리나라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발상은 패배주의에 빠진 증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하여 부드러우나 강한 물의 속성으로 럭비공과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를 트럼프를 잘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나라, 즉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국제 정세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거란이 80만 대군으로 쳐들어왔을 당시 고려 현종 때의 서희를 닮아야 한다. 서희는 세치 혀로 거란의 대군을 물리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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