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6월항쟁기념사업회, 운동사 정리에 '집중'
광주전남 6월항쟁기념사업회, 운동사 정리에 '집중'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05.31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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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항쟁의 뿌리 5.18을 인식하려면 사실관계 정리 필요
꼼지락 않던 운동권 기득권들, 부끄러워 할 것

[시민의소리=정선아 기자] 광주전남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지난 30년간 못했던 운동사 정리에 발벗고 나섰다.

전국적인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87년 6.10항쟁 당시 광주는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려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30주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운동사를 정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 6.10항쟁 20주년 기념일 당시 참여정부 마지막 임기 때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전국적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열리며 6월민중항쟁사가 담긴 책이 발간됐다.

하지만 책이 나오자 강렬한 비판이 잇달았다. 6.10항쟁을 1987년 5월27일 국본이 출범한 이후부터 6.29선언이 나올 때까지만 한정해서 기술한 것이 논란이 됐다.

6월항쟁 이전에 있었던 모든 운동은 단절되고, 6.29 선언 이후 6월항쟁 때 함께 싸운 노동자들의 대투쟁과 전체 운동권들이 결합하여 선거구 단위에 공명선거감시단을 꾸리는 등의 내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며 각 지역 부문에서 운동사를 다시 정리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광주전남에서도 운동사 재정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광주전남은 5.18기념재단이 있지 않느냐’며 거절 당했고, 5.18기념재단에 요청하니 ‘우리는 5.18인데 왜 6월이냐.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고 잘라버렸다고 한다.

2012년 광주전남6월항쟁기념사업회가 결성됐지만, 15년까지 3년간 6월항쟁의 주체들이 뭔가를 하고자 할 때 어느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또 올해 30주년을 맞이하여 운동사를 확실히 정리하기 위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매년 항의했지만 콧방귀를 끼고 만나주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이들은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당시)를 찾아가 광주시에서 7천 500만원, 전남에서 5천만원을 지원받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도 약 6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로써 기념사업회는 1억 9천만 원을 가지고 30주년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이번 기념사업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운동사 정리’다. 6월항쟁이 광주, 대한민국 운동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사실 관계 속에서 재정리 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이들은 현재 광주MBC와 6월항쟁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이와 관련 김상집 6월민주항쟁 30주년 광주전남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다큐멘터리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운동권 기득권층 사람들이 본다면 부끄러워 할 거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6월 항쟁의 뿌리가 5.18이라는 것을 인식하려면 사실관계 정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용식 기념사업회 이사는 “실제로 87년 6월19일에서 26일까진 광주가 중요한 축이었다”며 “26일 6.29선언 직전 마지막 전국집회의 참가인원 통계를 찾아보니 광주에서만 50만 명이 참여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재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호 광주전남6월항쟁기념사업회 이사는 “계속 5.18을 말하는 건 좋지만 정서적으로 다른 지역과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광주에서 6.10항쟁의 뿌리에 대해 명확히 할 때 다른 지역에서도 5.18을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이사는 “부마항쟁기념관 등과 같은 곳에서 5.18에 관해 상시적으로 전시되고 공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역할은 6월이다”고 강조했다.

▲ 이한열 열사 도청 추모식

한편, 4.13호헌선언으로 군사독재의 장기집권 음모를 드러낸 전두환에 광주는 87년 5월18일 망월묘역에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전남본부(이하 국민운동전남본부)’를 창립하고 6월 민주항쟁의 포문을 열었다.

80년 5.18 이후 광주전남은 매년 5월이면 5월투쟁본부를 꾸려 5월18일부터 27일까지 5월투쟁기간을 선포했다. 투쟁기간동안 전국 각 대학과 시민들의 광주 ‘성지순례’가 이어졌다. 각 종교계와 시민사회, 노동, 농민, 학생운동을 망라한 국민운동전남본부의 결사적인 투쟁은 다른 지역에 자극을 주는 계기로 작동했다.

광주전남에서 신호탄을 쏘아올린 국민운동본부의 태동은 이틀 후 부산에 이어 대구경북 전북 충남 등 전국 22개 시도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하도록 견인했다. 그리고 87년 5월27일 서울 향린교회에서 전국단위의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약칭 국본)가 발족하기에 이른다.

국본은 6.10과 6.26국민대회를 통해 군사반란학살세력들이 직선제 개헌을 받아 드릴 수밖에 없는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기념사업회는 올해 6월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87년 당시 격전지였던 서현교회 앞에서 5.18민주광장 기념식까지 민주대행진을 오는 6월10일 오후 5시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대행진이 끝나면 5.18민주광장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광주전남6월항쟁기념사업회는 시도민 추진위원 1987명을 모집 중이며, 추진위원이 되면 6월 민주항쟁 30년 광주전남행사의 우선 참여권과 6.10항쟁 30년 시국선언문 작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시도민추진단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1987gj)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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