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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의 함성으로 해원하자(6)어찌 잊으랴! 동족상잔의 통한을!
이홍길 고문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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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7  16: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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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라고도 불리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7년이 되었다. 미·소 두 강대국이 벌이는 냉전 초입에 우리들은 분단도 모자라 동족상잔의 삼년전쟁을 치렀다. 외세 탓이라고 변명하고 살아왔지만 36년만의 환희의 해방을 짓뭉개고 피투성이 쌈박질을 천 날도 넘게 감행한 배달민족의 처참한 몰골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남쪽 지도자는 온 국민이 염원하는 남북협상을 내팽개치고 단독정부를 선언했고 북쪽 지도자는 소련, 중국의 후원을 믿고 전쟁을 저질렀다. 전쟁의 결과 부상자를 제외한 사망·실종자가 남한의 군인 27만 명, 민간인 68만 명, 북한은 군인 35만 명, 민간인은 월남자를 제외하고 70만 명이 넘어 민간인 사망자가 군인의 두 배를 넘고 있었다.

미군의 무차별 폭격과 ‘몰살작전’은 작전대상을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으로 작전대상지역을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북한지역의 경우 1평방미터 당 평균 18개의 폭탄이 투하되어 평양과 원산은 사실상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이외에도 남북의 정권에 의한 학살 또한 가공할 규모로 자행되었다. 국민방위군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황해도신천사건과 미군에 의한 노근리학살사건, 그리고 광범한 지역에서 자행된 보도연맹원 학살과 북한정권의 반혁명분자 숙청, 토착 좌익세력의 민간인 학살도 만만치 않았다.

밝혀지다가 말아버린 부산·경남일대의 수장, 암매장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은 4·19혁명 직후 국회 본회의 석상에서 박찬현 의원이 제기하였으나 5·16쿠데타로 묻히고 말았다.

전쟁 중의 임시수도 부산의 치안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특무대는 정치적 반대세력과 좌익관련자와 그 가족들을 무차별 연행해 갔는데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오륙도 앞바다에 수장됐거나 부산 인근의 신어산 계곡 등지에 암매장되었고 그 숫자는 대략 1만 여명으로 소문만 무성했는데,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일본인들을 통해서였다.

1953년부터 1954년 사이에 일본에서 발행된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와 「주간 아사이」등에는 대마도 어민들의 항의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기사들이 실렸다. “철사로 엮인 한국인들 시체더미가 어장의 그물에 걸려와 어업을 못하겠다는 내용이지요. 조류가 부산앞바다에서 대마도로 흐르니 수장된 시체들이 그쪽으로 많이 떠밀려간 것입니다.”(당시 부산일보 기자였던 김경렬 씨의 증언. ‘말’ 89년 7월호).

당시 부산사람들은 부산앞바다에서 나는 생선을 먹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는데 특히 해삼을 피했다고 한다. 전쟁이 할퀴고 간 재앙과 상처들이 생각할수록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가슴이 저미도록 몸서리치는데, 억울하게 죽은 그 많은 생령들의 원한은 어디에서 어떻게 풀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죽어야 할 조금의 책임도 없고 어떤 작위도 저지른 바 없는데 모두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학살자들과 전쟁을 책임져야 할 세력과 그 장본인들은 영웅이 되고 우상이 되는 기막힌 역사를 유가족들과 우리들은 오늘도 짊어지고 산다.

한국전쟁의 한 당사자인 이승만은 건국의 공로자, 공산화를 막은 위대한 반공지도자, 미래 발전의 기반 구축자로 추앙되고 있고, 전쟁도발자인 김일성은 ‘조국해방전쟁의 전 기간 동안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한 몸에 지니시고 겹쌓인 난관과 시련을 헤치시면서 당과 국가, 군대와 인민을 빛나는 승리에로 현명하게 이끄시었다’는 불굴의 우상이 되었다. 숱한 생령들을 사지에 몰아넣은 책임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간 데 없다.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몸부림과 노력들이 없지 않았으나 실천할 수 있는 주도권이 없었다. 전쟁 이전인 1948년, 문화인 108명은 연서하여 우리 자신의 체제를 단일적으로 정비, 강화할 것을 주장하면서 “남북통일을 지상적 과제로 한 정치적 합작에 있다.남북 상호의 수정과 양보로써 건설되는 통일체의 새로운 발족”을 호소했고, 남북협상에 나선 김구, 김규식은 한국전쟁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민족의 생존을 위하여 주의와 당파를 초월하여 단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자”고 호소하였으나 한국전쟁은 일어났고 국토는 결딴나고 인민은 도탄에 빠졌던 것이다.

반공과 반동을 명패삼아 남북의 적대와 증오를 조장한 결과들이 아직도 의연한데, 한 번 뿐인 인생을 몽땅 잃어버린 영혼들을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막막하다. 초혼의 함성이 폭풍이 되고, 해일이 되도록 외치고 또 외쳐 무고한 원혼들의 원한을 씻고 또 씻어 살아남은 자들의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씻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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